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177> 고려와 조선 선비들이 쓰던 검은 갓, 흑립(黑笠)

흑립과 백옥정자를 착용하도록 하라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2-06-07 20:11:45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黑笠白玉頂子·흑립백옥정자

근래에 (관복을) 가볍게 고쳐서 귀하고 천함이 뒤섞였다. 지금부터 제군·재추·대언·판서·상대호군·판통례문사·삼사 좌우윤·지통례문사는 흑립과 백옥정자를 착용하도록 하라.

近來經改趍更, 尊卑混淆. 今後諸君宰樞代言判書上大護軍判通禮門三司左右尹知通禮門, 黑笠白玉頂子.(근래경개추갱, 존비혼효. 금후제군재추대언판서상대호군판총례문삼사좌우윤지통례문, 흑립백옥정자.)

위 문장은 ‘고려사’ 권제72, 12장 앞쪽에 있다. 고려 공민왕은 1367년 관직에 따른 관복을 규정했다. 제군·재추 등은 흑립(黑笠·검은 갓)과 함께 백옥정자를 , 이하의 관리는 청옥정자 또는 수정정자를 착용토록 하였다. 흑립 또는 칠립(漆笠)은 말총으로 엮어 옻칠을 한 검은 갓이다. 백옥정자는 백옥으로 만들 관(冠) 꼭대기에 다는 장신구다. 조선 ‘중종실록’ 권제22에도 흑립이 나온다. 홍문관 부제학 신상 등이 아뢰기를, “‘오례의’ 복제조에 ‘졸곡 뒤에는 백의에 오사모·흑각대를 착용하고 갓은 백립을 쓴다’ 하였는데, 지금 예관이 ‘검정 모자, 검정 띠에 백립을 쓰는 것은 체모에 어긋난다’ 하고 선조의 전례를 원용하여 흑립을 쓰기로 의논하였습니다.…” 하였다.

지난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티월드페스티벌 주최·주관 제19회 국제차문화대전이 열렸다. 필자는 2일 중앙무대에서 하동차(河東茶) 홍보 차원에서 한복 입고 흑립을 쓴 채 ‘선비차 다례’ 시연을 했다. 차를 우려내고 대접하는 동작을 하다 보니 흑립이 앞으로 쏠렸다. 그동안 다른 장소에서 같은 시연을 할 때마다 흑립이 앞 또는 옆으로 쏠려 애를 먹었다. 흑립이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한설야(1900~1976)의 장편소설 ‘탑(塔)’에 보면 “송병교는 역시 박의 주선으로 토관도 지내고 통영갓에 탕건을 썼다”는 문장이 나온다. 백석 시인의 시 ‘통영’에 “갓 나는 고당은 갓갓기도 하다”, 그의 시 ‘통영-남행시초 2’에 “갓 한닢 쓰고 건시 한접 사고 홍공단 댕기 한감 끊고 술 한병 받어들고” 구절이 있다. 조선 양반가 사모님의 자랑거리로 통영자개와 장석이 달린 통영장·통영소반·통영대발이 손꼽혔다. 조선 최고의 남성 액세서리는 통영갓이라 할 정도였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4. 4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5. 5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6. 6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7. 7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8. 8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9. 9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10. 10‘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 1‘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2. 2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3. 3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4. 4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5. 5與, 초광역특구법안 발의 “주 52시간 특례 숙의”
  6. 6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7. 7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8. 8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9. 9[2026 국감 브리핑]조경태 “최고 시스템 갖춘 건기연이 가덕도신공항 부지 침하 연구해야”
  10. 10[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北 적반하장 용납 못해…추가 도발 감행시 단호하게 대응”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4. 4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5. 5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6. 6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7. 7“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8. 8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9. 9동남아 접수하러 ‘부산표 게임’ 방콕행
  10. 10예탁원 나눔재단, 17년째 지역상생 실천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4. 4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5. 5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6. 6APEC공원·금련산역 러너지원공간 문 열어
  7. 7“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8. 8“광안리 해변 보행공간 개선…구 차원 추가 캐시백 검토중”
  9. 9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10. 10구·군 일손 적고 주인 자비부담 꺼려…슬레이트 철거 하세월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3. 3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4. 4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5. 5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6. 6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7. 7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8. 8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9. 9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10. 10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