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180> 해를 향하는 해바라기 속성을 읊은 사마광의 시

오직 해바라기 꽃만이 해를 향해 기울어 있네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2-06-19 19:44:12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惟有葵花向日傾·유유규화향일경

사월 좋은 날씨에 비가 오다 갠 뒤(四月淸和雨乍晴·사월청화우사청)/ 집 앞의 남산 모습 더욱 뚜렷하네.(南山當戶轉分明·남산당호전분명)/ 바람에 날리는 버들 솜 더는 없고(更無柳絮因風起·갱무유서인풍기)/ 오직 해바라기 꽃만이 해를 향해 기울어 있네.(惟有葵花向日傾·유유규화향일경)

위 시는 북송(北宋)시대 정치가이자 시인 사마광(司馬光·1019~1086)의 작품 ‘客中初夏’(객중초하·객지에서 초여름에)로 그의 문집인 ‘사마문정공집(司馬文正公集)’에 수록돼 있다.

전체적인 흐름에서는 임금을 향한 충정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3, 4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람에 날리는 버들 솜은 더 이상 나와는 상관없고, 오로지 내 마음은 임금에게로만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표현은 계절 모습을 잘 나타내는 것처럼 은유적으로 그린다. 1, 2구는 날씨를 비유하지만 흐린 날씨가 개면 더욱 맑은 날이 오듯 태평성대한 때가 올 것을 말하고 있다.

사마광은 출세가도를 달리다 신종이 왕안석을 발탁해 신법(新法)을 단행하게 하자, 이에 반대해 추밀부사직을 버리고, 1070년 외지로 나갔다. 신종이 죽고 어린 나이의 철종이 즉위하자, 신법을 싫어하는 조모인 선인태후가 섭정하게 됐다. 사마광은 태후에게 발탁되어 중앙에 복귀하여 정권을 담당하면서 실력을 행사했다.

마지막 구의 ‘葵花’는 일반적으로 해바라기를 뜻하지만, 접시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고운 최치원은 시 ‘蜀葵花’(촉규화)에서 “거친 밭 언덕 한 모퉁이에(寂寞荒田側·적막황전측)/ 탐스런 꽃송이에 가지 휘었네.(繁華壓柔枝·번화압유지) …/ 천한 곳에 태어남이 부끄러워서(自慙生地賤·자참생지천)/ 버림받는 그 한을 참고 견디네./(堪恨人棄遺·감한인기유)”라고, 중국 유학 시절 자기의 처지를 한탄하고 있다. 여기서 ‘蜀葵花’는 대개는 접시꽃으로 해석된다.

한국고전용어사전에는 ‘葵’를 화품(花品)의 하나로 해바라기(葵花)라고 말하고 있다. 또 충성스러운 마음, 즉 신하가 임금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마치 해바라기가 해를 따라 돌아가면서 받드는 것과 같다는 데서 ‘葵心’(규심)이라고 한다. 여하튼 요즘 하얗고 빨간 접시꽃이 온 길가에 피어나고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2. 2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3. 3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4. 4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5. 5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6. 6‘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7. 7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8. 8부산으로 이주하고, 먼 여행 떠나고…두 작가 그림이 달라졌다
  9. 9[기고]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10. 10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3. 3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4. 4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인호 HUG 사장 지명
  5. 5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6. 6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7. 7[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8. 8이 대통령, 법무장관 후보자에 이용철 지명…국세청장엔 안덕수
  9. 9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10. 10'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1. 1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2. 2‘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3. 3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4. 4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시대 성큼... 카드소비 1조 돌파
  5. 5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6. 6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7. 7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8. 8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9. 9수능날 증시 10시 개장…애프터마켓 오후 5~8시
  10. 10한 달 새 금융사 37곳 47만 건 해킹…털린 돈도 10억
  1. 1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2. 2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3. 3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4. 4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5. 5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6. 6[속보]혼자걷던 여성 5차례나 범죄대상 물색, 성폭행 혐의 30대 男 징역 4년 선고
  7. 7농어촌 기본소득 공모 탈락 거창군, 자체 조례 제정해 ‘거창형 기본소득’ 추진
  8. 8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9. 9황령산 봉수대 영문 안내판 설치키로
  10. 10신비로운 심해로 초대합니다 해운대빛축제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3. 3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