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181> 마음 먹었다면 중도에 포기하지 말라는 중용의 글

남들이 열 번에 능히 할 수 있다면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2-06-21 19:44:54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人十能之·인십능지

아예 배우지 않으면 몰라도 일단 배우기 시작했다면 능할 때까지 중도에 포기하지 말라. … 남들이 한 번에 능히 할 수 있다면 (모자라는) 나는 백 번 만에라도 행하고, 남들이 열 번에 능히 할 수 있다면 (모자라는) 나는 천 번에라도 행한다.

有弗學, 學之弗能弗措也. … 人一能之, 己百之. 人十能之, 己千之. (유불학, 학지불능불조야. … 인일능지, 가백지. 인십능지, 기천지.)

위 글은 중용(中庸)에 나온다. 남이 한 번에 배우기를 마친다면, 그보다 능력이 부족한 나는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노력해 배운다는 말이다. 일단 하고자 마음을 먹었다면 목표한 바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비록 어리석더라도 반드시 현명해지고, 비록 유약하더라도 반드시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체로 논어가 ‘인(仁)’을 가르치는 경전이라면 중용의 핵심은 ‘성(誠)’, 즉 ‘생각과 마음과 말과 행동의 진실됨’이라 할 수 있다. ‘맹자’ 이루(離婁) 상편에도 “是故(시고), 誠者(성자), 天之道也(천지도야); 思誠者(사성자), 人之道也(인지도야)”라는 말이 나온다. 誠이라 함은 하늘의 道, 誠하려고 함은 사람의 道라는 말이다. 사람이 진실로 노력한다면 이루지 못할 바가 없다는 것이다. 능력이 떨어진다고 절망하거나 포기할 게 아니다. 토끼와 거북이 우화에서 우리가 아는 것처럼 꾸준히 노력하는 자가 오히려 성공한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백곡(栢谷) 김득신(金得臣·1604~1684)이 대표적인 사례로 늘 꼽힌다. 그는 어릴 때 천연두를 앓아 지각이 발달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말해 바보였다. 부친은 그에게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읽다 보면 어려운 글도 깨닫게 될 것”이라며 격려했다. 그는 그때부터 책을 잡고 수없이 반복하여 읽고 또 읽었다. ‘사기열전’ 중 ‘백이전’을 11만3000 번 읽었고, 다른 책들도 1만 번 이상 읽었다. 결국, 한문 4대가로 꼽힌 이식에게서 “그대의 시가 제일이다”는 말을 들으면서 세상에 문명을 널리 알렸다. 공부뿐이겠는가? 일상의 작은 배움도 같은 이치다. 목압서사를 방문한 부부 중 아내 분이 자전거 타는 걸 배우다 포기했다는 말을 들으니 중용의 글이 얼핏 생각났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4. 4‘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5. 5[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6. 6‘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10. 10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6. 6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7. 7[속보] 北김여정, 바이낸스 사태에 "美 정치적 도발…예의주시"
  8. 8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9. 9북한 해커들, 바이낸스서 탈취한 자금 '2차 세탁' 중
  10. 10[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5. 5“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6. 6“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7. 7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8. 8[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4. 4‘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8. 8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9. 9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10. 10[속보]李 정부 초대 공소청 수장 후보자 3인 압축 전망
  1. 1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2. 2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3. 3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8. 8“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9. 9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10. 10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