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184> 백성을 잘살게 하는 게 군주 임무라 밝힌 ‘관자’

먹고 입는 것 풍족해야 명예·치욕 알게 된다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2-07-03 19:54:09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衣食足則知榮辱·의식족즉지영욕

창고에 곡식이 가득 차야 예절을 알고, 먹고 입는 것이 풍족해야 명예와 치욕을 알게 된다.

倉庫實則知禮節, 衣食足則知榮辱.(창고실즉지예절, 의식족즉지영욕.)

‘관자(管子)’의 맨 첫 편인 ‘목민(牧民)’에 나오는 말이다. 위 말은 인간생활의 기초가 되는 먹고 입는 것이 해결돼야 사람이 예의와 염치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목민’은 ‘목민심서’의 지방관과는 달리 백성을 다스리는 군주를 말한다. ‘관자’의 목민 편은 예(禮)·의(義)·염(廉)·치(恥)가 국가를 지탱하는 네 밧줄이라 했다. 통치자가 해야 할 가장 큰 덕목은 물질적 기반 위에 인륜도덕을 수립하는 것이다. 사마천은 ‘사기(史記)’의 ‘화식열전’에서 ‘관자’의 위 말을 인용했다. ‘관자’와 ‘사기’는 공통으로 물질 기반 위에 사회윤리가 성립한다고 보았다.

‘관자’는 전국시대 제나라 명재상 관중(?~BC 645)이 지었다고 알려져 있으나, 제나라 지역 관자학파가 핵심 부분을 저술하고, 그 뒤 여러 단계에 걸쳐 추가로 집성했다는 것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조선 시대에도 ‘관자’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관자’는 국가 재정·군비를 강화하려는 실제 정치의 지침을 담은 책이기 때문이다. 정조는 세손 때 경희궁 주합루(宙合樓)에서 공부했다. ‘주합’은 ‘관자’의 편명(篇名)에서 따온 것으로, ‘우주(宙)와 합일(合)된다’는 뜻이다. 역대 왕들이 정치 원리를 ‘관자’에서 참조하였음을 유추할 수 있다. 허균과 허목, 성호 이익 등의 지식인도 ‘백성을 잘살게 해야 하고, 그래야만 염치를 안다’는 ‘관자’ 주장에 귀기울였다.

‘관자’에는 현재 우리 정치에 대입할 수 있는 발언이 많다. ‘사순(四順)’편에서는 “민심을 그 본성대로 펴나가게 하면 나라가 흥성하고, 민심을 거역하면 나라가 패망한다”고 하였다. 정치란 민심이 어디로 향하는지 정확히 파악하여, 그들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켜 주는 데 있다는 것이다. 위정자들이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국민도 각성해야 할 점이 있다. 먹고 사는 게 넘치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 됐다. 하지만 정작 예절과 염치는 갈수록 땅에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는 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불꽃축제 숙박비 2배가 기본…여전한 ‘바가지’(종합)
  2. 2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3. 3[근교산&그너머] <1485> 경북 영주 ‘무섬길’
  4. 4“북항돔 공모사업 목숨 걸고…” 전재수 시장 완수 의지 밝혀(종합)
  5. 5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6. 6태종대 명물 다누비 사라지나…市, 대체 운송수단 검토
  7. 7尹 선거법 2심도 ‘당선 무효형’…형 확정 땐 국힘 397억원 반환(종합)
  8. 8조선의 궁인데…이름도 옷도 서양식 K-사극, 판타지 세계관 확장 통할까
  9. 9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5일
  1. 1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2. 2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3. 3부울경 全 국회의원 회생촉구 서명…노동청, 지광 출석 요구
  4. 4“왜 사회적 지탄 대상 되려하나” 김대식, 지광에 회생 동의 촉구
  5. 5與 ‘조작기소특검법’ 5일 처리 추진…국힘 “모든 안건 필버”(종합)
  6. 6국힘 “미래기금, 총선용 사금고” 민주 “세수 변동 대비 안전장치”
  7. 7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8. 8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9. 91호기 명단 유출 파일 'MOFA(외교부) 형식, 유출 경위 파악에 주력
  10. 10[속보]李대통령, 사랑제일교회 향해 “버티면 된다는 건 세상에 없어”
  1. 1비스텝 원장 6개월 공석 될 판…내년 사업 어쩌나
  2. 210월 세계 선박 발주량 반토막…韓 점유율은 22% ‘존재감’
  3. 3철새도래지서 즐기는 하이엔드 커피
  4. 4쿠팡 Inc 올해 누적적자 2조 육박 ‘역대 최대’(종합)
  5. 5美 의회 장악 민주, AI 규제하나…韓 반도체 업계 촉각
  6. 6벡스코 ‘26분 정전’ 원인은 합선…노후 전력설비 개선 추진
  7. 730대그룹 美 계열사 10년새 232% 급증
  8. 8대양전기공업 배당성향 30%로…주주가치 제고
  9. 9“극지연구 데이터 사업화, 기업 신성장 동력으로”
  10. 10주가지수- 2026년 11월 4일
  1. 1부산불꽃축제 숙박비 2배가 기본…여전한 ‘바가지’(종합)
  2. 2“북항돔 공모사업 목숨 걸고…” 전재수 시장 완수 의지 밝혀(종합)
  3. 3태종대 명물 다누비 사라지나…市, 대체 운송수단 검토
  4. 4尹 선거법 2심도 ‘당선 무효형’…형 확정 땐 국힘 397억원 반환(종합)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5일
  6. 6“양산 충렬사·현충시설 관리인, 10년 연속 특정인 선발 특혜”
  7. 7폭염에 냉방 꺼 ‘갑질 논란’ 기업, 불법 하도급 의혹 추가
  8. 8기장 리조트 참사 시공사 대표 중형 구형
  9. 9전남광주 순천대·경북 경국대 ‘지역의대’ 신설
  10. 10“농어촌 기본소득 신청 8개 郡 기회 박탈”(종합)
  1. 1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2. 2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3. 3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4. 4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5. 5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6. 6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7. 7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8. 8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9. 9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10. 10[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