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185> 정을 두었던 기생과 이별 앞두고 읊은 두목의 시

사람을 대신하여 밤새 눈물 흘리는구나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2-07-05 20:15:22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替人垂淚到天命·체인수루도천명

다정한 마음 말로 못해 무정한 듯 보이고(多情却似總無情·다정각사총무정)/ 술잔을 앞에 두고도 웃음 짓지 못하네.(唯覺樽前笑不成·유각준전소불성)/ 촛불에도 마음 있어 이별을 아쉬워 해(蠟燭有心還惜別·납촉유심환석별)/ 사람을 대신하여 밤새 눈물 흘리는구나.(替人垂淚到天命·체인수루도천명)

위 시는 당나라 말기 대표적인 시인인 두목(杜牧·803~852)의 시 ‘贈別’(증별·헤어지면서) 두 수 중 두 번째 시다. 그의 문집 ‘번천문집(樊川文集)’에 수록돼 있다.

두목은 835년 회남절도사 서기로 있다 감찰어사로 부름을 받아 장안으로 가야 했다. 그때 임지인 양주에서 정을 붙인 기생과 헤어져야 했다. 그녀와 이별하면서 위 시를 지었다. 그녀는 강서관찰사 심전사(沈傳師) 막부에서 일하던 829년 관청의 악적(樂籍)에 이름을 올린 가기(歌妓) 장호호(張好好)다. 두목이 그녀를 두고 지은 ‘장호호시(張好好詩)’ 서문에서 그런 내용을 썼다.

생략한 첫 시에서는 그녀의 아름다운 용모를 노래했다. 3, 4구에서 “봄바람 부는 양주성 십리 길에 늘어선(春風十里揚州路·춘풍십리양주로)/ 주렴 속 미인들도 너만 못하다네(卷上珠簾總不如·권상주렴총불여)”라고 했다. 두목은 착잡하고 어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3구의 촛불에 자기 감정을 이입했다. ‘有心’이라고 한 것이다. 마지막 구에서 초가 사람을 대신해 눈물 흘린다고 했다. 절묘한 표현이다.

며칠 전 필자의 연재 글을 애독하는 친구가 “날도 더운데 어려운 이야기 하지 말고 좀 재미있는 글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런데다 어제 필자가 대학에 있을 때의 학생이 대학원 졸업논문 관계로 찾아왔다. 그 학생과 백석 시인의 시 ‘나와 나타샤 그리고 흰 당나귀’를 언급하게 됐다. 백석의 연인으로 알려진 옛 대원각 주인 김영한1916~1999) 씨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기생이었기에 백석 부모의 반대로 헤어져야 했다. 나중에 그녀가 운영하던 요정 대원각을 법정스님에게 기증해 길상사라는 사찰로 만들었다. 그때 그녀는 “1000억 재산이 백석의 시 한 줄만 못하다”고 했다. 친구와 제자가 언급한 이야기를 엮어 두목의 시를 소개해 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3. 3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4. 4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5. 5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6. 6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7. 7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8. 8“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9. 9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10. 10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1. 1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2. 2“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3. 3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4. 4[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5. 5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6. 6‘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7. 7軍 “향후 발생 상황 모든 책임 전적으로 北에…책임있는 조치 강력 촉구”
  8. 8유엔사 “DMZ 지뢰 폭발, 정전협정 위반 판단”
  9. 9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10. 10전국 지자체 63곳, 미래기금 관련 지방교부세 축소에 우려 및 반대
  1. 1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2. 2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3. 3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4. 4부산지역 건축물 노후화 심각… 63.3%가 지은 지 30년 이상
  5. 5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6. 6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7. 7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8. 8정부 '발전 5사 통합준비委' 발족…내년 10월 단일법인 출범
  9. 9“기장에 양성자 치료센터 짓자…우주산업 활용도 가능”
  10. 10파생상품·해양금융 미래, 부산서 답 찾는다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3. 3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4. 4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5. 5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6. 6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7. 7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8. 8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9. 9교실로 들어온 ‘북극항로’…지구본 만들며 배워가요
  10. 10윤산터널 돌발상황, AI 실시간 감지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3. 3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4. 4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5. 5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6. 6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7. 7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8. 8‘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9. 9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10. 10이소희·백하나 배드민턴 女 복식 24년 만에 금빛 스매시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