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189> 임란 때 탄금대서 전사한 신립을 위로하는 권상하의 시

모르겠네. 어디에서 장군을 조문할지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2-07-19 19:53:27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不知何處弔將軍·부지하처조장군

황량한 성에 고각 소리 울려 퍼지고(荒城鼓角可堪聞·황성고각가감문)/ 옛 나루터엔 저물녘 구름 무심히 흐르네.(古渡空飛日暮雲·고도공비일모운)/ 애절한 강 물결 여전히 원기를 띠었고(咽咽江波猶帶怨·열열강파유대원)/ 알 수 없네. 어디에서 장군을 조문할 지(不知何處弔將軍·부지하처조장군)

권상하(權尙夏·1641~1721)의 시 ‘彈琴臺’(탄금대에서)로, 그의 문집인 ‘한수재집(寒水齋集)’ 권1에 수록돼 있다. 권상하는 송시열의 수제자로, 이이-송시열로 이어지는 기호학파 학통을 계승한 문사이다.

충주 탄금대는 가야의 우륵(于勒)이 가야금을 연주하던 곳이라 하여 탄금대란 명칭이 붙은 곳이다. 또한 임진왜란 때 신립(申砬·1546~1592) 장군이 소서행장(小西行長)이 이끄는 왜군과 맞서 싸운 곳이다. 충주가 뚫리면 수도 한양이 위험해지는 상황이었다. 신립은 충주성 탈환에 실패하고 본진이 있던 탄금대로 돌아와 싸웠다. 왜군은 탄금대에 주둔한 신립 군대를 포위했다. 신립은 적군 수십 명을 베며 필사 항전했다. 신립은 왜군 손에 죽을 수 없다며 강물에 뛰어들어 전사했다.

조선 병사들이 왜군에게 죽음으로 맞서 싸웠던 탄금대에 권상하가 100년이 넘어 발걸음을 했다. 피 흘리며 격렬하게 싸웠던 흔적은 남아 있지 않다. 그냥 무심히 흐르는 강물인데 ‘열열강파(咽咽江波)’로 표현했다. ‘열열(咽咽)’은 목이 메어 우는 소리를 일컫는다. 강물은 ‘원기를 띠고(帶怨)’ 있다. 신립 장군과 병사들의 원한을 말한다. 권상하는 신립 장군이 전사한 탄금대를 찾아 그의 넋을 위로하고 싶지만, 그곳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전남 담양에서 하동의 목압서사에 오신 분들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했다. 소쇄원 이야기를 주고받다 필자가 소쇄원에 드나든 문사 중에 동래부사를 지낸 고경명도 있었다고 말을 꺼냈다. 자연스레 임진왜란 때 아들과 의병으로 싸우다 전사한 고경명 장군 이야기를 하다 신립 장군 이야기로 이어졌다. 한 분이 “신립은 졸장”이라며 “그가 패했기에 한양이 점령된 것”이라 주장했다. 필자는 “그래도 끝까지 싸우다 전사했으니 깎아내릴 필요까지야 있습니까?”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3. 3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4. 4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5. 5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6. 6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7. 7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8. 8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9. 9“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10. 10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1. 1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2. 2“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3. 3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4. 4[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5. 5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6. 6軍 “향후 발생 상황 모든 책임 전적으로 北에…책임있는 조치 강력 촉구”
  7. 7유엔사 “DMZ 지뢰 폭발, 정전협정 위반 판단”
  8. 8‘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9. 9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10. 10국힘 ‘멱살’ 권영진 징계 수위 하향…총선 공천 신청 가능해져
  1. 1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2. 2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3. 3부산지역 건축물 노후화 심각… 63.3%가 지은 지 30년 이상
  4. 4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5. 5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6. 6정부 '발전 5사 통합준비委' 발족…내년 10월 단일법인 출범
  7. 7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8. 8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9. 9“기장에 양성자 치료센터 짓자…우주산업 활용도 가능”
  10. 10파생상품·해양금융 미래, 부산서 답 찾는다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3. 3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4. 4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5. 5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6. 6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7. 7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8. 8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9. 9교실로 들어온 ‘북극항로’…지구본 만들며 배워가요
  10. 10윤산터널 돌발상황, AI 실시간 감지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3. 3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4. 4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5. 5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6. 6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7. 7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8. 8‘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9. 9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10. 10이소희·백하나 배드민턴 女 복식 24년 만에 금빛 스매시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