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215> 진주사마소에 대한 이야기

유향소·사마소가 많이 점한 토지와 노비를 뺏어(削鄕社司馬所媵占田奴·삭향사사마소잉점전노)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2-10-30 19:03:10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이에 이르러 과연 목사(牧使)를 제수받았다. 이미 진주에 이르자 먼저 민간에 있는 폐단을 찾아 한 가지로 고쳐 혁파하였다. … 또 유향소와 사마소가 많이 점하고 있던 토지와 노비를 뺏어 서원에 귀속시켰다.

至是果拜牧使. 旣下車, 首訪弊之在民者, 一釐革之. … 削鄕社司馬所媵占田奴, 歸之書院.(지시과배목사. 기하차, 수방폐지재민자, 일리혁지. … 삭향사사마소잉점전노, 귀지서원.)

위 문장은 1578년께 진주목사로 부임한 이제신(李濟臣·1536~1584)의 신도비명(神道碑銘) 내용 일부로, 그의 문집인 ‘청강집(淸江集)’에 수록돼 있다. 이제신이 진주목사로 부임해 이 고을의 여러 폐단을 제거하였다. 그중 하나가 유향소와 사마소가 점취하고 있던 토지·노비를 빼앗아 서원에 귀속시켰다는 내용이다.

진주에서는 조선 초기부터 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 많이 배출되었다. 그러다 보니 유향소와 사마소의 입김이 강해서 수령도 통제를 가하지 못할 정도였다. 사마소는 생원과 진사에 합격한 사람만 출입할 수 있는 특수 공간이었다. 하지만 ‘인조실록’ 권 14에서도 볼 수 있듯 사마소가 노비를 두고, 재산을 불리며, 향리 여론을 주도하고, 관법(官法)을 침해하여 동요시키는 등 폐단이 많아 혁파해야 한다는 주장이 종종 있었다. 임진왜란 때 전국의 사마소가 많이 소실됐다. 진주사마소는 정돈(鄭墩) 등이 1736년 주창하여 다시 창립하고 이에 따른 명부인 사마안(司馬案)도 만들었다. 진주 사마안은 이후 여러 차례 간행되었다. 진주사마소는 사마들이 문과에 합격하기 위해 공부를 하던 공간이기도 했다.

필자는 1905년 4월에 목활자본으로 간행된 진주 사마안인 ‘진양연주안(晉陽蓮柱案)’을 훑어보고 있다. 서부 경남에서는 진주 이외에 함양과 합천 삼가에서 1730년대에 사마소가 중건되고, 의령은 1805년에 중건되었다. 거창에서는 김천일(金千鎰)이 1684년 사마안을 새로 작성하였는데 그 이전에도 이미 사마안이 있었으며, 사마소도 기능하고 있었다고 한다. 진주사마소 건물이 지금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경주에는 경주향교 인근에 사마소가 있어 필자가 가끔 들르며, 이와 관련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레슨만 129시간, 후회 없이 노래…‘우영우’ 부담 덜었어요
  2. 2초접전지 ‘낙동강 벨트’…여야, 선거구 조정안 유불리 촉각
  3. 3[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서울의 봄’ 황정민 틀을 깬 악역 창조…이태신 役 정우성 캐스팅은 화룡점정
  4. 4[근교산&그너머] <1359> 대구 팔공산
  5. 5‘한양프라자 주복’ 市 뒤늦은 공공성 강화안도 미봉책
  6. 6[뉴스 분석] 더 걷을 수 있었던 통행료 120억 배상…市, 지연 예상 못했나
  7. 7尹, 글로벌 허브 약속…추경호 “부산현안 한톨도 안 놓칠 것”
  8. 8거침없는 코리아 황소…결승골 터트리며 8호골 질주
  9. 9부산울산경남, 포근한 대설…우박으로 도로 결빙 주의
  10. 10울산 '블랙아웃'에 한전 사과…'경영난' 속 전력관리 체계 도마
  1. 1초접전지 ‘낙동강 벨트’…여야, 선거구 조정안 유불리 촉각
  2. 2尹, 글로벌 허브 약속…추경호 “부산현안 한톨도 안 놓칠 것”
  3. 3부산 기초의회 의장 “산은법 연내 개정을”
  4. 4시·도의회의장협, 부울경 공동 현안 해결 팔걷어
  5. 5민주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둘러싼 계파갈등 확산
  6. 6與, 공천 후보 접수 때 ‘불체포특권 포기’ 서명
  7. 7김기현-인요한 전격 회동…‘주류 희생안’ 접점 찾은 듯
  8. 812일부터 4월 총선 예비 후보자 등록 시작
  9. 9사천시의회, 국가산업단지 주민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촉구
  10. 10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 겪은 인요한 혁신위 결국 조기 해산
  1. 1‘한양프라자 주복’ 市 뒤늦은 공공성 강화안도 미봉책
  2. 2울산 '블랙아웃'에 한전 사과…'경영난' 속 전력관리 체계 도마
  3. 3수산식품 클러스터 본격화…건축설계공모 당선작 확정
  4. 4“동남아·유럽서 K-소프트웨어 신화 쓰고 싶다”
  5. 5부산 식품산업클러스터 조성 사업 본궤도(종합)
  6. 6한방병원 2곳, 자동차보험 진료비 부당 청구했다 덜미 잡혀
  7. 7주가지수- 2023년 12월 6일
  8. 8‘선박검사 확인서’, 종이에서 전자 증서로 변신
  9. 9비중국산 요소 수입 기업에 정부가 비용 일부 지원 추진
  10. 10가성비폰 잇따라...갤럭시 S23 FE 국내출시
  1. 1[뉴스 분석] 더 걷을 수 있었던 통행료 120억 배상…市, 지연 예상 못했나
  2. 2부산울산경남, 포근한 대설…우박으로 도로 결빙 주의
  3. 3양산 자동차 범퍼 공장서 불…20대 노동자 화상
  4. 4기장 ‘아쿠아 드림파크’ 총체적 부실
  5. 5“지도·훈계는 교육제도 운용 위해 필수”…학생 야단친 교사 무죄
  6. 6부산형 돌봄·방과후 모델 개발해 ‘교육발전특구’ 도전
  7. 7朴 “전면 규제혁신·세제감면 추진을”…시민은 정부의 차질 없는 지원 당부
  8. 8키우던 고양이에 몹쓸짓…스트레스 푼다고 죽이고 쓸모 없어졌다고 버리고(종합)
  9. 9안병윤 부산 행정부시장 퇴임…국회 수석 전문위원 하마평
  10. 10창원서도 방송제작·영상편집 교육
  1. 1거침없는 코리아 황소…결승골 터트리며 8호골 질주
  2. 2페디 결국 NC 떠나네…시카고 화이트삭스 간다
  3. 3오타니, 다저스·토론토 어디로 가나
  4. 4동의대 전국대학 미식축구 준우승
  5. 59언더 맹타 이소미, LPGA 수석합격 눈앞
  6. 6부산, 수원FC와 3년전 뒤바뀐 운명 되돌린다
  7. 7빅리그 데뷔 전에 대박 친 19세 야구선수
  8. 8BNK 썸 안혜지 빛바랜 16득점
  9. 9조규성 덴마크서 첫 멀티골…리그 득점 3위
  10. 10이소미 LPGA 퀄리파잉 시리즈 수석합격 도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