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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219> 동래 동하면 주민의 잡역을 면제해준다는 절목(節目)

서너 가지 잡역을 감면해달라는 일로 소장을 올렸다(數三烟役蠲減事呈狀·수삼연역견감사정장)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2-11-13 19:22:15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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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하면 주민들이 소청한 바에 의하면, “본 면에 사는 주민은 본디 가난한데, … 다른 큰 면과 같이 받들어 행하는 가운데서도 또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 해운대와 가까운 곳이어서 사신의 행차나 각 읍에서 구경 하러 오는 행차, … 서너 가지 잡역을 감면해 주십시오.”라는 일로 소장을 올렸다. … 과연 소장의 내용과 같다면 ….

東下面民人等齊訴內, 本面居民素是殘少, … 役與他大面一體擧行之中, 又有所難堪者, 海雲臺地近之, 故使客行次列邑翫景之行次, … 數三烟役蠲減事呈狀, … 果如狀辭 ….(동하면민인등제소내, 본면거민소시잔소, … 역여타대면일체거행지중, 우유소난감자, 해운대지근지, 고사객행차열읍완경지행차, … 수삼연역견감사정장, … 과여장사 ….)

위 문장은 동래 동하면 주민들이 잡역을 감면해달라는 요청에 그걸 허락한다는 내용인 ‘동하면전죽예취연역견감절목(東下面箭竹刈取烟役蠲減節目)’으로, 2009년 ‘동래부사’ 주제의 부산박물관 특별전시회에 선보였다. 동하면은 조선 후기에 지금의 해운대구 재송동과 중동 등 일대를 말하는데, 1896년 부산부에 편입되었다.

인구가 적은 동하면은 해운대와 가까워 사신 행차와 봉산(封山)과 봉대(烽臺)의 감독, 따라오는 역졸과 하인 등의 접대 등도 맡은 데다 다른 부역도 많았다. 북면과 사천(沙川) 하단면, 남촌 상단면 등 큰 면은 전죽(箭竹)을 베고 얼음을 캐는 등의 부역은 맡지 않았다. 이에 동하면 주민들이 부역이 균등하게 배분돼야 한다며 서너 가지 잡역을 면제해 달라고 소를 올린 것이다.

1781년(정조 5) 2월 동래부사 조영진(趙英鎭·1737~1791)이 소장을 검토한 후 이들에게 전죽을 베는 잡역을 감면해준다는 내용이다. 조 부사가 수결(手決)한 절목 2건을 만들어 1건은 동하면 주민에게 주고, 1건은 동래부 군기고(軍器庫)에 두었다. 이런 문서는 사소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거시사(巨視史)보다 미시사, 그중에서도 생활사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엊그제 인근 주민 한 분이 위와 비슷한 내용의 문서 사진을 찍어 와 내용을 알고 싶다 하셨다. 그 문서를 읽다 위 절목을 본 기억이 있어 소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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