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222> 칠언율시의 4연 모두를 대구로 읊은 두보 시 ‘登高(등고)’

한평생 많은 병 얻어 홀로 높은 대에 오르네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2-11-22 19:36:37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百年多病獨登臺·백년다병독등대

바람 세차고 하늘은 높아 원숭이 울음소리 슬픈데(風急天高猿嘯哀·풍급천고원소애)/ 물가는 맑고 모래는 흰데 새는 날아 선회하네.(渚淸沙白鳥飛廻·저청사백조비회)/ 끝없이 펼쳐진 나뭇잎 쓸쓸히 떨어져 흩어지고(無邊落木蕭蕭下·무변락목소소하)/ 끝없이 흐르는 장강은 소용돌이치며 흩어 이어지고 있구나.(不盡長江滾滾來·부진장강곤곤래)/ 고향 떠나 만리 밖 딴나라에서 가을 만나 변함없는 언제나 나그네 신세(萬里悲秋常作客·만리비추상작객)/ 한평생 많은 병 얻어 홀로 높은 대에 오르네.(百年多病獨登臺·백년다병독등대)/ 온갖 어려움 몹시 한스러워 하얀 서리 맞은 머리(艱難苦恨繁霜鬢·간난고한번상빈)/ 늙고 쇠약해져 시름 덜 탁주마저 끊어야 하네.(潦倒新亭濁酒杯·요도신정탁주배)

위 시는 두보(杜甫·712~770)의 ‘登高’(등고·높은 곳에 올라)로, 북송 왕수의 ‘두공부집(杜工部集)’등 여러 곳에 실려 있다. 두보에 대해서는 설명이 더는 필요 없을 것이다. 그는 성숙되고 다채로운 기교로 시를 표현해 중국 시의 역사에 한 시기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그의 시는 한시(漢詩)의 전형으로 불리고 있다.

767년 발표된 것으로 알려진 위 시는 두보가 가을날 병든 몸을 이끌고 높은 곳에 올라본 감회를 쓴 것으로, 이를 통해 슬프고 애환 많은 일생에 대한 감개를 드러내고 있다. 언어가 정제되어 있고, 모든 구에서 사용하는 대구(對句)가 자연스러워 두보의 율시 중에서도 최고 경지에 오른 작품이다. 이 시 전반부는 경물을 묘사하고 후반부는 감정을 서술한다. ‘상작객(常作客)’은 시인이 오래 유랑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백년(百年)’은 유한한 인생을 가리키는 것으로 자주 쓰이지만, 여기서는 시인이 말년에 접어들었음을 비유한다. ‘비추(悲秋)’는 시인의 침통함을 표현한다. 시인이 처량하고 광활한 가을 경치를 보고는 늙고 병들어 타향에서 떠도는 신세에 말할 수 없는 비통함을 느꼈던 것이다.

한시를 강의하는 필자는 1·2, 3·4, 5·6, 7·8구 모두 각각 대구를 이루고 있어 위 시를 종종 인용한다. 율시는 적어도 중간 2연인 함련과 경련의 대구를 필요로 하지만, 두보의 위 시는 이를 넘어 수련과 미련까지 확대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2. 2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3. 3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4. 4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5. 5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6. 6‘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7. 7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8. 8[기고]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9. 9부산으로 이주하고, 먼 여행 떠나고…두 작가 그림이 달라졌다
  10. 10신비로운 심해로 초대합니다 해운대빛축제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3. 3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4. 4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인호 HUG 사장 지명
  5. 5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6. 6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7. 7이 대통령, 법무장관 후보자에 이용철 지명…국세청장엔 안덕수
  8. 8[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9. 9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10. 10'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1. 1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2. 2‘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3. 3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4. 4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5. 5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시대 성큼... 카드소비 1조 돌파
  6. 6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7. 7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8. 8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9. 9한 달 새 금융사 37곳 47만 건 해킹…털린 돈도 10억
  10. 10수능날 증시 10시 개장…애프터마켓 오후 5~8시
  1. 1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2. 2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3. 3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4. 4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5. 5신비로운 심해로 초대합니다 해운대빛축제
  6. 6농어촌 기본소득 공모 탈락 거창군, 자체 조례 제정해 ‘거창형 기본소득’ 추진
  7. 7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8. 8[속보]혼자걷던 여성 5차례나 범죄대상 물색, 성폭행 혐의 30대 男 징역 4년 선고
  9. 9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10. 10황령산 봉수대 영문 안내판 설치키로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3. 3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