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226> 당나라 시인 맹교가 저물녘 낙양교를 바라보며 읊은 시

달 밝아 눈 덮인 숭산 바로 환히 보이네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2-12-06 19:46:23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月明直見嵩山雪·월명직견숭산설

천진교 다리 아래엔 첫얼음이 얼고(天津橋下冰初結·천진교하빙초결) 낙양성 거리에는 사람들 발길 끊어졌네.(洛陽陌上人行絶·낙양맥상인행절) 느릅나무 버드나무 잎 지고 누각 한적한데(榆柳蕭疏樓閣閒·유류소소누각한)달 밝아 눈 덮인 숭산 바로 환히 보이네.(月明直見嵩山雪·월명직견숭산설)

위 시는 맹교(孟郊·751~814)의 ‘洛橋晩望’(낙교만망·저물녘에 낙양교를 바라보며)으로, 그의 문집인 ‘맹동야시집(孟東野詩集)’에 실려 있다.

소동파는 맹교의 시풍에 대해 ‘차다(寒)’고 하였고, 한유는 율양현위(凓陽縣尉)가 되어 떠나는 회재불우(懷才不遇·뛰어난 재주를 품고 있지만 때를 만나지 못함)한 벗인 맹교를 위해 쓴 글인 ‘송맹동야서(送孟東野序)’에서 ‘시대와 맞지 않아 불평하기 때문(不平則鳴)’이라고 평했다. 맹교가 세속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품으로 가난하게 산 것과 관련이 있다.

맹교는 46세에 진사에 합격해 50세에 율양 현위로 임명됐다. 맹교는 술을 마시고 금(琴)을 연주하고 시를 쓰느라 공무를 소홀히 해 급여가 절반으로 깎이는 등의 상황에 처하자 벼슬을 버리고 낙양으로 돌아왔다. 위 시는 맹교가 낙양에 살던 806년, 55세에 지은 것으로 보인다.

천진교는 제목에 쓴 낙양교를 말한다. 위 시는 한적한 누각에서 천진교를 바라보는 풍경을 읊었다. 이 누각에서 보니 천진교 아래 첫얼음이 얼었다. 날씨가 추우니 거리에 나다니는 사람이 없다. 마지막 구에서 시인은 달빛이 밝아 멀리 눈 덮인 숭산 모습이 곧장 보인다고 한다. 숲이 우거진 여름이나 가을에는 잘 안 보이던 숭산의 자태가 잎이 지고 눈이 와서야 비로소 장엄한 모습을 드러냈다. 12월인 요즘 추워지면서 곳곳에 얼음이 언다. 추위에 나뭇잎이 떨어지니 비로소 산의 형상이 제대로 보인다.

오늘 아침 목압서사 연빙재 옥상에 올라 차를 마시며 지리산을 바라보니 능선에 빈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추위에 떨며 서 있다. 겨울에 들어섰다는 게 실감 난다. 가깝게 지내는 한 지인은 “어릴 때 지금쯤이면 화개동천과 섬진강이 꽁꽁 얼어 썰매를 타고 놀았는데, 요즘은 그 시절만큼 춥지 않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10. 10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6. 6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7. 7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8. 8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9. 9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10. 10강훈식 다음 수순은 서울시장 출마?(종합)
  1. 1[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2. 2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3. 3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4. 4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5. 5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6. 6삼전닉스 급락에 코스피 5600선까지 추락…매도사이드카 발동
  7. 7부산 온 금융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률 30%' 눈 가리고 아웅(종합)
  8. 8“밀양·부산 내륙 기행” 인기 폭발… 1~9월 6000여 명이 열차 이용
  9. 9‘8% 넘게 폭락’ 두 달만에 코스피·코스닥 1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
  10. 10[속보]“편의점 김밥 잘 골라야”… 속 재료·영양·가격 등 제품마다 제각각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7. 7고성 출신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 자랑스런 경남인상 수상
  8. 8해인사, 팔만대장경 한 본 더 제작한다…29일 판각 시작 알리는 고불식
  9. 9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10. 10근무 중 헬스장 222차례 간 경감…법원 “강등 정당”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3. 3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6. 6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