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덕은 적은데 지위가 높고, 아는 것은 적은데 큰일을 도모하고, 능력은 부족한데 무거운 일을 맡으면 재앙이 미치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 역(易)에서 이르길 ‘솥의 발이 부러져 공이 먹을 음식을 엎으니, 그 몸이 젖어 흉하다’고 했으니, 그 직임을 감당하지 못함을 말한 겁니다.”
“子曰: ‘德薄而位尊, 知小而謀大, 力小而任重, 鮮不及矣.’ 易曰: ‘鼎折足, 覆公餗, 其形渥, 凶.’ 言不勝其任也.”(“자왈: ‘덕박이위존, 지소이모대, 역소이임중, 선불급의.’ 역왈: ‘정절족, 복공속, 기형악, 흉.’ 언불승기임야.”)
‘주역’의 ‘계사(繫辭)’편에 나오는 말로, 군자의 마음가짐에 대해 경각심을 준다. 세상일은 어느 정도 선에서 이루어지면 큰 탈이 없다. 박덕한데 재주가 많은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자신의 덕이 부족한 걸 모르고 높은 지위를 탐해 얻는다. 또 어떤 사람은 하나를 알면서 열을 안다고 소리치며 큰일을 꾀한다. 또 다른 사람은 자기 몸보다 너무 큰 갓을 쓴다. 그래서 공자가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한계를 무시한 채 덤비다 종국에는 낭패를 당한다”고 했다. 역(易)에서도 마찬가지 말을 했다.
‘장자’ 제28편 양왕(讓王)에 보면 공자의 제자인 원헌(原憲)이 노나라 초라한 초옥에 살 때 춘추시대 위나라 학자 자공(子貢)이 치장한 수레를 타고 찾아가 대화했다. 원헌이 “명성 얻기 바라면서 행동하고, … 남에게 칭찬받기 위해 학문을 하며, 남을 가르치면서 자신의 이익만을 좇는 … 행위를 나는 차마 하지 못합니다”고 했다.
‘회남자(淮南子)’에서도 “세 가지 위태로운 것이 있는데, 덕이 부족한데 총애를 입는 것, 재주는 별로인데 지위가 높은 것, 큰 공이 없는데 많은 녹을 받는 것”(天下有三危. 少德而多寵一危也, 才下而位高二危也, 身無大功而受厚祿三危也·천하유삼위. 소덕이다총일위야, 재하이위고이위야, 신무대공이수후록삼위야)이라 했다.
요즘 날씨가 추워 집에 웅크려 책만 읽는다. 후한 역사가 반고(班固)의 글 가운데 ‘無德而富貴, 謂之不幸’(무덕이부귀, 위지불행), 즉 ‘덕이 없는데 부귀한 것을 일러 불행하다’고 한 글귀가 눈에 들어와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