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242> 잠의 효율성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한 권상신

대저 자고 깨는 것에도 도가 있다(夫睡與覺有道·부수여각유도)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3-02-05 19:02:13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대저 자고 깨는 것에도 도가 있다. … 새벽에 나가 밤에 들어오며 작은 이익을 얻으려고 남의 것을 덜어 제 것에 보태는 일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하여 책 읽는 책상과 거문고 놓인 탁자를 무슨 죄지은 놈처럼 치워버린다. 대신에 쌀부대와 돈 궤짝을 친자식보다 사랑한다. 그것 외에는 어떤 즐거움이 있는지 모르고 우쭐대며 세상을 마친다. 그런 자는 깨어 있는 중이지만 실제로는 잠자는 것이다.

… 夫睡與覺有道. … 曉而出, 夜而入, 營營刀錐, 而惟以損人益己爲事, 書几琴床, 屛如罪者; 穀包錢篋, 愛踰親子, 不知是外更有何樂, 施施然了世者, 覺中之睡也.(… 부수여각유도. … 효이출, 야이입, 영영도추, 이유이손인익기위사, 서궤금상, 병여죄자; 곡포전협, 애유친자, 부지시외갱유하락, 시시연료세자, 각중지수야.)

위 문장은 서어(西漁) 권상신(權常愼·1759~1825)의 글 ‘水橋變名睡覺說’(수교변명수교설·수교가 이름이 바뀌어 수교가 된 이야기)로 그의 문집인 ‘서어유고(西漁遺稿)’에 있다. 글의 제목이 무슨 말인고 하면 그가 사는 곳인 수교(水橋·청계천에 놓인 수표교)에서 수교(睡覺)를 떠올린 것이다. 각(覺)이 ‘잠에서 깬다는 의미’일 때는 ‘교’로 읽힌다.

위 문장에 다 담지 못한 내용을 잠시 보겠다. 그는 ‘깨어 있는 시간은 살아 있는 것이요, 잠자는 시간은 죽은 것이다. 살아 있는 것을 좋아하고 죽어 있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고 서술했다. 그리고 ‘만약 자는 중에 먼 옛날의 고매한 선비나 숨어 있는 은사를 만나서 대화라도 주고받는다면 잠을 자는 중이지만 깨어 있는 셈이다’고 했다. 권상신은 잠의 가치에 대해 자기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깨어있어도 자는 것 같은, 자고 있어도 깨어 있는 것 같은 잠에 대한 그의 사유가 재미있어 소개해본다.

독자 여러분은 권상신의 말에 동의하시는지? 이 글을 읽으며 자신의 잠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잠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해보지 않은 필자는 그냥 자고 일어난다. ‘항상 삼가며 살리라’는 의미가 담긴 이름을 가진 권상신은 진사시와 증광문과 그리고 전시(殿試) 장원을 해 삼장장원(三場壯元)으로 불렸으며, 병조판서와 광주유수 등을 지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3. 3[시민기자] ‘핑크 가을’ 내려앉은 대저생태공원
  4. 4[도청도설] 발가벗겨진 사우디
  5. 5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6. 6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7. 7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8. 8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9. 9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10. 10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1. 1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2. 2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3. 3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4. 4여도 야도 시중은행 연쇄 해킹 사태 집중 질타
  5. 5“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6. 6박철우 서울공소청장 “李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검토한 적 없다”
  7. 7“‘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8. 8[속보] 강화도 해안서 '北 유실 추정' 대인지뢰 또 발견…이달에만 4번째
  9. 9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10. 10이 대통령 지지율 3주만에 반등한 37.3%…민주 36.2%·국힘 40.9%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3. 3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4. 4부산 명물 삼진어묵, 상하이 입맛 잡는다
  5. 5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 ITF(국제운수노련) 집행위 선출
  6. 6이번엔 할리스…고객 개인정보 276만 건 유출(종합)
  7. 7기술유출 엄단…산업부 ‘특사경’ 도입 추진
  8. 8해양진흥공사, 상임이사 공개 모집
  9. 9양현재단 20년, 해운·항만 새 항로 모색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9일
  1. 1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2. 2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3. 3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4. 4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5. 5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6. 6상습 음주운전 꼼짝마…후 불어야 시동 걸린다
  7. 7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8. 8“경남 강점 활용한 SMR 특구 만들자”
  9. 9재개발 조합장 수사 정보 채팅방 올린 공무원 벌금
  10. 10주 15시간 넘기면 인건비 30%↑…생존 위해 쪼개기 고용
  1. 1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2. 2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3. 3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4. 4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7. 7‘통산 최다안타 3위’ 손아섭, 두산에서 방출…선수 생명 이어갈까
  8. 8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9. 9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