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257> 내공이 깊은 사람의 말과 글은 쉽다고 말한 임상덕

좋은 문장이란…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3-03-28 19:43:41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好文章·호문장

시험 삼아 옛사람의 좋은 문장을 살펴보면 사용하고 있는 문자의 종류가 모두 일상적이고 쉽게 알 수 있는 것들이다. 별도로 심오하고 어려운 글자를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꺼내와 고민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 문장은 절로 우리가 이를 수 있는 바가 아니다. 다만 그 마음 씀과 뜻을 둠이 우리들보다 높아서이다. 그러므로 책을 읽는 법은 반드시 그 마음과 뜻의 묘한 곳을 얻어 알아차린 후에야 비로소 효과를 볼 수 있다.

試觀古人好文章, 其所用文字類, 皆尋常易知, 非別討深奧隱僻, 吾輩所不知處出來. 而其文章, 自非吾輩所及者, 只緣其用心措意, 高於吾輩故也. 是以讀書之法, 必要識得其心意妙處然後, 方始見效.(시관고인호문장, 기소용문자류, 개심상이지, 비별토심오은벽, 오배소부지처출래, 이기문장, 자비오배소급자, 지연기용심조의, 고어오배고야. 시이독서지법, 필요식득기심의묘처연후, 방시견효.)

위 문장은 노촌(老村) 임상덕(林象德·1683~1719)의 ‘통론독서작문지법(通論讀書作文之法)’으로, 그의 문집인 ‘노촌집(老村集)’에 들어있다.

임상덕은 1705년(숙종 31) 증광문과에 갑과로 장원하여 진산군수와 능주목사, 대사간 등을 역임했다. 안타깝게도 37세에 병사하였다.

내공이 깊거나 공부가 많이 된 사람의 말은 어렵지 않다. 말을 빙빙 돌리거나 횡설수설해 듣는 사람을 헷갈리게 하지 않는다. 무슨 말인지 쉽게 알아듣게 한다. 자기 것으로 만들어졌다가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어중간하게 공부한 사람이나 생각이 깊지 않은 사람의 말은 알아듣기 어렵다. 말은 많고 그럴듯한데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자신도 잘 모르니까 말이 어려워진다. 모르는 것을 감추려다 보니 말이 현란해질 수밖에 없다. 말이 너무 넘쳐나는 시대라고 한다.

글을 읽을 땐 마음으로 읽고 뜻으로 봐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성이 있는 글과 수식만 많은 글이 구분된다.

필자는 능력이 부족한데 어찌하다 보니 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글 빚에 시달리며 산다. 여러 권의 책을 냈지만 베스트셀러 한 권 없다. 나름대로 진실하게 글을 쓴다고 여기지만, 임상덕의 문장을 읽으며 한 번 더 성찰해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2. 2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6. 6[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7. 7“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8. 8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9. 9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10. 10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 1[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2. 2‘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3. 3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4. 4[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5. 5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6. 6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7. 7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8. 8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9. 9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4. 4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5. 5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6. 6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7. 7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8. 8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9. 9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10. 10국민·하나·부산은행도 당했다…금융권 해킹 피해 확산(종합2보)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4. 4‘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7. 7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8. 8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9. 9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10. 10“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6. 6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7. 7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8. 8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9. 9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10. 10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