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277> 연인인 부안 기생 매창을 그리며 시 읊은 촌은 유희경

오동잎에 비 뿌리면 애간장이 탄다오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3-06-06 19:34:12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腸斷梧桐雨·장단오동우

계랑의 집은 부안에 있고(娘家在浪州·랑가재랑주)/ 나의 집은 서울에 있다오.(我家住京口·아가주경구)/ 서로 그리워해도 만날 수 없으니(想思不相見·상사불상견)/ 오동잎에 비 뿌리면 애간장이 타네.(腸斷梧桐雨·장단오동우)

위 시는 촌은(村隱) 유희경(劉希慶·1545~1636)의 시 ‘매창을 그리며(懷癸娘·회계랑)’로, 그의 문집 ‘촌은집(村隱集)’에 있다. 시가 아주 매끄럽고, 시인의 마음이 잘 녹아 있다. ‘浪州’는 부안의 옛 이름이다. 매창(梅窓·1573~1610)은 시를 짓던 전북 부안의 기생이다. 유희경은 서울에 사는 그녀의 연인으로, 유명한 시인이었다. 매창은 조선 시대 기생으로는 유일하게 시집 ‘매창집(梅窓集)’을 남겼다. 두 사람은 나이 차가 많았지만 시우(詩友)이자 연인으로 사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창은 초명(初名)이 이향금(李香今)이다. 자는 천향(天香), 호를 매창(梅窓)·계생(桂生)·계랑(桂娘)이라 했다. 부안현 아전과 관비 사이에서 태어나 기생이 되었다. 한시·가사(歌詞)는 물론, 가무·현금에도 능하였다. 그녀의 문집 ‘매창집’은 부안 개암사에서 간행됐다. 문집 발문에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부안현의 아전이었던 이양종(李陽從)의 딸로 평생 시 읊기를 잘하여 수백 수가 회자되었는데 ··· 1669년 10월에 아전들이 전송(傳誦)되는 것을 모아 각체 58수로 판을 짠다’.

각체 58수는 오언절구 20수, 칠언절구 28수, 오언율시 6수, 칠언율시 4수이다. 그녀의 단가 “梨花雨(이화우) 흣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이 ‘가곡원류’에 수록돼 있다. 유희경과 헤어질 때 지어 준 작품이다. 유희경도 매창에게 주는 시 10여 수를 남겼다. 허균은 ‘성수시화(惺叟詩話)’에서 유희경을 천인이지만 시에 능통한 사람이라고 했다. 유희경은 ‘풍월향도(風月香徒)’라는 시 모임을 만들어 주도했으며, 신분을 떠나 시로 사대부들과 어울렸다.

매창의 절개를 높이 사 그녀를 소재로 한시를 많이 짓는 부산 감전마을 관음정사 주지 보우스님이 최근 두 번째 한시집(漢詩集) ‘무명초는 뿌리가 없다’를 발간했다. 어제 그 시집을 꼼꼼히 읽어보니 역시 매창과 관련한 한시가 몇 편 있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5. 5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6. 6[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10. 10‘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6. 6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7. 7[속보] 北김여정, 바이낸스 사태에 "美 정치적 도발…예의주시"
  8. 8북한 해커들, 바이낸스서 탈취한 자금 '2차 세탁' 중
  9. 9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10. 10李대통령 부부 등 순방단 명단 개인정보 유출 경찰 내사 착수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5. 5“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6. 6“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7. 7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8. 8[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속보]李 정부 초대 공소청 수장 후보자 3인 압축 전망
  7. 7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8. 8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9. 9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1. 1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2. 2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3. 3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8. 8“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9. 9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10. 10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