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323> 임란 때 향병 이끌고 왜군과 싸운 이황의 고제 조목의 시

변방 먼지 사라지지 않아 아직 한이 많으니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3-11-19 19:36:03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邊塵未掃猶多憾·변진미소유다감

단풍과 국화가 눈에 가득한 가을에(赤葉黃花滿目秋·적엽황화만목추)/ 푸른 시내와 산이 시름에 젖게 하네.(碧溪靑嶂使人愁·벽계청장사인수)/ 변방 먼지 사라지지 않아 아직 한이 많으니 (邊塵未掃猶多憾·변진미소유다감)/ 궁중 향해 임금 그리며 몇 번이나 고개 들었나.(望日思君幾擧頭·망일사군기거두)

위 시는 월천(月川) 조목(趙穆)의 ‘9월에 청음석에서 노닐며 지은 절구 1수가 있으니 다음과 같다.(九月, 遊淸吟石, 有詩一絶曰)’로 그의 문집인 ‘월천집(月川集)’에 들어있다. 청음석은 이황의 숙부인 이우(李堣·1469~1517)가 노닐며 시를 남긴 경북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의 도계에 있는 반석이다. 후손들은 청음석 언덕에 ‘도계정사’를 세우고 ‘청음헌’ 편액을 걸어 이우와 이황을 함께 기렸다.

본관이 횡성인 조목은 이황의 고제(高弟)로 도산서원에서 ‘퇴계집’ 간행을 주도했으며, 제자 중 유일하게 도산서원 상덕사(尙德祠)에 배향됐다. 임진왜란 때 예안 일대에서 의병을 이끌고 싸웠으며, 아우와 두 아들을 곽재우 진영에 합류시켜 영남을 방어하는 데도 큰 힘을 보탰다.

시의 둘째 구는 왜적의 침입으로 단풍과 국화가 아름다운 가을에 산하가 신음하고 있음을 말한다. 셋째 구에서는 한스럽게도 아직 왜적을 몰아내지 못한 상황을 설명하며, 넷째 구에서는 임금에게 충정을 다하여 힘을 합쳐 왜를 물리치자는 내용을 함의한다.

임란 때 예안현감으로서, 조목과 의기투합해 왜에 대적한 신지제(申之悌·1562~1624)는 위 시를 차운해 시를 지었다. 향병을 이끌고 함께 왜적에 대항하던 조목에게 신지제가 곧 왜적을 물리치고 나라에 공을 세울 것임을 고무하는 내용으로, ‘삼가 월천 조목 어른의 시를 차운하며 지은 시 1수(謹次月川丈 趙公 穆韻 1首·근차월천장 조공 목운 1수)’이다. “금 기운이 살벌한 해국의 가을에(金氣稜稜海國秋·금기릉릉해국추)/ 흰 깃대 휘날리는 곳 오랑캐 벌벌 떠네.(白旄揮處虜人愁·백모휘처로인수) …”

조목이 71세인 1593년 9월 신지제와 청음석에서 시를 주고받았다고 짐작된다. 이황의 문하생이 된 후 평생 가장 가까이에서 모신 조목의 글들을 읽다 그의 절의에 대해 생각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3. 3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4. 4“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5. 5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6. 6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7. 7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8. 8[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9. 9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10. 10[사설] 북항 돔 아레나 유치전, 사업 타당성이 성패 가른다
  1. 1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2. 2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3. 3민주 “조희대 국정조사 실시”…국힘 “탄핵보다 더 비열”
  4. 4국힘 “공소취소 특검 전에 3+1 조작 특검 국조부터”
  5. 5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6. 6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7. 7"농지조사 송 장관이 제안" 이 대통령에 野 "불리해지니 장관 탓"
  8. 8김정호 "국제신문 100억 체불 지광, 동행명령장 거부시 고발조치"
  9. 9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10. 10김지용 중수청장, 또다시 국무회의 참석
  1. 1“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2. 2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 무상 교체 방침(종합)
  3. 3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최병호
  4. 4내년 상반기 재가동…한빛 등 7기도 연장 속도(종합)
  5. 5강연 통역하고 요금 모니터링…관광·마이스산업 AI 바람
  6. 6부산시 벤처펀드 받은 유망기업 ‘쑥쑥’…IPO 도전
  7. 7“임기내 부산 1호 유니콘기업, 기업공개 2건 목표”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27일
  9. 9복권판매점 늘어난다…정부, 우선계약 대상에 14만명 추가
  10. 10농식품부, ‘한우의 날’ 맞아 최대 63% 할인 행사 진행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3. 3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4. 4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5. 5[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6. 6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7. 7동부산 시민 만난 전재수 “산은 유치·동남투자공사 동시 추진”
  8. 8“국제신문 회생 더이상 미룰 수 없어”…전재수 시장, 지광에 공식서한 보내
  9. 9법원 “부하직원 횡령, 감독 안 한 상급자 견책 정당”
  10. 10“국제신문 지켜야” 시민단체 대표·원로 29일 법원 앞 선다
  1. 1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2. 2‘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3. 3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4. 4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5. 5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6. 6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7. 7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8. 8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9. 9[뭐라노] 데이터 기반 똑똑한 야구·수비강화…롯데의 ‘새판 짜기’
  10. 10[뭐라노] 아직도 '그들만의 체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