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381> 오랜만에 벗들과 만나 시를 읊은 정몽주

오랜만에 친구 만나 술 3백 잔을 기울이네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4-06-18 18:40:22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邂逅故人三百杯·해후고인삼백배

맑은 시내와 석벽이 고을을 안고 회도는 곳에(靑谿石壁抱州回·청계석벽포주회)/ 다시 새로운 누대를 지으니 시야가 트이네.(更起新樓眼豁開·갱기신루안활개)/ 남쪽 들녘 잘 익은 벼들이 풍년임을 알려주고(南畝黃雲知歲熟·남무황운지세숙)/ 서산의 상쾌한 기운은 아침이 온 줄 알리네.(西山爽氣覺朝來·서산상기각조래)/ 풍류스런 태수는 2천 석 높은 벼슬이니(風流太守二千石·풍류태수이천석)/ 오랜만에 친구 만나 술 3백 잔을 기울이네.(邂逅故人三百杯·해후고인삼백배)/ 밤이 깊어지면 옥피리를 불고 싶으니(直欲夜深吹玉笛·직욕야심취옥적)/ 높이 뜬 달 아래 함께 거닐어보세.(高攀明月共徘徊·고반명월공배회)

위 시는 포은 정몽주(鄭夢周·1337~1392)의 ‘음력 9월 9일에 명원루에서 짓다’(重九題明遠樓·중구 제명원루)로 ‘동문선’ 권 16에 있다. ‘포은집’ 권2에는 ‘중양절에 익양 태수 이용이 새로 지은 명원루에서 짓다’(重九日題益陽守李容明遠樓·중구일제익양태이용명원루)로 실려 있고, 이 누각을 새로 지었을 때‘(時新造此樓·시신조차루)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경북 영천은 정몽주의 고향이다. 명원루는 영천에 있다. 고려 말 부사 이용이 1368년(공민왕 17) 창건했다고 한다. 서세루(瑞世樓)라고도 하다가 지금은 조양각(朝陽閣)으로 불린다. 조양각은 밀양 영남루·진주 촉석루·안동 영호루·울산 태화루·양산 쌍벽루·김천 연자루와 합쳐 영남 7루라고도 한다. 조양각은 건립된 지 650여 년이 지나도록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중창·중건·중수·수선 등이 이뤄졌다. 6행 “뜻밖에 만난 친구 술 3백 잔을 기울이네”는 물론 약간 과장이 있다. 오랜만에 만나 술잔을 많이 기울였다는 뜻이다.

엊그제 점심 무렵 부산에 사는 벗들을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만나 함께 돼지국밥을 먹으며 소주잔을 기울였다. 그날 다시 오후 5시 30분 막차를 타고 하동 화개로 돌아와야 하는 필자를 배려해 준 덕분이다. 밀린 이야기가 많아 벗들은 대낮에 술을 많이 마셨다. 필자는 술을 마시지는 않고 건배만 했다. 벗을 만나 술잔 기울인 이야기를 하려고 정몽주의 시를 소개한 건 필자가 조양각 관련 논문을 쓰려고 자료 수집 중에 있어 겸사해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3. 3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4. 4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5. 5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6. 6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7. 7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8. 8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9. 9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4. 4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5. 5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6. 6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7. 7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8. 8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9. 9이 대통령, 김지용 첫 출근에 "피아구별 없이 엄중 수사하길"
  10. 10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1. 1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2. 2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6. 6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7. 7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8. 8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9. 9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10. 10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3. 3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4. 4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7. 7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8. 8고성서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등산축제
  9. 9“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10. 10부산 금정구, ‘야생화 및 국화 분재 전시회’ 개최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