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392> 무더위 이기는 방법을 시로 읊은 조선 중기의 김우급

마음이 고요해지면 절로 선선함이 생긴다네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4-07-28 18:33:03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心靜自生冷·심정자생랭

어떻게 하면 더위를 피할 수 있을까?(何如能避暑·하여능피서)/ 오늘 비로소 생각을 해보았다네.(今日始思量·금일시사량)/ 죽순이 껍질 벗어 대나무 새로 늘었고(解籜添新竹·해탁첨신죽)/ 너울거리며 춤추는 발이 작은 집을 덮었네.(褰簾蔽小堂·건렴폐소당)/ 몸이 한가해지면 괴로운 더위가 없어지고(身閒無苦熱·신한무고열)/ 마음이 고요해지면 절로 선선함이 생긴다네.(心靜自生冷·심정자생랭)/ 꼭 차가운 얼음 찾을 필요 없으니(不必求氷冷·불필구빙랭)/ 시원한 샘물도 집 옆에 있지 않은가.(寒泉在舍傍·한천재사방)

위 시는 조선 중기 학자 김우급(金友伋·1574~1643)의 ‘더위를 보내는 법’(避暑·피서)으로, 그의 문집 ‘추담집(秋潭集)’ 권6에 실려 있다.

그는 광해군 때 진사시에 합격하였다. 성균관에서 수학하던 중 1618년(광해군 10) 폐모론(廢母論)이 일자 이에 반대하는 벽서를 붙였다 하여 유적(儒籍)에서 삭제되었다. 그 후 낙향하여 후학을 양성하였다. 폐모론은 1617년 정인홍과 이이첨 등 강경 대북파가 주도했다. 대북파는 광해군 친형 임해군을 죽이고 영창대군을 살해했으며, 선조의 계비이자 영창대군의 생모인 인목대비를 서궁(덕수궁)에 유폐시켰다. 당시 정승 이항복을 비롯해 많은 이가 폐모론에 반대해 유배 가거나 낙향했다.

위 시는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면 절로 선선함이 생긴다는 내용을 읊는다. 시인 나름의 더위 비책을 제시한다. 시인은 몸이 한가롭고 마음이 고요하면 절로 시원해지는 법이라고 한다. 게다가 죽순이 자라 대숲을 이루니 이를 바라보는 그 자체로도 더위를 잊을 수 있다. 바람에 햇빛을 가리는 발이 춤추니 역시 시원함이 느껴진다. 이만하면 더위가 절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여름휴가가 시작됐다. 화개골에도 많은 피서객이 오고 있다. 화개동천(花開洞川)은 물놀이하는 사람들로 시끄럽다. 목압서사가 있는 마을의 여러 민박집도 차량과 피서객으로 야단법석이다. 조용한 산골짜기 마을에 오랜만에 사람 소리로 왁작거리니 사람 사는 곳 같다. 목압서사에 사는 들고양이들은 피서객이 구운 고기를 얻어먹으려고 민박집으로 몰려가 마당에 한 마리도 안 보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5. 5‘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6. 6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7. 7[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8. 8[시민기자] 랜드마크 ‘범선형 관광시설’ 북항에 만들자
  9. 9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10. 10‘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6. 6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7. 7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8. 8[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9. 9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10. 10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5. 5“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6. 6[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7. 7“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8. 8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7. 7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9. 9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10. 10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1. 1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2. 2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3. 3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6. 6“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7. 7“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8. 8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9. 9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