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396> 도는 마음에서 얻는 것이라고 읊은 조선 후기 현일 스님

도는 본래 마음에서 얻는 것인데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4-08-11 19:13:20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道本從心得·도본종심득

도는 본래 마음에서 얻는 것인데(道本從心得·도본종심득)/ 어찌 밖에서 구하려 애쓰나.(何勞向外求·하로향외구)/ 평평한 밭 풀 우거진 언덕에도(平田芳草岸·평전방초안)/ 곳마다 소 찾기가 좋을 거라네.(隨處好尋牛·수처호심우)

위 시는 조선 후기 승려인 한계 현일(寒溪 玄一·1630~1716)이 쓴 ‘산을 유람하는 스님에게 주다(贈遊山僧·증유산승)’로, 그의 문집인 ‘한계집(寒溪集)’에 수록돼 있다.

아마 산수 유람 다니는 스님 한 분이 현일 스님을 찾은 모양이다. 그 스님 이야기를 듣고 현일 스님이 도(道)에 대해 쓴 시다. 그 스님 앞에서야 한 말은 아니고 가시고 나서 자기 소회를 시로 푼 것이리라. 산수 유람을 구도(求道) 방편이라는 그 말이야 좋다. 하지만 깨달음이란 마음에 있는 것이지, 산이 주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다리 아프게 천지를 다니지 않더라도 집 주변에 소 먹일 풀은 지천에 널려있다고 말이다. 즉 소를 찾을 생각(尋牛·심우)으로, 온 산을 찾아다니지 말고 근처 풀밭에 가면 찾을 수 있다. 심우, 소를 찾는다는 건 구도(求道)를 의미한다.

도가 멀리 있지 않고 일상사, 즉 내 주변에 있음을 말한다. 세속인에겐 평범하게 사는 게 소위 ‘도(道)’라고 한다. 대개 사람은 평범하게 살아가려고 애쓴다. 그게 결코 쉽지 않다. 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일에 맞닥뜨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든다면 점잖은 분이 운전하고 가는데 갑자기 차가 끼어들어 접촉 사고가 날뻔했다고 치자. 그런 경우 아무리 점잖은 분이라도 본인도 모르게 화가 나 혼잣말로라도 한 소리를 한다.

어제 필자의 고향 일가 아홉 분이 목압서사에 1박 2일로 놀러 오시어 화개장터·쌍계사·정금차밭 정자·형제봉·최참판댁으로 함께 다녔다. 모두 5대조(祖), 더 멀게는 6대조 할아버지의 후손들로 고향 마을 쪽에 살고 계신다. 73세 회장님은 농사를 지으시고, 포클레인과 석물(石物) 작업을 하는 사람, 교사로 퇴직한 사람, 화재보험 일을 하는 사람, 토목공사 일을 하는 사람 등 각자 열심히 사신다. 모두 순한 분들로 큰 욕심 없이 평범하게 살아가신다. 그리하여 일가를 만나면 기분이 좋다. 다음 달 1일 문중 묘소 벌초를 위해 또 만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철마 한우 싸다 싸
  2. 2[속보]‘부캉이’ 차단 그물 뚫고 되돌아와
  3. 3“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4. 4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5. 5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6. 6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7. 7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8. 8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포토에세이]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10. 10“우리가 알던 그 시절 SM 맛” 이수만표 흥행 공식 또 적중…돌풍 속 잡음도
  1. 1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2. 2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3. 3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4. 4[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5. 5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6. 6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7. 7[2026 국감 브리핑] 박홍배 “국회부산도서관 지역서점 구매 0.3%”…제도 개선 필요
  8. 8외교부, 'DMZ 北지뢰 폭발'관련, 유엔안보리 의장에 서한 발송키로
  9. 9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10. 10‘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 1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2. 2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3. 3SB선보, 대선조선 인수 마침표…‘SB대선’ 닻 올렸다
  4. 4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5. 5市, 불꽃축제 앞둔 광안리서 바가지 근절 캠페인
  6. 6타 지역 줄어드는데 부산 5.9%↑…고령화 여파도
  7. 7동남권 해양ICT 육성…해운AX·북극항로 개척 협력
  8. 8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9. 9‘모두의 창업’ 2기 가동…부울경 1135명 레이스
  10. 10의료AI 신기술 총망라 ‘키메스 부산’ 23일 개막
  1. 1[속보]‘부캉이’ 차단 그물 뚫고 되돌아와
  2. 2“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3. 3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4. 4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5. 5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6. 6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7. 7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8. 8생곡소각장·퐁피두 등 전·현 시정 공방…울산 국힘 퇴장 파행
  9. 9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10. 10부산시 신임 기획조정실장, 하민상 공수처 담당관 임용(종합)
  1. 1‘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2. 2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3. 3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4. 4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5. 5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6. 6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7. 7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8. 8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9. 9"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10. 10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