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24> 17세기 문사인 오숙이 하동을 지나면서 읊은 시

집안 편지 가져올 가을 기러기는 아직 먼데(直北音書秋雁遠·직북음서추안원)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4-11-26 18:35:20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상서로운 산 기운은 바다로 들어가는데(山氣扶輿入海中·산기부여입해중)/ 일 년간 행역했는데 길이 다시 궁벽하네.(一年行役路還窮·일년행역로환궁)/남쪽 하늘가에서 부질없이 이소(離騷)를 읊조리며(楚天謾誦離騷體·초천만송리소체)/ 마음에는 천리마의 공 세울 생각 없다네.(心地曾無汗馬功·심지증무한마공)/ 집안 소식 가져올 가을 기러기는 아직 먼데(直北音書秋雁遠·직북음서추안원)/ 하동 촌락에선 저녁연기 모락모락 피어나네.(河東村落暮煙籠·하동촌락모연롱)/ 시절이 험하니 봉래산·방호산이 늘 생각나니(時危每憶蓬壺島·시위매억봉호도)/ 한 번 돛 높이 올려 만 리 바람 타고 떠나고 싶네.(一掛高帆萬里風·일괘고범만리풍)

위 시는 1620년께 천파(天坡) 오숙(吳䎘·1592~1634)이 경상남도 하동을 지나며 읊은 ‘하동의 길 위에서’(하동노상·河東路上)로, 그의 문집인 ‘천파집(天坡集)’ 권 1에 수록되어 있다. 집을 떠나 오래 지방을 행역하는 과정에서 오는 괴로움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읊는다. 그가 순검사의 종사관으로 삼남을 순찰할 때 하동의 길을 지나면서 지었다. 집 떠난 지 오래돼 촌락에서 피어오르는 저녁연기를 보자 울컥 쓸쓸한 감정이 솟구친다. 삼신산의 하나인 방장산을 지나는 그는 행역의 고달픔을 잊고 싶어 신선이 사는 봉래산과 방호산을 그리워한다. 현실을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다. 방호산은 방장산의 다른 이름이다. 그는 하동 일대를 유람하며 많은 시를 남겼으며, 특히 기행시에 뛰어났다.

필자는 어제(11월 26일) 산티아고 순례길(800km) 공식 루트인 프랑스 생장~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를 마쳤다. 지난 10월 18일 피레네산맥을 넘은 지 40일 만이다. 필자는 콤포스텔라에서 대서양과 만나는 피스테라까지 갔다가 리스본으로 간다. 2016년 겨울에 마지막으로 리스본에 다녀왔다. 리스본에 애정을 가지는 이유는 대서양 바다에 남편을 잃은 여인들의 애환이 닮긴 ‘파두(Fado)’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큰 바다 냄새를 실컷 맡다가 생(生)으로 파두 음악을 듣고 싶어서이다.

그런 다음 파리로 가 예전 필자가 파리에 머물 때 흔적을 더듬다가 12월 초 귀국할 예정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7. 7[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8. 8‘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9. 9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0. 10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3. 3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4. 4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5. 5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6. 6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7. 7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8. 8‘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9. 9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10. 10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4. 4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5. 5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6. 6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1일
  8. 8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9. 9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연구혁신 부문
  10. 10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5. 5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6. 6‘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7. 7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10. 10검찰 기존 사건 90일 간 수사 가능…대규모 사건이관에 현장혼선 우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3. 3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4. 4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5. 5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6. 6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7. 7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8. 8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9. 9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10. 10독립운동가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 AG 여자 유도 57㎏급 금메달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