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32> 스승 조지서를 처형한 후 머리를 도랑에 버리게 한 연산군

머리를 팔도에 조리돌린 후 도랑에 버려두고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4-12-29 19:25:41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趙之瑞等頭, 徇示八道後, 置之溝壑·조지서등두, 순시팔도후, 치지구학

전교하기를 “ … … 조지서(趙之瑞) 등의 머리를 팔도에 조리돌린 후 도랑에 버려두고 만일 알던 수령이 혹시라도 거두어 장사 지내는 자가 있어, 일이 발각되면 크게 죄를 줄 것이니, 이것을 효유하라.”

傳曰; “ … … 趙之瑞等頭, 徇示八道後, 置之溝壑. 若素識守令, 惑有收葬事覺, 當大科罪, 其論之.”(전왈; “ … … 조지서등두, 순시팔도후, 치지구학. 약소식수령, 혹유수장사각, 당대과죄, 기론지.”)

위 문장은 조선왕조실록 중 ‘연산군일기’ 53권, 연산 10년(1504) 윤4월 28일에 나오는 기사 중 일부이다. 스승인 조지서를 참형한 후 팔도에 조리돌린 다음 도랑에 버리도록 한 내용이다. 끔찍한 내용이다. 그러면 조지서가 누구이며 어떤 죄를 지었는지 간단히 살펴보자.

조지서(趙之瑞·1454~1504)는 경남 하동군 옥종면 대곡리에서 출생했다. 1474년 식년 문과에 급제하고 1474년 문과중시에 1등으로 급제했다. 홍문관 교리·응교를 거쳐 세자(뒷날 연산군)의 스승이 됐다. 조지서가 공부를 싫어하는 세자를 엄하게 꾸짖으며 억지로 공부하도록 했다. 이에 세자는 조지서에게 원한을 품었다.

1495년 연산군이 즉위하자 조지서는 자청하여 외직인 창원부사로 나갔다가 곧 사직하고, 고향에 은거했다. 연산군은 1504년 갑자사화를 일으키고는 조지서를 연루해 참형에 처하였다.

엊그제 필자와 한문 공부를 하는 분들과 하동 옥종 대곡리 삼장골 조지서의 묘를 답사했다. 도로에는 0.8㎞ 표지판이 있으나 정작 마을에서 묘로 가는 표지가 없어 헷갈렸다. 처음 가는 사람은 찾을 수가 없다. 필자는 가본 적이 있지만 길이 익숙하지 않아 쉽지 않았다. 마을 길에서 겨우 경운기가 다닐 비포장길을 200m 이상 걸어 다시 대숲을 50m가량 더 지나야 한다.

조지서의 묘 100m 전쯤에 그의 후처인 영일 정씨의 묘가 있다. 조지서가 참형된 뒤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중종이 1508년 영일 정씨의 의열(義烈)을 기려 정려(旌閭)를 내렸다. 정씨는 남편의 참형 뒤 숨어 지내며 3년 상을 마치고, 조상 제사를 빠짐없이 받들었다. ‘중종실록’ 9권, 중종 4년(1509) 10월 25일 기사에 그런 내용이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3. 3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6. 6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7. 7“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8. 8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9. 9[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10. 10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1. 1[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2. 2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3. 3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4. 4민주 “조희대 국정조사 실시”…국힘 “탄핵보다 더 비열”
  5. 5[뭐라노] 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6. 6국힘 “공소취소 특검 전에 3+1 조작 특검 국조부터”
  7. 7"악의적 가짜뉴스" 민주당, ‘김혜경 여사 골프 의혹제기’ 주진우 고발
  8. 8박수영 의원, 민원해결 창구 6년간 300회 운영
  9. 9인권위, 김병기 전 보좌관 제기 '국수본 수사 지연으로 인권침해' 진정 각하
  10. 10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1. 1“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2. 2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 무상 교체 방침(종합)
  3. 3SK하이닉스, 2026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매출 104조, 영업이익83조
  4. 4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최병호
  5. 5부산시 벤처펀드 받은 유망기업 ‘쑥쑥’…IPO 도전
  6. 6SK하이닉스 메모리 위기론 일축…“2029년까지 D램·HBM 완판”
  7. 7이형일 "2028년 100인 이상 사업장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
  8. 8내년 상반기 재가동…한빛 등 7기도 연장 속도(종합)
  9. 9올해 1~9월 부산 순유출 인구 5800명…2년새 절반 축소
  10. 10강연 통역하고 요금 모니터링…관광·마이스산업 AI 바람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3. 3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4. 4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5. 5[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6. 6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7. 7[한 손 뉴스] 변호사 업무 재개한 홍준표, 대선 경선 관계자 변호 맡아(종합)
  8. 8동부산 시민 만난 전재수 “산은 유치·동남투자공사 동시 추진”
  9. 9법원 “부하직원 횡령, 감독 안 한 상급자 견책 정당”
  10. 10“국제신문 회생 더이상 미룰 수 없어”…전재수 시장, 지광에 공식서한 보내
  1. 1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2. 2‘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3. 3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4. 4‘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5. 5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6. 6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7. 7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8. 8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9. 9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10. 10[뭐라노] 데이터 기반 똑똑한 야구·수비강화…롯데의 ‘새판 짜기’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