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34> 지리산 완폭대에 앉아 불일폭포를 완상한 김창흡

‘완폭대(玩瀑臺)’ 세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刻玩瀑臺三字·각완폭대삼자)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5-01-05 18:39:12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곧바로 불일암이었다. 불일암 앞의 작은 바위에 ‘완폭대(玩瀑臺)’ 세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완폭대에 올라 좌우를 조망하니, 서쪽은 청학봉(靑鶴峰)이고, 동쪽은 향로봉(香爐峯)이다. 동쪽 절벽에는 폭포가 쏟아지는데, 높이는 100여 길 정도이고 …

卽佛日菴. 菴前小巖, 刻玩瀑臺三字. 登臺左右望, 西則靑鶴, 東則香爐. 東側有瀑懸焉, 高可百餘丈 …(즉불일암. 암전소암, 각완폭대삼자. 등대좌우망, 서측청학, 동측향로. 동측유폭현언, 고가백여장 …)

위 문장은 김창흡(金昌翕·1653~1722)의 ‘영남일기(嶺南日記)’에 나온다. 좌의정 김상헌의 증손이며, 영의정 김수항의 셋째 아들인 그는 1708년 3월 12일~18일(6박 7일) 지리산을 유람하였다. 이 중 3월 15일의 글에 위 내용이 들어있다.

선비들은 ‘완폭대’에 앉아 불일폭포를 완상하였다. 불일폭포가 있는 이 일대는 고려 때부터 신선의 공간 ‘청학동(靑鶴洞)’으로 인식돼 많은 선비가 찾았다. 청학동을 유람한 선비들은 유람록에 완폭대를 자주 언급했다. 1611년 유몽인이 쓴 ‘유두류산록(遊頭流山錄)’에 처음 나오며, 1618년 조위한은 ‘유두류산록(遊頭流山錄)’에서 완폭대를 상세히 묘사했다.

근세 이후로는 완폭대의 존재를 알 수 없었다. 그런데 2018년 4월 17일 지리산국립공원 하동분소 조봉근(54) 계장이 순찰하던 중 발견했다. 필자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던 중 ‘지리산 각석(刻石) 탁본 전시회’(2024년 10월 25~11월 10일)가 열린다는 문자가 왔다. 귀국해 찾아가 관람했다. 완폭대 세 글자를 다시 보기 위해 어제 눈이 내리는 가운데 또 찾았다(전시 기간은 지났으나 전시 작품은 그대로 있어 관람할 수 있다).

그제 대구·경북에서 활동하는 한문학자인 전일주 박사님과 주동일 금양서당(琴陽書堂) 훈장님이 필자를 방문하셨다. 두 분은 대학과 중등학교에서 한문을 가르치셨다. 두 분은 중문학자 이장우 선생님과 함께 퇴계 이황이 아들에게 쓴 편지를 번역해 ‘퇴계 이황, 아들에게 편지를 쓰다’(연암서가)를 출판했다. 전 박사님은 마침 영남금석문탁본회장이셔서 “지리산 탁본 전시를 보고 가시라”고 권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6. 6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7. 7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8. 8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9. 9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10. 10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4. 4[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7. 7[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8. 8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9. 9'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10. 10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1. 1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2. 2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3. 3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4. 4‘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5. 5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6. 6나들이객 마음에 쏘~옥…유통가 의류·와인 행사 가을대전
  7. 7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8. 8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9. 9부산銀, 산업 전문성 더해 지역기업 금융 강화
  10. 10“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8. 8[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9. 9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0. 10“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3. 3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