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42> 매화를 그리워하는 여인에 비유한 당나라 시인 노동(盧仝)

홀연히 창 앞 어른거리니 그대인가 의심하네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5-02-09 18:24:52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忽到窓前疑是君·홀도창전의시군

미인이여, 나의 미인이여(美人兮美人·미인혜미인)/ 저녁엔 비 되고 아침엔 구름 되는걸 모르는가.(不知爲暮雨兮爲朝雲·부지위모우혜위조운)/ 그리운 마음으로 밤 지새니 매화가 피어(相思一夜梅花發·상사일야매화발)/ 홀연히 창 앞에 어른거리니 그대인가 의심하네.(忽到窓前疑是君·홀도창전의시군)

위 시는 노옥천(盧玉川)으로도 불리는 당나라 시인 노동(盧仝·775~835)의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어’(有所思·유소사)로, ‘고문진보(古文眞寶)’ 전집(前集) 제6권에 있다. 전체 20행 중 끝 네 행이다. 고문진보는 주나라에서 송나라 시기 한시와 문장을 수집·분류한 책이다.

위 시 전체 내용은 이렇다. 시인이 임과 이별해 애달프기 이를 데 없다. 너무 그리워 상강에 눈물 뿌리는데 강 언덕에 보이는 건 꽃나무뿐이다.

시름 겨워 거문고를 타지만 줄이 끊어질 듯 애절하다. 위 시에서 ‘미인’을 그리운 연인으로 여긴다면, 매화를 두고 절절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시 가운데 11, 12행 “꿈속에 취해 누워 무산의 여인과 운우의 정을 나누다가(夢中醉臥巫山雲·몽중취와무산운)/ 깨어나선 눈물을 상강에 뿌리는데(覺來淚滴湘江水·각래루적상강수)”를 보면 그리움이 얼마나 절절한지 알 수 있다.

“저녁엔 비 되고 아침엔 구름 되는걸 모르는가(不知爲暮雨兮爲朝雲)”는 송옥(宋玉)의 ‘고당부(高唐賦)’에 나온다. 초나라 임금이 고당(高塘)에 놀러가 낮잠 자다가 꿈에 무산(巫山)의 신녀(神女)와 형언하지 못할 재미를 보았다. 이들은 떠날 때 자기들은 무산 기슭에 “아침이면 구름이 되어 떠 있다가 저녁이면 비가 되어 내리는 존재”라 했다고 한다.

‘미인’은 연인에 머물지 않고 고달픈 삶을 사는 백성을 편안하게 해줄 새로운 인물 출현을 기다리는 시인의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목압서사가 있는 화개에서 남도대교를 건너면 소학정마을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매화가 가장 빨리 핀다는 이 마을 매화나무에 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 어제 오후 보고 왔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2. 2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3. 3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4. 4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5. 5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6. 6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7. 7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8. 8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9. 9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10. 10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 시대…‘머무는 관광’으로 질적 도약 모색
  1. 1암살자(들)·北 지뢰 여야 충돌…JYP ‘K-팝 축제 특혜’ 반박(종합)
  2. 2외모·학력차별…민간도 공공도 불공정 채용
  3. 3[2026 국감 브리핑] 자격유지검사 않는 고령운수자 1400명
  4. 4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5. 5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6. 6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7. 7부산 국힘, 가덕도특별법 개정방침에 “국회에 책임 떠미나” 비판
  8. 8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9. 9‘홈플러스 사태’ MBK 김병주, 국감 불출석 “회사 경영 관여 안 해”
  10. 10김정호 “부산·경남 맑은 물 공급을 위해 낙동강 수질개선·취수 다변화 해야”
  1. 1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2. 2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3. 3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4. 4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 시대…‘머무는 관광’으로 질적 도약 모색
  5. 5누리호 5차 발사…군집위성 5기 모두 교신 성공(종합)
  6. 6부울경 산학 기술력으로 누리호 성공 쐈다
  7. 7홈플러스, 희망퇴직 돌입…MBK 경영권도 사라져
  8. 8근무시간에 사주 상담…HUG 직원 면직 처분
  9. 9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0조 시대’ 임박
  10. 10주진모 B·GET 대표 “민관펀드로 K-팝 북항 아레나 조성해 관광수요 창출”
  1. 1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2. 2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3. 3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4. 4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5. 5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6. 6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7. 7“북항 모빌리티, 원도심 연계해야…환승센터 전면 재설계를”
  8. 8전재수 “사직구장, 야구 중심 생활체육 메카로…북항엔 돔 아레나”
  9. 9농약·고혈압약 등 취수원 오염물질, 부산시 선제 차단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8일
  1. 1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2. 2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3. 3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4. 4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5. 5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6. 6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7. 7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0. 10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