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忽到窓前疑是君·홀도창전의시군
미인이여, 나의 미인이여(美人兮美人·미인혜미인)/ 저녁엔 비 되고 아침엔 구름 되는걸 모르는가.(不知爲暮雨兮爲朝雲·부지위모우혜위조운)/ 그리운 마음으로 밤 지새니 매화가 피어(相思一夜梅花發·상사일야매화발)/ 홀연히 창 앞에 어른거리니 그대인가 의심하네.(忽到窓前疑是君·홀도창전의시군)
위 시는 노옥천(盧玉川)으로도 불리는 당나라 시인 노동(盧仝·775~835)의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어’(有所思·유소사)로, ‘고문진보(古文眞寶)’ 전집(前集) 제6권에 있다. 전체 20행 중 끝 네 행이다. 고문진보는 주나라에서 송나라 시기 한시와 문장을 수집·분류한 책이다.
위 시 전체 내용은 이렇다. 시인이 임과 이별해 애달프기 이를 데 없다. 너무 그리워 상강에 눈물 뿌리는데 강 언덕에 보이는 건 꽃나무뿐이다.
시름 겨워 거문고를 타지만 줄이 끊어질 듯 애절하다. 위 시에서 ‘미인’을 그리운 연인으로 여긴다면, 매화를 두고 절절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시 가운데 11, 12행 “꿈속에 취해 누워 무산의 여인과 운우의 정을 나누다가(夢中醉臥巫山雲·몽중취와무산운)/ 깨어나선 눈물을 상강에 뿌리는데(覺來淚滴湘江水·각래루적상강수)”를 보면 그리움이 얼마나 절절한지 알 수 있다.
“저녁엔 비 되고 아침엔 구름 되는걸 모르는가(不知爲暮雨兮爲朝雲)”는 송옥(宋玉)의 ‘고당부(高唐賦)’에 나온다. 초나라 임금이 고당(高塘)에 놀러가 낮잠 자다가 꿈에 무산(巫山)의 신녀(神女)와 형언하지 못할 재미를 보았다. 이들은 떠날 때 자기들은 무산 기슭에 “아침이면 구름이 되어 떠 있다가 저녁이면 비가 되어 내리는 존재”라 했다고 한다.
‘미인’은 연인에 머물지 않고 고달픈 삶을 사는 백성을 편안하게 해줄 새로운 인물 출현을 기다리는 시인의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목압서사가 있는 화개에서 남도대교를 건너면 소학정마을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매화가 가장 빨리 핀다는 이 마을 매화나무에 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 어제 오후 보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