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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남조기공업사 박남도 대표가 자체 개발한 유류비 절감장치 '믹싱클린히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한해 매출액이 5억~6억 원인 회사에서 5년간 매년 1억 원의 거금을 제품 개발에 투자해야 해 사정이 매우 어려웠지만, 이제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받는 것 같아 보람이 큽니다."
부산 영도구 대평동 유남조기공업사 박남도(50) 대표. 그는 요즘 고유가 시대를 미리 준비한 기업인으로 조명받고 있다. 그가 유류비 절감장치 개발에 나선 것은 지난 1998년 한·일어업협정 후속처리로 단행된 연근해 어선 감척을 지켜보면서였다. 5년간의 각고 끝에 2005년 초 마침내 선박용 기름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는 '믹싱클린히터(MCH)'를 자력으로 개발했다.
해양수산부가 2005년 7월~2006년 2월 한국선박검사기술협회에 의뢰해 원양어선을 대상으로 이 제품의 기능을 검증한 결과, 최대 26%의 연료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CH를 배에 장착하면, 원양어선의 주 연료인 마린가스오일(MGO)에 벙커C유가 혼합된 저렴한 연료인 MF30을 사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MCH는 저급유에서 나오는 슬러지 등을 분해, 엔진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MCH 사용 선박이 원양어선 외에도 연근해 어선과 예인선, 모래채취선 등으로 확산되고 있어요. 특히 예인선과 모래채취선 등은 면세유가 아닌 일반 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 절감효과가 더 큽니다." MCH 사용 효과를 설명하는 박 대표의 목소리가 흥에 겨워 절로 톤이 올라갔다. 그는 "면세유를 사용하는 대형선망과 대형기선저인망 등 연근해 어선들도 올해만 기름값이 200ℓ한 드럼당 2만원 정도 오르자 서둘러 MCH를 부착하고 있다"며 뜨거운 시장 반응을 한마디 더 보탰다.
연료 절감 재미를 톡톡히 본 업체 중 하나가 용호선박. 이 회사는 2005년 5월 3200마력과 2600마력의 예인선 2척에 MCH를 달아 1년간 운용해 1억5000여만 원의 유류비를 절감했다. 회사 측은 지난달 말 새로 진수한 4200마력의 예인선에도 이 장비를 설치했다. 연료 절감 추산액은 연 1억3000만원. 대형선망 업체 참손푸드도 지난 5월 6척의 선박에 이 제품을 장착했다. 회사 측은 이달 들어 면세 경유값이 200ℓ당 10만9920원으로 올라 같은 양의 MF30 가격(9만1940원)보다 1만7980원이 비싸다며, 연 2억원의 유류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남조기공업사는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해양부가 올해 안으로 MF30보다 더 질이 낮은 화물·상선용 기름 MF60과 MF180에 대한 현장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MCH를 사용하는 선박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일본의 참치 원양선사와 석유회사 관계자들이 잇따라 유남조기공업사를 방문, 제품 구입을 문의해 조만간 수출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것도 박 대표를 고무시키는 대목이다.
"자체 실험에서 MF180까지 성공했기 때문에 제품화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머지않아 어선 상선 화물선 등 대부분의 선박에서 MCH를 사용할 날이 올 거예요." 회사의 미래를 낙관하는 박 대표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