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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기자재조합 최병국 상무가 지난 20일 준공한 조선기자재 공동물류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
"눈 덮인 산 정상을 등반하면서 발자국을 하나하나 남기며 탐험하는 기분입니다."
다소 엉뚱하다. 지난 20일 준공식을 치른 '조선기자재 공동물류센터'라는 옥동자를 탄생시킨 당사자인 조선기자재공업협동조합 최병국(53) 상무의 소감은 이처럼 조심스러웠다.
최 상무는 물류센터 준공으로 '센터장'이라는 직함이 늘었다.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조선기자재조합 운영도 모자라 센터를 총괄지휘하게 된 것이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
최 상무가 물류센터에 대해 조심스럽게 언급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의 모델이자 국내 첫 동일 업종의 공동물류센터라는 꼬리표가 달렸기 때문이다. 최 상무는 "물류센터 건설은 시작에 불과하다. 아무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동일 업종 공동물류센터를 효과적으로 운영해 기업들에 이익을 주어야 한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험대"라고 설명했다. 첫 단추만 채워진 셈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험난했다. 부지 문제 등으로 진통을 겪다 3년 만에 겨우 사업 승인을 받아 지난 3월 말에 첫 삽을 떴다.
준공은 했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 물류센터의 주된 사업인 보관과 구간 운송, 순회 집하운송 사업 등의 연착륙이 해결 과제다. 최 상무는 "물류센터의 중심 업무를 원활하게 가동해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하루빨리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안정화시키고 있다"며 "정상적으로 운영되면 보관 비용은 시중 요율보다 50% 이상 낮고 운송비는 15% 정도 싸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센터 운영으로 흑자가 발생하면 운송사업 등에 투자, 요율을 더욱 낮춰 업체들이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번듯한 물류센터가 만들어졌지만 최 상무는 아직도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물류센터가 용지난과 물류비 상승으로 고전하던 업체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건설됐지만 아직 절반도 수용하지 못해 앞으로 추가 건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상무는 "현재도 용지가 없어 녹산산단을 떠나려는 기업들이 많지만 막상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면 기능인력이 떨어져 나가 마지못해 버티고 있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라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선기자재 제2의 협동화단지로 미음지구 30만 평을 부산시에 요구했고 이 가운데 1만 평을 물류센터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앞으로 2~3년 동안의 물량을 수주해 호황을 맞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채산성 악화 등으로 결코 만만치않은 난관을 헤쳐나가고 있다"며 "물류센터 추가 건설을 통해 원가를 더욱 낮춘다면 국내 조선기자재산업은 기술뿐만 아니라 가격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