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구·홍보·기획 탁월한 업무…첫 여성 지점장 등 최초 독식
- 고졸 출신 성공신화 만들어
- "기장 정관 등에 지점 개설, 문화행사 지원 등 지역공헌"

	사진=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농협은행이 지역에 금융본부를 출범시킨 것은 전문적이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고객을 최우선으로 모시면서 경쟁력 있는 농협을 만드는 데 힘쓸 겁니다." 우명자(54) NH농협은행 부산영업본부장은 새롭게 출범하는 농협은행의 지역 수장으로서 할 일이 많다는 입장을 밝혔다.

농협은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2일부터 농업중앙회와 신용과 경제 부문 등 '1중앙회 2지주회사'로 개편된다. 금융지주에는 농협은행과 농협생명, 농협손해, NH투자증권 등의 자회사가 있다.

우 본부장은 농협중앙회 농협은행의 유일한 여성 지역영업본부장이다. 은행권 중 비교적 보수적 경향이 짙은 농협에서 여성이 고위직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이다.

우 본부장은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도록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새 출발하는 농협은행을 더욱 친근한 이미지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우 본부장에게는 '최초'라는 타이틀이 늘 따라다녔다.

그는 지난 1979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금융창구 업무부터 시작했다. 입사 후 33년 동안 금융 업무뿐 아니라 홍보, 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했다. 1999년 전국 농협 최초 여성 팀장, 2003년 전국 첫 여성 사무소장(지점장) 기록도 세웠다. 그는 "여성에 대한 편견 때문에 더 열심히 뛰었다"며 "인맥을 쌓기 위해 다양한 모임을 만들기도 했고 억척같이 공부했다"고 회고했다.

이런 노력 끝에 부산대학병원 금융점포 출장소장을 비롯해 충무동 지점장, 부산시청 지점장 업무를 맡는 등 승승장구했다. 우 본부장은 각 은행이 가장 중요한 영업점으로 손꼽는 시청지점을 맡아 농협이 부산시의 부금고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 금융권 안팎에서 인정받게 됐다.

그는 "지난해 말 부산농협 직원들이 직접 투표로 뽑은 '존경하는 상사상'을 받았다"며 "직장 생활을 하며 많은 상을 받았지만 후배들이 준 이 상이 가장 자랑스럽고 소중하다"고 말했다. 고졸 창구직원에서 농협 고위직까지 오른 그의 성공 신화에 많은 사람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 우 본부장은 "딸이 금융권에서 일하는데 롤모델로 삼게 하고 싶다는 부모님이나 같은 은행권에서 일하는 여자 후배들에게서 격려 전화를 자주 받고 있다"며 "바라보는 시선이나 기대가 많은 만큼 어깨가 무거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 본부장은 농협은행이 전문화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 밀착형 은행으로 고객에게 더 다가서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한 만큼 주력 자회사인 농협은행의 마케팅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농협이 가지고 있던 친근한 이미지에다 열정과 감동까지 고객에게 전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본부장은 농협은행 부산영업본부가 출범되는 2일 중소기업 여신을 담당할 정관 지역과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해군작전사령부 등에 지점 2개를 추가로 열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농협이 토종은행으로서 지역민을 위한 금융기관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펼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우 본부장은 "농협 입사 후 대학에 진학, 사회복지학을 공부한 만큼 전공을 활용해보겠다"며 "2일 부산농협 전직원이 헌혈 봉사를 하는 것을 비롯해 농촌봉사와 문화행사지원 등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을 꾸준히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