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고처럼 부산도 결코 안심할 수 없습니다. 더욱 현실적인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지난 21일 부산 중구 동광동 한 출판사에서 만난 무나카타 요시야스(68·사진) 씨는 부산의 원전사고 위험성을 지적하며 주의를 환기했다. 그는 지난 19일 부산YWCA 강당에서 '후쿠시마가 본 체르노빌 26년째의 진실, 그리고 부산' 출판기념회를 했다. 이 책은 참여자치시민연대 부설 연구소 (사)시민정책공방이 '핵으로부터 안전한 부산'이라는 장기 프로젝트의 하나로 경성대 김해창(환경공학과) 교수가 번역해 펴냈다.

무나카타 씨는 2012년 체르노빌을 방문했다. 그 해 출판사에서 퇴직한 뒤 후쿠시마에서 살기 시작했다. 그는 "1986년 4월 체르노빌원전 폭발사고로 94개 마을이 사라졌고 현재까지도 30㎞ 권역 내는 출입금지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시민들은 원전사고를 남의 일처럼 생각하지만, 체르노빌도 직원의 사소한 실수에서 비롯된 인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는 NPO 법인 후쿠시마 지원·사람과 문화네트워크 간다 가오리(여·59) 이사장, 군지 마유미(여·60) 사무국장도 함께했다. 이 시민단체는 후쿠시마 현 출신 여성들을 중심으로 2011년 10월 도쿄에서 발족했다. 음악, 강연, 연극 등 후쿠시마 실상 알리기와 지역공동체 재구축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부산에서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도심 인근에 원전이 존재한다는 것. 간다 이사장은 "후쿠시마 원전은 도심에서 50㎞ 떨어져 있어 보이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해운대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고리원전이 눈앞에 보인다는 것은 충격이다. 사고가 나면 위험성이 그만큼 크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군지 사무국장은 "일본 정부에는 후쿠시마 마라톤 개최 등으로 안전성 홍보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안전에 대한 신뢰도는 낮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