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시사人] 손정미 아미맘스 회장

“주부들이 뭉쳐 살맛 나는 아미동 일궈 뿌듯”

  •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
  •  |   입력 : 2017-10-30 20:17:08
  •  |   본지 2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집안일만 하던 평범한 주부
- 마을 거점시설 운영 맡으며
- 쿠키 제작·목공예 등 교육
- 침체 지역 주민들과 소통
- 수익 창출·마을 변화 동시에

오밀조밀 늘어선 집 너머로 탁 트인 부산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부산 서구 산복도로 천마로에는 특별한 건물이 한 채 있다. 기차처럼 길쭉한 생김새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기찻집’이라 불리는 단층 건물이다. 3년6개월 전 고쳐 세운 기찻집은 독특한 외형만큼이나 특별한 게 하나 더 있다. 매일 오후 스무 평 남짓 공간이 40, 50대 여성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로 가득 찬다. 아기자기한 목공예품을 만들거나 고소한 쿠키를 찍어내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눈다. 아미동 산복마을의 당찬 주부 모임인 ‘아미맘스’는 부산에서 가장 침체한 지역 중 하나였던 아미동을 ‘사람 냄새 나는 공간’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손정미 아미맘스 회장이 사회적기업 ‘기찻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곽재훈 전문기자 kwakjh@kookje.co.kr
지난 27일 아미맘스 손정미(54) 회장을 만난 장소인 기찻집의 풍경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웃음꽃이 가득했다. 전날 사상구의 한 마을에서 쿠키 30세트(300개)를 만들어달라는 급한 부탁을 해와 모두가 자정 넘게 손을 걷어붙였지만, 누구 하나 피곤한 기색 없이 활기찬 모습이었다. 손 회장은 “졸린 눈을 비벼가며 쿠키를 찍는 서로의 얼굴을 보는데 ‘이 시간에 뭐 하는 짓인고’ 하면서 어찌나 웃음이 나오던지. 그러면서도 주부 회원들이 한데 모여 일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고 웃었다.

아미맘스는 10년 전 아미초등학교 학부모로 인연을 맺고 학습 도우미 등 봉사활동을 해오다 지금껏 이어진 아미동 주부 24명의 모임이다. 2014년 3월 서구가 기찻집을 새롭게 고쳐 마을 거점시설로 세우자 ‘왕언니’ 손 회장을 중심으로 뭉친 아미맘스가 시설 운영을 맡았다. ‘기찻집 예술 체험장’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붙이고 카페·체험장·작업장·마을공동체 공간으로 바꿨다. 기찻집이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난 것이다. 회원은 쿠키·빵 제작부터 목공·바리스타·미니어처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등을 직접 운영하며 수익을 내고, 아미동으로 외지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손 회장은 “평범한 가정주부가 전문 자격증을 딴 강사 등 재취업한 당당한 중년으로 변신했다. 사회적경제가 곁들여진 아미맘스가 마을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간다”고 말했다.

아미맘스 회원들은 초창기에는 ‘가정주부가 무슨 일이냐. 능력도 없고 아무 일도 못 한다’는 핀잔을 들었다. 손 회장은 “줄곧 집안일만 하다 보니 자신의 존재가치를 잘 느끼지 못하고 열등감에 사로잡히거나 자식 교육에 과하게 집착하는 여성이 많았다. 저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찻집에 모인 회원은 스스로 자립 의지를 키워나가면서 작지만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 스스로 가치 있는 일을 찾고 직접 돈도 버니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당당해진 것이다. 손 회장은 “낯가림이 심하고 표정이 늘 어두침침하던 한 회원은 얼굴도 밝게 펴지면서 가정이 화목해졌다. ‘공부 공부’하던 엄마도 일이 생기니 아이를 여유롭게 바라보고 존중해주면서 관계도 더 좋아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손 회장은 아미동 엄마의 변화가 마을 공동체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주민은 기찻집에 모여 아미맘스 강사에게 교육을 받거나 제품을 만들면서 수익을 나눠 갖는다. 손주, 며느리, 시어머니뻘 되는 주민을 모아 댄스동아리를 만들고, 마을 축제를 준비한다.

손 회장은 “‘예전보다 지금이 훨씬 사람 살맛이 난다. 이젠 여기서 오래 살고 싶다’는 어르신의 말을 들을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며 “아미맘스와 주민들이 함께 꾸려 갈 아미동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2. 2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3. 3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4. 4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5. 5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6. 6“한국 핵 잠수함·전작권 전환, 美 민주 승리로 제약 커질 듯”
  7. 7‘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8. 8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9. 9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6일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3. 3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4. 4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5. 5곽규택 “산은, 대한항공이 통합 LCC 부산 설립 거부시 호반지원해야”
  6. 6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7. 7양당 모두 400억 토해낼 위기..선거법 개정 화두로
  8. 8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9. 9부울경 全 국회의원 회생촉구 서명…노동청, 지광 출석 요구
  10. 10이준석 "지광, 현금잔고 70억 증명서 제출하고 34억 원 체납, 이상한 일"
  1. 1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2. 2‘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3. 3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4. 4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5. 5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6. 6수능날 증시 10시 개장…애프터마켓 오후 5~8시
  7. 7한 달 새 금융사 37곳 47만 건 해킹…털린 돈도 10억
  8. 8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9. 9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10. 10부산 ‘에이지테크’ 해외 노크…日 시니어 시장 진출 길 열어
  1. 1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2. 2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3. 3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4. 4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5. 5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6일
  7. 7황령산 봉수대 영문 안내판 설치키로
  8. 8문 전 대통령 거제생가 복원, 진통 끝 시의회 통과
  9. 9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10. 10김해·전주시장 “특례시 기준 낮춰달라”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3. 3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4. 4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5. 5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