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운동계의 대부 김희로(사진) 부산발전시민재단 이사장이 지난 9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1933년 함경남도 흥남에서 태어난 고인은 대학 시절부터 백기완 선생 등과 농촌계몽운동을 벌였다. 백 선생은 고인의 절친한 벗이었다. 1960년대 들어서 고인은 장준하, 백 선생 등과 함께 군사정권에 맞섰다. 유신 헌법 반대 100만 인 서명 운동을 벌여 중앙정보부에 끌려가기도 했다. 1980년에는 정권의 눈을 피해 부산으로 활동 영역을 옮겼다.
지역을 향한 그의 헌신은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고인은 1987년 부산민주시민협의회 부회장을 역임하며 민주화를 이끌었다. 협의회에는 송기인 신부, 최성묵 목사, 노무현·문재인·김광일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1987년에는 부산에서 박종철 열사 추모 행사를 열어 재판을 받았다. 당시 변호사는 문 대통령이었다. 1994년에는 부산에 우리물산장려운동본부를 만들어 이사장을 맡아 시민계몽운동을 벌였다. 같은 해 하얄리아 부대 반환 운동을 벌여 지금의 부산시민공원이 탄생하는 데 이바지했다. 최근에는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가덕신공항 유치에 힘을 보탰다. 반일 운동에도 적극적이었다. 고인은 2005년 일본이 다케시마의 날을 지정한 데 맞서 ‘독도학당’을 운영했다. 2010년부터는 우키시마호 사건 희생자를 위한 추모회와 위령제를 올려왔다.
박인호 장례위원장은 “늘 현실 속에서 부산시민 다수의 행복을 위해 직접 나서며 시민만을 위한 운동을 강조하셨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빈소는 부산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2일 오전 10시 남천성당. 유족으로는 곽은영 여사와 원석(양산성당 주임신부) 원명(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씨가 있다.(051)933-7480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