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울산·경남서 1차 운동 벌여
- “보편적 보급 위해 성금 모아 전달
- 종교 상관없이 모금에 동참 부탁”
“코로나19 백신이 선진국 강대국 만의 전유물이 돼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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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삼석 천주교 부산교구장이 백신 나눔운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
손삼석(주교·66) 천주교 부산교구장은 14일 이 같은 당부로 최근 시작한 ‘백신 나눔 운동’에 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천주교 부산교구는 지난 4일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아 부산 울산 김해 양산 밀양 신자를 상대로 ‘1차 백신 나눔 운동’을 시작했다. 백신 나눔 운동은 코로나19 백신을 구매할 여력이 안 되는 개도국 국민을 돕기 위한 성금을 모아 교황청에 전달하는 캠페인으로, 다음 달 23일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 계속한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여러 차례 백신의 ‘보편적 보급’을 강조하며 “전 세계가 책임을 갖고 백신 유통 지연을 극복해 가난한 나라의 백신 유통을 촉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국내 천주교 16개 교구는 지난해 가을과 올해 봄 주교회의 때 백신 나눔 운동을 논의했고, 서울 대전 인천에 이어 부산 교구에서 모금을 시작했다. 교구별로 백신 구매 기금을 모아 교황청에 보내면 교황청이 도움이 필요한 나라와 다국적 제약 기업 사이에서 중계를 맡는 식이다. 다행히 교우들의 호응이 좋아 운동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부산 교구에서만 4600만 원가량 기금이 모였다.
그간 미국 등에서 가난한 이민자나 개도국 국민의 백신 접종을 독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실제 운동으로 이어간 것은 대한민국 천주교가 처음이다. 손 주교는 “미국이 인구의 4배에 달하는 12억 회분(dose·1회 접종분), EU가 18억 회 분, 영국이 4억5000만 회 분의 백신을 계약을 통해 확보했다”며 “반면, 아프리카는 54개국 중 10개국 만 접종을 시작했다. 수 년간 아프리카 12억 인구의 백신 접종이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이런 나라에 도움을 주자는 게 운동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부산교구는 오는 6월 6일 그리스도 성체 성혈 대축일에 2차 모금 운동을 해 조성한 기금을 1차 운동 기금과 합쳐 교황청에 전달할 계획이다.
손 주교는 “전 세계적 위기를 맞아 인류가 공존을 모색하는 실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팬데믹 상황에서 선진국 만 자국민의 면역을 높여봐야 소용 없다. 가난한 국가 국민이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하면 재확산의 위험은 계속될 것”이라며 “일반인도 운동에 동참하길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부산교구는 지난해 코로나19 발발 이후 기금 7억9800만 원을 모아 6억 원 가량을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부산의료원 등 지역 단체와 신천지 사태가 터진 대구 의료시설에 전달했다. 손 주교는 “코로나19 이후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자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이주노동자가 사각지대에 놓였다. 이런 이들을 많이 도왔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대한민국 주교회는 미얀마 사태에 문제 의식을 갖고 미얀마 군부를 상대로 성명서를 냈다. 손 주교는 “미얀마 교회에 서울교구와 부산교구가 각각 5만 달러, 3만 달러를 보냈다. 하루 빨리 미얀마 군부사태가 종식돼 민주화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일상 속 방역 지침 준수도 공존을 위한 필수 요소다. 손 주교는 “n차 감염 차단을 위해 미사 중에도 신도의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 지침 준수를 강조한다. 미사 봉헌 때도 교우의 성가 합창을 엄격하게 금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때일 수록 주변에서 활로를 찾는 게 중요하다. 교회도 팬데믹 전보다 미사 참여 신자 수가 30%가량 줄었지만, 유튜브 온라인 메신저같은 매체로 신앙 활동을 챙기는 등 포스트코로나19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