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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영의 '사람&세상' <9> 해양과학 선도 ‘국제해양연구위’ 아시아권 최초 의장 유신재 박사

“日 원전수 정화 제대로 되는지, 한국이 샘플 등 공유해 감시해야”

  • 선임기자 ksyoung@kookje.co.kr
  •  |   입력 : 2021-04-20 19:15:21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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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美에 유화책 폈을 가능성 커
- IAEA조사 진행되면 中과 함께
- 전문가 조사단에 꼭 포함시켜야
- 데이터 확보 땐 美도 반박 못 해

- 오염 수산물 실질적 위험 요소
- 제3국 통한 유입 검역 강화해야
- 가능한 전 시나리오 대비 필요

- 환경 변화 따른 식량난도 문제
- 해양 분야 단독 조사 불가능해
- 국제협력·공동연구 중요 과제

그는 해양생태학 분야 전문가다. 지구 온난화와 연안 오염 등의 환경 변화가 바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연구해 왔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세계의 대표적 해양학술기구인 국제해양연구위원회(SCOR) 의장으로 선출돼 활동 중이다. 1957년 설립된 이 기구에서 아시아권 의장이 탄생한 것은 최초라 관심을 더 모은다. 그를 만나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바다 방류 결정 문제와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 위기, 대처방안 등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대표적 국제해양학술기구인 ‘국제해양연구위원회’의 유신재 의장이 부산 영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를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은 정밀한 조사와 철저한 수산물 검역 등을 통한 과학적 데이터 확보에 있다”고 말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한 반발과 우려가 높다.

▶먼저, 이 문제는 SCOR와 상관없이 한국 해양과학자 입장에서 말하는 것임을 밝혀둔다. 방류에 따른 유입 경로를 예상하면, (오염수가) 해류를 따라 북태평양 일대를 한바퀴 돌아오게 된다. 그 기간이 3~5년인데, 여기에서 대마난류를 타고 우리 해역으로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해류만 타는 게 아니다.

-그 말은 어떤 의미인가.

▶해류는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데, 연안에는 ‘와류’로 불리는 것이 있다. 즉 바닷물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고 주위로 확산하는 걸 말한다. 이것이 해류와 반대로 흐른 후 대마난류를 타고 우리 쪽에 유입될 수 있다. 이런 와류를 통하면 몇 개월도 걸리지 않고 단기간에 들어오게 된다.

-다른 문제점은 무엇인가.

▶일본 측이 (관련 정보를) 불투명하게 감출 가능성이 꽤 있다고 본다. 예컨대, 수산물에서 관리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점이다. 후쿠시마 앞바다와 20㎞ 이내 수산물이나 해양생물은 일본 자체 조사에서도 오염농도가 아주 높게 나왔다. 그처럼 체내 방사능 수치가 높은 수산물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우리에게 들어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는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위험성이 가장 큰 요소다.

그런 점에서 유 박사는 우리 해역에 대한 족집게식 관측을 내세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의 해수 순환 예측모델을 활용해 오염수가 들어올 수 있는 루트에서 정밀 조사를 펼치고, 발생 가능한 여러 시나리오를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검역체계를 최대한 가동해 오염 수산물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할 것을 강조한다. 후쿠시마와 일본은 물론 제3국을 통한 유입 가능성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일본의 방류 결정을 사실상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짐작하건대) 일본 측이 사전에 미국 정부나 전문가들에게 어떤 식이든 영향을 줬지 싶다. 30년이 넘은 국제 공동연구 경험으로 볼 때 그들(일본)은 뒤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서 그런 걸 잘한다. 미국 입장에서는 후쿠시마 수산물을 수입하지 않고 자국 피해도 거의 없다고 보니까 일본 측의 손을 쉽게 들어준 것 같다. 일본과의 (외교)관계도 고려하지 않았나 싶다.

-일본 측이 미국 대상으로 로비 혹은 유화책을 폈다는 얘기인가.

▶그렇게 추정할 수 있다. 그럴 가능성이 있다.

-앞서 얘기한 일본의 불투명한 행태 등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겠는가.

▶외교적 관점에서 볼 때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한) 위해 가능성을 언급하면, 일본은 아마도 IAEA 파견 전문가들과 (검증에 대해) 뭔가 진행할 용의가 있다고 나올 듯하다. 그러면 우리는 IAEA에 압력을 넣어서 한국 중국 전문가들이 거기에 반드시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 방류 절차상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 외 필요한 사항을 지적한다면.

▶우선은 일본의(오염수) 처리시설에 대한 구체적 규모, 그리고 처리수 자체에 대한 샘플을 우리가 공유해야 한다. 즉 처리시설에서 나온 물을 우리가 주기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그들이 실제로 (처리를)잘 지키고 있는지 등 방류의 각 요소마다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 확인할 수 있어야 하겠다. 그리고 강조하고 싶은 것은 결국 국제사회를 움직이는 힘은 과학적 데이터 확보에 있다. 그것이 가장 강력한 무기다. 우리가 철저한 해양조사와 관측, 수산물 검역 등으로 과학적 자료를 갖는다면 미국도 그런 식으로 나오지는 못할 것이다.

유 박사는 일본의 오염수 문제뿐만 아니라 전 지구의 기후변화(온난화)가 초래할 위기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피해 규모가 엄청나고 상상하기 힘들 정도라는 말이다. 특히 해양 환경 변화로 인한 식량 조달난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우리 인류는 식량의 양과 질 면에서 해양의존도가 굉장히 크다. 그런데 기후변화는 해양의 자연생산력을 전반적으로 감소하게 만든다. 즉 생태계 변화로 바다 플랑크톤이 줄어들면 그것을 먹고 사는 물고기들도 당연히 감소한다. 또한 수온 상승으로 상당수 어종이 북상하게 된다.

-그 식량이 얼마나 감소할까.

▶아직 관련 데이터가 부족해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으나, 향후 100년을 가정해도 절반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전 세계 어획량은 이미 정점에 이르렀다. 지난 10년간 거의 정체되었다. 남획이나 어획기술 발달에 비해 단위 노력당 어획량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질적 면에서는 어떤 문제가 있나.

▶우리가 수산물에서 얻는 단백질이 전체 단백질 소비의 절반이 넘는다. 특히 오메가3라는 지방산은 거의 대부분이 해양에서 나온다. 이것은 필수 지방산으로,우리 인간이 자체적으로 합성을 못한다. 모든 척추동물은 성장단계에서 이것이 없으면 제대로 성장이 안 된다.

어획뿐 아니라 수산양식에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 종전에 보지 못했던 질병이나 기생물이 쉽게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 박사는 “예를 들어 바지락만 해도 그 안에 기생하는 생물이 훨씬 증가하고, 그 때문에 폐사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어획이 아닌 양식으로도 대체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인데.

▶기후변화로 인해 육지 강수량이 늘어나면, 바다로 유입되는 민물량도 그만큼 증가한다. 이 때문에 수온이 오르고 바다 염분량은 낮아진다. 그러면 바다의 윗물과 아랫물이 잘 섞이지 않아 생산력이 떨어지게 된다. 특히 남해안 일대에는 강 하구들이 꽤 있어서 양식생물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은 예측연구가 착실히 이뤄져야 한다. 한반도 해역에서, 그리고 (더 좁게는) 우리 연안역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체계적으로 정확히 예측한 결과는 아직 없는 상태다. 이런 연구를 진행하는 게 필요하다.

사실 지구의 해양은 한덩어리나 마찬가지다. 어디에나 다 연결돼 있다. 지구 전체를 봐야지 어느 한쪽 바다만 들여다봐서는 변화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어떤 나라도 단독으로 해양을 조사하기는 힘들다. 인력·기술에서 세계 최강인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그 점에서 해양 분야는 국제 공동연구와 국제협력이 가장 핵심을 이루고 중요한 과제다.

-국제해양연구위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어떤 활동을 펼칠 것인가.

▶유엔(UN)이 인류의 생존과 지속 가능한 목표로 17개를 정했는데, 그 중 해양에는 ‘오션 데케이드’(ocean decade)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는 올해부터 10년간(2021~2030년) 모든 나라가 동참해 해양 관련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그 궁극적인 목표에는 깨끗하고 건강한 바다, 생산력 높은 바다, 예측 가능하고 안전한 바다 등이 있다. SCOR가 이를 과학적 측면에서 적극 지원하려고 한다. 예컨대 SCOR에서 해마다 여러 연구프로젝트의 워킹그룹을 공모로 선정하는데, 오션 데케이드에 얼마나 기여할 것인지를 평가기준의 하나로 삼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 임기(지난해 10월부터 4년간) 중에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 유신재 박사 프로필

1955년생. 국제해양연구위원회 한국 대표(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자문위원(현), 한국해양연구원 생물자원연구본부장(전), 북태평양해양과학기구(PICES) 과학평의회 의장(전), 미국 뉴욕주립대 졸업(생태학 박사)


◇ 국제해양연구위원회(SCOR)

-Scientific Committee on Oceanic Research

-1957년 설립된 대표적 국제해양학술기구(비정부 기구)

-해양 분야 현안 논의 및 해결 목적. 현재 34개 회원국

-최근 유엔(UN) 국제해양과학 10개년 계획 지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공동 연구 등 진행

선임기자 ksyo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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