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원 개설 이후 70년 만에 출범
- 등록금·인권 문제 등서 해결 앞장
- “인재 수도권 유출 막을 방안 고심”
지역 거점국립대인 부산대의 대학원은 1954년 개설됐다. 그런데 대학원 총학생회는 약 70년 만인 지난해 5월 처음 만들어졌다. 올 들어 총학생회는 매년 법정 최고상한으로 치솟던 대학원 등록금 인상률을 의미 있게 방어해낸 데 이어, 위안부 역사를 왜곡한 하버드대 존 마크 램지어 교수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일반대학원생 4000명의 권익을 대변하는 양현보(30·심리학과 박사과정) 총학생회장을 지난 13일 만나 학생회를 꾸린 이유와 포부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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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현보 부산대 대학원 총학생회장. 김종진 기자 |
“전국 대학에서 총학생회가 없는 학부를 찾기 어렵습니다. 반면 대학원엔 총학생회가 있는 경우가 드물죠. 그런데 학생과 노동자의 경계에 있는 대학원생에게야말로 권익을 대변해줄 총학생회가 필요합니다.” 양 회장이 밝힌 총학생회 설립 사유다. 이 때문에 지난해 대학원생 총학생회는 출범과 동시에 ‘대학원생 권리장전’을 개정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해 1기 총학생회에서는 부회장을 맡았던 양 회장은 “부산대 인권센터와 법학과 교수들의 자문을 구해 권리장전을 다듬었다. 대학원생의날 제정을 비롯해 각종 대학원생 편의사업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한계가 컸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가장 예민한 이슈인 등록금 인상 첫 ‘방어전’에서 총학생회는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학부 등록금 동결을 내건 대학본부가 대학원생들에게는 또다시 최고 상한률인 1.2%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동문 위원 등과 조율한 결과 0.6% 인상 타협을 이뤘다. 양 회장은 “학부와 달리 대학원생에겐 몇 년간 예외 없는 최고 상한률이 적용돼 왔다. 더욱 놀란 건 대다수 학우가 이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라며 학생 자치기구의 필요성을 새삼 되새겼다고 밝혔다.
대학본부는 새로운 학생 자치기구 설립을 환영했다. 양 회장은 “일반대학원생 수가 4000명에 달한다. 중요한 구성원인 만큼 대학본부로서도 학교 정책 등을 논의할 때 대학원 의견을 필요로 하는데, 그간 자치기구가 없어 대학원생들의 일치된 의견을 받기 힘들고 이에 따른 어려움도 컸다”며 “총학생회 설립 과정에서 대학본부 측이 호응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2년 차를 맞은 총학생회는 학생과 노동자의 경계선상에 있는 대학원생의 복리 증진 및 보장을 우선순위에 놓고 활동할 계획이다. 양 회장은 “대학원은 단대마다 처우 등 특성이 매우 다르다. 통상 이공계에 비해 인문계열 학과에 대한 지원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며 “실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가장 많았던 요구는 ‘대학원 연구를 위한 공간 확보’였는데 인문사회계열에서 이 같은 목소리가 높았다”고 말했다. 비교과 과목 설립, 인권 보호 등 요구를 관철해 복리를 증진하는 한편 이 같은 편차 문제를 극복하는 것 또한 총학생회의 숙제다.
양 회장은 또 “우리 대학 학부를 졸업한 인재가 수도권 등 다른 학교로 유출되는 것은 선배 대학원생으로서도 안타까운 문제”라며 “대학원 연구실을 개방하는 ‘오픈 랩 데이’ 운영 등을 통해 학부생들에게 대학원 진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인재를 우리 대학원이 흡수하는 등 협력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