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태생 잊지 않고 새출발 약속
- 온·오프라인 장점 결합 성과 내고
- 우수영화 발굴 등 내실 기하겠다”
“영화제가 어떻게 지역사회에 더 깊게 뿌리내릴 것인지를 임기 첫해의 중요한 과제로 삼고 고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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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문영 BIFF 집행위원장이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서정빈 기자 |
5일 허문영(59)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은 이런 이야기로 임기 1개월 차를 맞은 영화제 수장의 포부를 대신했다.
BIFF는 과거 ‘다이빙 벨’ 사태를 겪으며 ‘성역화’ 돼 시민사회와 멀어졌다는 지적을 받으며 지역사회를 위한 역할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일각에서는 영화제가 ‘영화인의 전유물’로 자리매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허 위원장은 “우리가 가장 뼈저리게 깊이 반성하고 크게 고민하는 문제다. ‘앞으로 줄기는 더 높이, 뿌리는 더 깊이 키우는 쪽’으로 영화제를 끌고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영화제가 지역에서 만들어진 이후 지역민의 세금으로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자라고 성장했다. 부산이라는 뿌리를 소홀히 하면 쪼그라들거나 말라죽는다. 어떤 식으로든 ‘뿌리 깊이 내리기’ 전략을 시도해 10월 영화제 때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영화 산업 전반이 위축돼 사정은 녹록지 않다. 이런 여파로 지난달 29일 열린 전주국제영화제도 상영관의 33%만 관객을 받은 채 온·오프라인 개최를 병행했다. 허 위원장은 “영화제는 축제고 사람이 모여 감정을 나누고 연대하는 자리인데, 온라인 상영은 그 역할에 한계가 있다. 올해 BIFF는 오프라인 상영이 가진 ‘군집’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온라인 부대행사의 효용을 더해 지금보다 더 풍성한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BIFF는 올해 상영작 수가 예년보다 주는 등 축제의 규모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허 위원장은 “해외 게스트 초청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영화진흥위원회와 부산시 지원 예산도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보다 20% 정도 줄었다. 시 추경 여부는 우리의 의지 밖 일이고, 현재 25억 원 정도 계획한 민간 협찬도 야외 이벤트 등이 줄어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결국 주어진 예산에 맞게 축제 규모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허 위원장은 “올해 영화제가 소개하는 작품의 질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오는 7월 프랑스 칸 영화제에 우리 프로그래머를 보내 현지의 우수한 영화를 발굴하게 할 것”이라며 “해외 주요 영화제에서 소개되지 않은 작품도 외국 제작사와 개별 접촉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위원장은 2002년부터 4년간 BIFF 프로그래머로 일했고,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부산시네마테크 원장으로, 2011년부터 최근까지 영화의전당 영화처장을 거쳐 프로그래머 디렉터로 재직했다. 허 위원장은 “부산은 서울 충무로가 하지 못하는 일을 고민해야 한다. 영화 문화까지 아우르는 쪽으로 영화산업을 키워야 한다. 우리 영화제도 작은 영화제와의 상생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여 년 전 BIFF에서 일할 때는 지역사회의 지지가 열렬했지만, 지금은 엄격한 바깥의 시선을 느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옛 방식을 버리고 새출발 할 것이다. 조금 여유를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