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루게릭병과 사투를 벌여온 소설가 정태규(사진)가 14일 별세했다. 향년 63세.
병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2012년 이후 급속히 악화되는 병세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집필 활동을 멈추지 않았던 그는 최근까지도 안구마우스에 의지에 글을 써 나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과 사의 경계에서 삶의 기쁨을 얘기하며 역설적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온 것이다. 워낙 뛰어난 작가이기도 하지만 드물게 따뜻한 심성으로 주위에 항상 사람이 넘쳐났던 그가 루게릭에 걸린 사실을 전한 후, 지역 문학인 동료들의 슬픔은 유난히 컸다.
병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직후 에세이집 ‘꿈을 굽다’를 낸 이후 2014년 평론집 ‘시간의 향기’와 소설집 ‘청학에서 세석까지’를 썼다. 병의 고통이 극에 달했을 지난 2017년에는 병상에서 생의 기록 ‘당신은 모를 것이다’를 펴냈다. 그를 끊임없이 응원하고 함께 아파했던 많은 동료들은 정작 그의 죽음 앞에서 황망함과 슬픔을 표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정태규 소설가는 199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고 제1회 부산소설문학상을 받았다. 몇 권의 소설집과 평론집, 에세이를 펴냈다. 열심히 가르치는 고교 교사이기도 했고, 부산작가회의 회장과 부산소설가협회장 등 지역 문단의 중요한 책무도 맡았다.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12호실, 발인은 16일 오전 9시 40분, 장지는 분당메모리얼 파크다.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