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안 지켜 넘어짐·떨어짐 사고
- 법 강화·근로감독 권한 이양 필요”
“부산에서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산업재해 사고가 넘어짐 떨어짐 끼임 등입니다. 이를 ‘후진국형 산재’라고 부릅니다. 기본적인 안전 규칙만 지키면 충분히 줄일 수 있는 유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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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병수 부산노동권익센터장이 지역 산재사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부산노동권익센터에서 만난 석병수(54) 센터장은 25일 부산 산재를 ‘후진국형’ ‘재래형’이라고 강조했다. 선진국이라고 자화자찬하는 대한민국 노동 현장은 아직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후진국형 산재가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난다는 점이다. 국제신문은 반복되는 산업재해를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산업재해 네버 어게인(Never Again)’ 시리즈를 최근 기획 보도했다. 석 센터장에게 보도에 대한 의견과 안전한 일터를 위한 방법을 물었다.
석 센터장은 반복되는 산재의 원인은 “기업과 노동자 모두에 있다”고 단언했다. “사용자는 산재를 예방하기 위한 인력과 장비 등을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는 사건을 위한 비용 쯤으로 여긴다. 노동자는 착용하는 안전 장비가 걸리적거리니 ‘작업에 방해가 된다’며 벗어버린다. 결국 ‘산재는 남의 일’이라는 불감증이 사고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양 노동자의 노동 환경이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해양 분야는 근로기준법 사각지대다. 우리 센터도 선원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손을 쓰지 못하는 형편이다. 해상에 있는 경우에는 접근도 안 되고, 항만 등은 출입 금지 시설이라 조사를 나갈 수도, 도움을 줄 수도 없다”고 말했다. 석 센터장은 “산재 관련 통계 자체에 포함이 안 돼 있다. 먼저 이것부터 조사를 시작하고 통계를 만들어야 실질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곧 시행될 중대재해특별법에도 사각지대가 많다고 지적한 그는 “부산 사업장의 80.5%가 법 적용을 안 받는 5인 미만 사업장이다. 5인 이상 50인 미만은 무려 98.8%인데 법 적용이 3년간 유예된다”며 “법 시행은 내년 1월로 다가왔지만 지역 노동자는 법의 보호를 당장 받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법 강화와 근로감독 권한의 지역 이양도 주문했다. 석 센터장은 “영국은 산재 사고가 많기로 악명 높았는데 ‘기업 살인법’을 시행한 후 사고가 급격히 줄었다. 우리나라도 늘어나는 추세를 꺾기 위해서는 중대재해특별법을 그 수준으로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처벌을 강화하는 것과 함께 예방 활동을 적극 전개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는 근로감독 권한이 노동청에 집중돼 있어 인력 문제 등으로 이 부분은 풀 수 없다. 근로감독 권한 일부를 지역이 가진다면 이런 문제를 상당 부분 풀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경기도 등은 이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 문제는 생명과 관련돼 있어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란다. 처벌을 강화하는 한편, 교육 등 인식개선 사업을 병행한다면 ‘노동 환경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