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비지원 복지시설 임금 기준 마련
- 호봉제 도입·각종 수당 지원 필요
부산의 사회복지사는 1만5000명 수준이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진 인원은 8만2000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 중 현장에서 일하는 인원이 이렇다. 최근 지역 사회복지사의 사기가 크게 오르는 ‘경사’가 생겼다. 바로 제대로 된 임금 산출 근거조차 없이 일했던 사회복지사에 대해 부산시와 시의회가 전격적으로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체계 구축을 위한 예산을 대폭 책정(국제신문 지난달 17일자 8면 등 보도)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부산사회복지사협회 황소진(55) 회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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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사회복지사협회 황소진 회장이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황 회장은 2019년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뒤 가장 먼저 사회복지사 임금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경성대 사회복지학과 김영종, 신라대 사회복지학과 손지현 교수의 도움을 받아 5개월 동안 부산지역 사회복지 관련 21개 직능 단체를 전수조사했다. 황 회장은 “실태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회복지사의 열악한 임금 실태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건, 조사 대상에 포함된 소규모 직능 단체의 감사 표현이었다”고 털어놨다. 여성 청소년 등 소규모 직능 단체는 시가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과제에서 누락돼 이곳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는 얘기다.
부산사회복지사협회는 실태 조사를 기반으로 지난달 16일, 사회복지사 499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부산시청 앞에서 열었다. 이들이 주장했던 건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이었다. 시비를 지원받는 사회복지시설은 명확한 임금 테이블에 따른 호봉제가 책정된 반면, 국비 지원 시설에는 임금 기준이 없어 사회복지사들이 최저임금을 받는다는 이유에서다. 이 집회에는 시비 지원 시설 소속 사회복지사까지 대거 참여해 평등한 임금 체계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2004년 전체 시 예산 중 복지 관련 예산을 20%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을 요구한 뒤 16년 만의 집회다. 현재 복지 예산은 40% 수준이니, 당시 이들이 요구했던 주장을 계기로 시가 본격적으로 복지 예산을 증액하며 소외계층을 체계적으로 돌보게 된 셈이다.
이번 집회도 성공적이었다. 시에서 처음 책정한 예산에 시의회가 45억8000만 원을 증액해 112억8000만 원이라는 거액이 책정됐기 때문이다. 여성권익센터와 아동공동생활시설 등 사회적으로 관심이 덜 미치는 시설 종사자를 위한 기본급 지급의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황 회장은 “사회적 약자의 생활을 돕는 시설은 8시간 근로로 부족하다. 항상 야근에 시달리는데, 이들에 대한 수당은 지급되지 않을 정도로 열악하다. 기본급 기준이 마련됐으므로, 앞으로는 호봉제와 각종 수당 지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임기를 마치고 본업인 사회복지사 업무로 복귀한다. 협회장 임기를 마친 뒤에도 여러 사안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그는 “전체의 22%에 이르는 비정규직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복지 수요가 많아지는 만큼 사회복지사의 처우 개선은 꼭 필요하다. 박형준 시장과 시의회가 뜻밖의 선물을 준 것은 이런 현안을 이해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