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년 헌신 공로 국민훈장 모란장
- 통일염원 국토순례 등 다양한 활동

“항상 낮은 곳에서 묵묵히 섬기는 봉사자들과 십시일반 후원해 주는 분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부산국제장애인협의회 강충걸 회장이 장애인 봉사활동에 나선 계기를 설명하고 있다.

강충걸(㈜파나컴 대표) 부산국제장애인협의회장은 지난달 제42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지난 40년 동안 헌신적인 봉사정신으로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친 결과다.

30대 초반부터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에 나선 강 회장은 30대에 부산시장 표창, 40대에 보건복지부 장관상, 50대에 대통령 표창, 60대에 국민포장을 차례로 받은 데 이어 일흔이 넘은 나이에 최고 영예인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강 회장이 본격적으로 장애인 봉사에 나서게 된 계기는 월남전 참전이다. 그는 “해병 청룡부대 소속으로 월남전에 참전해 전우들이 전사하거나 크게 다치는 것을 수도 없이 목격했다. 전역 후 사회에 나가면 이들을 위한 활동을 하겠다고 다짐했고, 실천한 것이 오늘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강 회장의 장애인 봉사활동은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부산지체장애인복지회와 고아 장애인 자활 모임 등을 설립한 그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운전면허 취득·정보화 교육, 시 낭송 아카데미 및 전국 장애인 시 낭송 경연대회 개최, 장애인 가족사랑행복나눔대회, 자기계발도서관 운영 등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강 회장은 수많은 활동 중에서도 ‘통일 염원 국토순례’를 가장 먼저 꼽았다.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아 1991년 ‘한라에서 백두까지’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한 행사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강 회장은 “2005년 9월 장애인과 비장애인 봉사자 475명이 금강산에 갔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장애인들이 포기하지 않고 마침내 금강산을 오르는 모습을 보고 뭉클했다”면서 “북한 땅에서 백두산과 한라산, 금강산의 물과 흙을 하나로 묶는 합수·합토제를 했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강 회장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2005년부터 올해까지 17년째 매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새해가 되면 부산사랑의열매를 찾아 한 해 동안 가족이 모은 성금을 기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강 회장은 “결혼할 때부터 가훈을 ‘낮게 살고, 높게 생각하라’고 정했다. 누군가에게 알려지길 원해서가 아니라 묵묵히 할 일을 해왔을 뿐이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하면서 도움을 받은 이나 기관, 단체도 셀 수 없이 많다. 강 회장은 “특정한 분이나 단체를 거론하면 다른 분들이 서운해 할 수 있다”면서도 “은산해운항공㈜ 양재생 회장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는다. 그의 모토인 ‘된다! 된다! 잘 된다! 더 잘 된다!’는 초긍정 에너지가 봉사활동에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봉사활동에 나서고 싶지만 망설이거나 주저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여유가 있고 형편이 나아진 뒤 봉사하겠다고 생각하면 이미 늦다. 지역 곳곳에 장애인이나 어려운 이웃을 위한 단체나 기관이 많은 만큼 오늘 당장 그곳을 찾아 다양한 방법으로 봉사를 시작하길 바란다”고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