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가 향년 9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이옥선 할머니가 2019년 10월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방문해 소녀상을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나눔의집은 지난 26일 밤 9시44분 경기 성남시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고 27일 밝혔다. 고인이 별세하면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현재까지 총 230명이 사망했으며 10명이 생존해 있다.

고인은 1928년(주민등록상 1930년) 대구에서 태어나 14살 되던 해 1942년 일본인으로부터 취직시켜주겠다는 권유를 받고 중국으로 강제 연행돼 3년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고된 삶을 살았다. 1981년 귀국해 1991년 위안부 피해자를 처음으로 밝혔던 고 김학순 할머니에 이어 2년 뒤 한국 정부에 위안부 피해 사실을 알렸다.

2014년부터 나눔의집과 충북 보은군의 집을 오가며 생활하다가 2018년부터 나눔의집에 정착했다. 고인은 생전에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나눔의집 할머니들과 연대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는 등 여러 활동을 전개했다. 2013년 8월 다른 피해자 할머니 등 12명과 함께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7년 5개월 만인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승소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당시 재판부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여 “원고들에게 1인당 1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고인의 별세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김 장관은 “이옥선 할머니께서 오랜 기간 노환으로 고생하셨다. 생전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기를 그 누구보다 열망하셨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여가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분들께서 편안한 여생을 보내실 수 있도록 면밀히 살펴 지원하는 한편, 피해자분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인의 유족으로 딸과 조카가 있다. 빈소는 경기 광주시 경안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29일 오전 8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