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0도 거침없는 정상 조망
- 통천문 등 다양한 볼거리 가득
- 1994년부터 개발된 양촌온천
- 산행 뒤 여유롭게 즐길 수 있어
- 4·3삼진의거 발상지인 성구사
- 산 오르기 전 둘러보면 좋을 듯
북쪽으로 깊숙하게 올라온 진해만의 서쪽 진동 일대는 700m대의 서북산과 여항산과는 거리를 두고 400~500m대의 고만고만한 산이 물결치듯 이어진다. 대부분 소나무가 우거진 육산이다. 그런데 2번 국도를 따라 진동면에서 진전면으로 접어든 순간 국도 남쪽에 불쑥 솟은 바위 봉우리가 시선을 끈다. 동서로 길게 누운 능선 중간에 솟은 이 봉우리가 층층이 바위가 쌓인 모양을 이룬 적석산이다. 동쪽에는 국수봉, 서쪽에는 칼봉을 거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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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구사에서 산행을 시작해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면 372m 봉 직전에 북쪽으로 열린 바위 전망대를 만난다. 깎아지른 듯한 바위 벼랑 위의 전망대에 서면 정면의 인성산과 서북산 여항산 등 주변 산과 2번 국도 주변의 진전면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마지막 온천산행지로 경남 창원의 양촌온천을 품은 국수봉(475m)과 적석산(積石山·497m)을 찾았다. 적석산에서 2번 국도 건너 북쪽 인성산 자락에 있는 양촌마을에 양촌온천이 자리하고 있다. 인근의 마금산온천과 부곡온천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양촌온천은 그런 만큼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양촌리와 동산리에 걸쳐 있어 동산온천 또는 마빈온천으로도 불리는 이 온천은 1994년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됐다. 2번 국도 임곡교차로에서 내려 일암마을 방향으로 가다 보면 도로변에 온천이 여러 곳 영업하고 있다.
적석산 등산은 보통 적석산공영주차장 위의 일암저수지를 기점으로 많이 이용한다. 일암저수지에서 적석산 좌우로 올라가는 두 갈래 등산로를 오르내리며 원점 회귀 산행을 흔히 하는데 산행의 재미를 맛보려면 주 능선을 타고 오르는 성구사 코스가 제격이다. 적산(積山)으로도 불리는 적석산은 정상 암봉뿐만 아니라 구름다리, 통천문 등 볼거리가 많다. 정상은 120㎡ 정도 면적의 평평한 바위라 360도로 거침없는 조망이 펼쳐진다. 북으로 여항산과 서북산, 동으로는 진해만 바다를 엿볼 수 있다. 남서쪽에는 연화산이, 남쪽 멀리에는 고성 거류산과 통영 벽방산이 자리 잡고 있다. 2005년 12월 개통한 구름다리는 고도감이 상당해 건너기에 아찔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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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삼진의거의 발상지인 성구사 |
산행을 시작하는 성구사(誠久祠)는 초계 변씨 문중 사당이다. 경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이곳은 고려말 두문동 72현 가운데 한 명인 변빈, 임진왜란·정유재란 때 순국한 변연수와 변립 부자를 모셨다. 성구사 일원은 1919년 4월 3일 일어났던 4·3삼진의거의 발상지다. 당시 진동면과 진북면 진전면 일대에서 일어난 항일운동 때 성구사에서 독립선언문과 태극기를 만들고 거사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인 만큼 산행 출발에 앞서 성구사 일대를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이번 코스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성구사에서 출발해 곧바로 등산로에 접어든 뒤 산불감시초소~바위 전망대~문도산(372m 봉)~391m 봉~옥수골 갈림길~국수봉 정상~쉼터바위 갈림길~적석산 정상~구름다리~통천문~일암저수지 갈림길~일암저수지~적석산공영주차장을 거쳐 성구사로 돌아가는 원점 회귀다. 전체 거리는 7.4㎞ 정도로 소요 시간은 3시간~3시간3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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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석산 북쪽에 자리한 양촌온천 |
성구사 왼쪽으로 담장 끝에 글자가 희미해진 하마비가 서 있다. 하마비 뒤로 등산로가 열린다. 이정표는 없지만 안내 리본이 어지럽게 걸려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차츰 경사가 급해지는 오르막을 20여 분 가면 북쪽을 바라보고 자리 잡은 산불감시초소가 나온다. 정면에 인성산과 동쪽 진해만 바다가 보인다. 여기서 10분 정도 올라가면 바위 전망대와 이장한 무덤을 지나며 경사가 완만해진다. 남서쪽으로 적석산 정상을 바라보며 길이 동쪽으로 크게 휘어진다. 완만한 오르막을 잠시 가면 북쪽으로 조망이 살짝 열리는 문도산(372m 봉)이다. 서울의 한 산악회가 나무에 오봉산 표지를 걸어 두었는데 실제 지형도의 오봉산(으봉산으로 표기)은 여기서 남동쪽으로 1㎞ 떨어진 지점에 있는 360m 봉이다.
남쪽으로 발걸음을 이어가면 임도가 나온다. 임도를 왼쪽에 두고 산길이 이어지는데 곧 펑퍼짐한 391m 봉을 지나며 길의 방향이 남서쪽으로 바뀐다. 살짝 내려섰다가 급경사를 올라 다시 완만한 길이 나오는데 이번에는 북서쪽으로 방향을 튼다. 남쪽의 옥수골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잇달아 지나면 국수봉에 오른다. 정면에 아찔하게 솟은 적석산 정상 바위 봉우리가 바라보인다. 국수봉 정상에서는 남쪽으로 조망이 열린다. 국수봉에서 보는 것과 달리 적석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험하지 않다. 안부를 거쳐 일암저수지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쉼터바위 갈림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정상은 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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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를 굽혀 힘겹게 통과하는 통천문 |
사방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을 감상한 뒤 서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구름다리를 건너 두 개의 바위 위를 큼지막한 바위가 덮은 통천문을 지나면 곧 숲길로 들어간다.칼봉은 오르지 않고 우회해서 내려가면 소나무 쉼터를 거쳐 곧 이정표가 있는 일암저수지 갈림길을 지난다. 3, 4분 더 가면 Y자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이정표에 방향 표시가 없는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직진하는 길은 음나무재를 거쳐 깃대봉으로 오른다. 호젓한 숲길을 내려가면 임도와 만난다. 오른쪽으로 10분 정도 임도를 내려가면 미나리농원을 지나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흙길로 접어든다. 일암저수지를 지나 적석산공영주차장 입구에서 오른쪽 콘크리트 길로 내려가다 개울 옆으로 가면 출발했던 성구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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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석산 정상 서쪽에 있는 구름다리는 봉우리와 봉우리를 연결해 상당한 고도감이 느껴진다. |
◆교통편
- 마산역 앞 76번 버스 타고 일암 버스정류장서 하차
적석산 산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다녀오기는 상당히 불편하다. 마산역 앞에서 출발해 둔덕까지 왕복 운행하는 76번 버스(배차 간격 220분)를 타고 ‘일암’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된다. 진동면 소재지의 진동시내버스환승센터에서 둔덕을 오가는 75-1번을 타고 ‘일암’ 정류장에 내리거나 75번을 타고 ‘양촌마을 정류장에 내려 걸어 들어가도 된다. 하지만 모든 노선이 배차 간격이 긴 데다 마산역에서의 운행 거리가 멀거나 진동면 소재지까지 이동하기 번거롭다. 부전역에서 마산역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에 두 차례(6시14분, 10시35분)뿐이라 이용하기 어렵다. 마산터미널에서 마산역까지는 700~800m 걸어가야 한다.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일암1길 151 성구사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해 찾아가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