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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226> 전북 남원 봉화산

연분홍 비단 휘감은 듯…능선 가득 철쭉이 ‘花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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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화산주차장 기점 원점회귀
- 약 9.7㎞ … 시간 넉넉히 잡아야
- 매봉 군락지 가족산행지로 인기

- 장안산·장수덕유산·지리산 등
- 360도 파노라마 정상 조망 시원
- 후반부 울창한 숲길선 절로 힐링

삼국유사 권2 ‘수로부인조’에 신라 성덕왕대 순정공이 강릉 태수로 부임하게 돼 길을 떠났다. 태수의 부인인 수로가 절벽에 핀 꽃을 보고 시종들에게 ‘저 꽃을 따 바칠 자가 없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위험하다고 누구 하나 나서는 자가 없었다. 그때 암소를 끌고 길을 가던 노옹이 듣고는 꽃을 꺾어와 향가를 지어 함께 바쳤다. 노옹이 꺾어 바친 꽃이 철쭉이며 향가는 ‘헌화가’로 알려졌다. 절세미인으로 알려진 수로부인의 마음을 빼앗은 철쭉꽃은 10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그 아름다움이 변함없어 매년 5월이면 철쭉꽃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등산동호인들의 철쭉 산행이 줄을 잇는다.

   
전북 남원 봉화산 군락지에 철쭉꽃이 피기 시작했다. 치재 전망대에서 매봉을 보면 산비탈을 가득 메운 철쭉꽃이 햇빛을 받아 붉은 비단을 펼쳐 놓은 듯 아름답다.
남부지방의 철쭉 군락지는 남원 바래봉(1165m), 보성 제암산(807m)과 일림산(668m), 합천 황매산(1108m) 등이 널리 알려졌다. 이들 철쭉군락지는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 복잡한 데다 1, 2시간 산행을 해야 해 찾아가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취재팀은 차를 타고 온 가족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철쭉군락지를 찾았는데, 남원 봉화산(烽火山·919.8m) 철쭉으로 불리는 매봉(712.2m)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짓재마을과 복성이재에서 약 20분이면 붉은 철쭉꽃의 매력에 푹 빠진다는 매봉~봉화산을 소개한다.

봉화산은 전북 장수군 번암면, 남원시 아영면, 경남 함양군 백전면의 경계에 자리하며 덕유산에서 지리산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봉화산 철쭉은 매봉에서 봉화산 정상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그러다 보니 철쭉꽃만 보려면 도로에서 가까운 매봉만 올라도 된다. 남원시에서는 짓재마을~치재~매봉(1.3㎞)과 복성이재~매봉 (0.7㎞) 코스가 있다. 장수군에는 장수 봉화산 철쭉주차장~치재~매봉~장수 봉화산 철쭉주차장(2.6㎞)으로 돌아가는 코스가 있다. 이들 3코스 모두 철쭉꽃 관람과 함께 1, 2시간이면 산행이 끝난다.

   
봉화산 정상의 불꽃 모양을 한 정상석과 복원된 봉화대.
종주는 매봉에서 봉화산 정상까지 갔다가 대부분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데 일부는 구상저수지와 봉화산 임도로 하산한다. 근교산 취재팀은 백두대간 품속에 오랫동안 머물고 싶어 키 큰 나무들이 늘어선 봉화산 임도(3.8㎞)를 따라 짓재마을로 하산했다. 봉화산 산행 뒤 흥부전의 배경인 성리 상성마을을 찾아보자. 흥부가 인월면 성산마을에서 태어나 아양면 성리 고둔터로 이주했는데, 고둔터는 제비 다리를 고쳐주고 부자가 되었다는 발복지로 알려졌다.

이번 산행은 전북 남원시 아영면 흥부마을이 있는 성리 봉화산 주차장을 출발해 짓재마을~복성이재~매봉~치재~꼬부랑재~봉화산 정상~헬기장~봉화산 임도~임도 삼거리~짓재마을~봉화산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다. 산행거리는 약 9.7㎞이며, 4시간 안팎이 걸린다. 그러나 매봉과 봉화산 정상의 만발한 철쭉꽃은 산행시간을 무의미하게 한다.

   
하산 길에 봉화산 임도를 벗어나면 만나는 자작나무 숲.
봉화산 주차장을 나와 오른쪽 길로 간다. 곧 짓재마을 입구에 세워진 봉화산 철쭉군락지 표석이 나온다. 등산객 대부분은 이곳에서 오른쪽 봉화산 산철쭉군락지전망대(1.1㎞) 방향으로 올라가는데 취재팀은 도로를 직진해 복성이재로 간다. 또 한 곳의 봉화산 주차장을 지나 짓재마을에서 20분이면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복성이재에 도착해 오른쪽 중치(12.1㎞) 방향 산길을 오른다. 왼쪽은 사치재(7.2㎞) 방향. 변도탄이 전란에 대비해 북두칠성 중에 복성 별빛이 멈춘 곳에다 움막을 지었다고 해서 복성이재로 불린다.

소나무 숲 속에 산철쭉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왼쪽 철망 울타리 넘어 중계 탑이 있는 고남산이 보인다. 복성이재에서 20분이면 동서남북 전망이 열리는 매봉에 선다. 봉화산 정상(3.3㎞)은 직진하며 왼쪽 주차장(1.8㎞) 방향은 장수군으로 내려간다. 치재까지 산비탈에 철쭉이 빼곡한 데다 키가 커서 그런지 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폈다. 2곳의 철쭉 전망 덱을 지나 십자길인 치재에서 봉화산 정상(3.0㎞)은 직진한다. 왼쪽은 장수군 주차장 방향이며 오른쪽은 남원 짓재마을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봉수왕국 전북가야’ 대형 표석 전망 덱에서 내려왔던 매봉을 보면 산비탈을 가득 메운 철쭉꽃이 붉은 비단을 펼쳐놓은 듯 눈부시다. 봉수정을 지나 봉화산 가는 능선에는 치재와 매봉에서 붐비던 관광객이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배낭을 멘 등산객만 가끔 지나간다. 꼬부랑재를 지나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틀어 매봉에서 약 1시간10분이면 봉화산 정상에 도착한다. 매봉보다 더 넓게 조망이 열리며 큰 정상석과 복원된 봉화대가 있다. 북쪽 장안산에서 시계방향으로 장수덕유산 남덕유산 백운산 대봉산 황매산 연비산 오봉산(설산) 지리산(천왕봉·반야봉·고리봉) 고남산 만행산 팔공산의 전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하산은 정상석 오른쪽에 보이는 헬기장 방향이다. 정상과 헬기장 주위도 온통 철쭉밭이다. 직진해 정상에서 10분이면 임도와 만나 짓재마을은 오른쪽으로 간다. 5분이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취재팀은 왼쪽으로 임도를 벗어나 묵은 산길을 내려갔다. 갈림길이 많은 데다 산길도 희미해 산행 초보자는 임도를 따라가는 게 안전하다. 자작나무 숲을 지나 임도 갈림길에서 15분이면 다시 봉화산 임도와 만나 왼쪽으로 간다. 30분이면 임도 삼거리에 도착해 왼쪽으로 내려간다. 오른쪽은 산철쭉 군락지(치재) 방향. 약 10분이면 봉화산철쭉군락지 표석이 있는 짓재마을 입구를 지나 봉화산 주차장에 도착한다.


# 교통편

- 부산~남원~짓재마을 교통편
- 환승 힘들어 승용차 이용을

이번 산행은 남원까지 거리가 멀어 대중교통편을 이용한 당일 산행은 어려우므로 승용차 이용을 권한다.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해 남원으로 간 뒤 시내버스로 환승해 짓재마을에서 내린다. 부산서부터미널에서 남원행 직행버스는 오전 6시10분(함양 진주 등을 경유, 4시간 소요), 8시10분(직통, 2시간40분 소요)에 있다. 터미널을 나와 정류장에서 짓재마을로 가는 134번 버스는 종점에서 오전 8시5분, 오후 1시50분에 있다. 남원공용터미널정류장에 곧 도착한다. 산행 후 남원 공용터미널로 나가는 버스는 오전 9시45분, 오후 3시35분, 5시50분에 있다. 남원에서 출발하는 부산행 버스는 오후 2시15분(함양 진주 등을 경유), 6시30분(직통)에 있다.

승용차 이용 때에는 전북 남원시 아영면 봉화산로 689-4 ‘철쭉식당슈퍼민박’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고, 민박집(짓재마을) 양쪽에 있는 봉화산 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문의=생활레포츠부 (051)500-5147 이창우 프리랜서 010-3563-0254

글·사진=이창우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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