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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403> 경남 함양 연화산

구불구불 성벽길 타는 재미…눈은 장대한 지리산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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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동면사무소 원점회귀 약 6㎞
- 연꽃 닮은 산세와 사근산성 유적
- 정상 서면 기백산·천왕봉·황매산
- 발아래엔 굽이치는 남강 등 황홀
- 산행 뒤 남계서원 등도 둘러보길

산꾼은 지리산만 생각하면 마음이 들뜬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도 경남 경북 전남 전북으로 답사 산행을 떠나면 혹시 보이지 않을까 싶어 발꿈치를 들고, 목을 쭉 빼 먼저 지리산 천왕봉(1915.4m)을 찾곤 했다. 그러다 멀리 산 그리메 뒤로 가물가물 모습을 드러낸 천왕봉을 찾아내면, ‘찾았다! 천왕봉’ 하며, 그날은 운수 대통한 날로 여길 만큼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지리산 전망대 산을 찾아가는 길은 언제나 발걸음이 가볍다.
경남 함양군 연화산 정상부에서 흘러내린 사근산성에 선 취재팀 앞으로 지리산이 산 그리메를 그린다. 왼쪽 필봉에서 시계방향으로 왕산 천왕봉 등 지리산 주능선이 흰 눈을 이고 섰고, 그 앞으로 화장산 법화산 삼봉산이 펼쳐진다. 발아래 화산리로 남강이 흘러간다. (드론 촬영)
취재팀은 지리산 전망대의 보고라고 하는 경남 함양 땅에서 연화산(蓮花山·444m)을 올랐다.

■‘지리산 조망 맛집’ 연화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남계서원.
함양 하면 지리산 8대 중 제1대인 금대봉(851.5m), 한 번도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와본 사람은 없다는 화장산(585.3m), 함양의 진산이자 해돋이 명소인 백암산(622.6m), 대봉산(1254.1m) 등 지리산이 잘 보이는 봉우리가 수없이 많아 지리산 조망의 보물창고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이번에는 지리산 전망대 중 500m 높이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화산을 털러 갔다.

연화산 산세는 활짝 핀 연꽃을 닮아 능선이 오르고 내리는 게 아기자기했다. 산이 높지 않은 데다 험하지도 않으며, 선조의 처절했던 전쟁터였던 사근산성(沙斤山城)에서 우리 역사를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도 있으니 가족 산행을 해도 괜찮겠다.

사근산성은 연화산 정상부에 쌓은 테뫼식 산성으로 연화산성이라고도 한다. 사적 제152호, 삼국시대 때는 전북 남원과 장수로 가는 길목인 함양읍과 안의면을 관망하는 요충지로서 신라가 백제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았다가 뒤에 백제에 빼앗긴 산성으로 본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사근산성은 군의 동쪽 17리 사근역 북쪽에 있고, 둘레는 2796척, 높이는 9척이며, 성안에 연못이 3개가 있다’라고 기록돼 있다.

1380년(고려 우왕 6)에 호남으로 가려는 왜구가 사근산성에 쳐들어왔다. 감무 장군철이 결사 항전했으나 산성은 빼앗겼다. 왜구는 여세를 몰아 호남으로 진출했고, 남원 인월 황산(698.7m) 전투에서 이성계 장군에 격파돼 물러났다. 2008년부터 무너져 있던 산성을 일부 복원했으며 2012년에는 당시 전사했던 원혼을 위로하는 추모 사당인 연화사를 연화산 임도 입구에 세웠다.

주차장이 있는 연화산 들머리.
연화산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다. 수동면사무소~3번 국도 굴다리~연화산 들머리~철탑~사근산성 성문터~연못~409봉~미륵골·사근산성 임도 입구 갈림길~복원한 사근산성~연화산 정상~미륵골 갈림길~280봉~철탑~2코스 연화산 날머리~미동노인회관~수동면사무소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이다. 거리는 약 6㎞이며, 3시간 안팎이면 산행은 끝난다.

이때는 인근에 있는 남계서원과 청계서원, 개평한옥마을 등 함양 여행을 해보자. 일두 정여창을 기리는 남계서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었으며, 청계서원은 무오사와 때 죽임을 당한 김일손을 배향한다. 개평한옥마을에는 정여창의 일두고택, 노참판댁, 풍천노씨대종가 등 기와지붕을 인 60여 채 한옥이 즐비하다.

함양군 수동면사무소를 나와 왼쪽으로 꺾어 도로를 간다. 이내 나오는 참마트와 정화미용실 사이 길로 들어선다. 수동중학교 가는 길이며, 정면에 가야 할 연화산이 보인다. 수동중학교 정문에서 오른쪽이며, 연화관 앞에서 왼쪽으로 틀어 수동초교 울타리를 지난다. 면사무소에서 약 10분이면 3번 국도 아래 굴다리를 통과한다. 바로 연화산 들머리에 주차장이 나온다. 흡연실과 먼지 털이기, 연화산 안내도가 있어 참고한다. 취재팀은 1코스로 올라 2코스로 내려간다.

■거리 짧아 가족 산행으로 좋아

연화산 정상을 지나 완만한 소나무 숲길을 걷는 취재팀.
연화산 정상(1.53㎞) 이정표를 보고 직진한다. 1. 2분이면 왼쪽에 돌계단에 받쳐 놓은 침목을 올라 밤나무밭을 돌아 능선에 닿는다. 산길은 오른쪽으로 향한다. 나지막한 봉우리를 넘으면 연이어 작은 돌탑이 반긴다. 철탑을 거쳐 산길은 산성이 있는 산을 보여 주려는지 가팔라진다. 짧게 치고 올라 봉우리 오른쪽 산비탈을 에돌아가면서 등산로는 완만해졌다.

잠시 숨을 고르며 주차장에서 약 30분이면 옛 성벽이 일부 남아 있는 사근산성의 무너진 성문 터를 통과한다. 남문 터로 추정되는 지점이다. 서쪽으로 지리산 천왕봉 조망이 열린다. 오른쪽 산성을 따라간다. 성을 지키던 군사들이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했을 연못을 지나 409봉에 선다. 건너편 연화산 정상부에 복원한 사근산성이 하얀 띠처럼 내려와 있다.

무너진 성문에서 약 10분이면 사거리 안부이다. 오른쪽은 미륵골에서 올라온다면, 왼쪽은 추모사당인 연화사가 있는 사근산성 임도 입구로 내려간다. 직진해 침목 계단이 놓인 성벽 길을 탄다. 고도를 높일수록 지리산 주 능선과 그 언저리 크고 작은 봉우리가 확연하게 드러나 자꾸만 발길을 붙잡으며 뒤돌아보게 한다. 10분이면 동서남북 조망이 열리는 연화산 꼭대기에 산불초소와 정상석, 삼각점이 있다.

연화산 정상의 조망은 인상 깊었다. 손바닥만 한 넓이지만, 지리산 조망은 운동장 만했던 건너편의 화장산 정상과 함양읍 뒷산인 백암산과도 견줄 만했다. 발아래 들머리인 화산리가 보이고 남강이 흘러가며, 북쪽으로 경남알프스라 불리는 기백산과 금원산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거망산 황석산 대봉산 삼봉산 법화산 덕두산 반야봉 천왕봉 왕산 필봉 웅석봉 둔철산 정수산 황매산 등 국제신문 근교산&그 너머에서 알렸던 명산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졌다.

연화산 정상석.
2코스 하산은 동쪽으로 능선을 직진한다. 2, 3분 동안은 경사가 급한 데다 눈이 남아 있어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하기 바란다. 산길은 평탄해진다. 정겨운 소나무 숲에 잔설이 깔려 기분까지 상쾌한 길이다. 왼쪽 교항 마을에서 오는 갈림길을 지나 연꽃잎을 펼쳐 놓은 듯 2, 3개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린다. 정상에서 15분쯤이면 오른쪽에 수동면사무소로 가는 지름길인 미륵골 갈림길이 나온다.

취재팀은 2코스 입구로 나가려고, 아무 표시가 없는 왼쪽 길로 들어섰다. 고도는 뚝 떨어져 능선은 완만한 너른 길로 바뀌었다. 왼쪽과 오른쪽에 통행이 없어 길이 묻혀버린 분덕 마을과 염불사 방향 갈림길을 거쳐 철탑을 지난다. 미륵골 갈림길에서 약 30분이면 아무 표시가 없는 ‘ㅏ자’ 갈림길에 도착해 오른쪽 뚜렷한 길로 능선을 벗어난다.

6, 7분이면 개울의 철다리를 건너 2코스 들머리인 미동 마을 농로에 내려선다. 왼쪽 콘크리트길을 따라 두 번째 느티나무 고목에서 오른쪽으로 꺾는다. 미동노인회관, 수동초교, 수동교회을 차례로 지나 약 15분이면 수동면사무소에서 산행을 마친다.


# 교통편

- 직행버스편 적어 이용 불편
- 함양여행 겸해 자차 이용을

대중교통은 직행버스 운행 횟수가 적어 이용이 불편하다. 남계서원, 개평한옥마을 등 함양 여행을 함께 계획한다면 승용차로 가는 게 낫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경남 함양군 수동면 수동길 27 ‘수동면사무소’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간다. 주말에는 면사무소 주차장에 차를 두면 된다.

대중교통은 부산서부버스터미널(부산 사상구)에서 일반(경유) 버스를 타고 경남 함양군 수동정류장에서 내린다. 서부터미널에서 수동행 버스는 오전 6시20분 7시20분에 있다. 약 2시간 50분 소요. 산행 뒤 수동에서 부산행 경유버스는 오후 2시11분 3시26분에 있다.

버스 시간이 안 맞다면 수동에서 수시로 있는 농어촌버스로 함양지리산고속(군내 버스)터미널로 이동한 뒤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후 2시 4시 6시30분에 출발하는 부산행 직통버스로 갈아타고 간다.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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