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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405> 경남 밀양 억산

빡센 능선길에 ‘억 소리’…1000m 고봉들 비경에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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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골사 주차장 회귀 약 7㎞ 코스
- 단석산·가지산·운문산 등 조망
- V자로 갈라진 ‘깨진바위’ 유명
- 사찰 앞 계곡 석골폭포도 가보길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영남알프스 서쪽 전망대로, 경남 밀양과 경북 청도를 경계 짓는 억산(億山·954m)을 찾았다.
경남 밀양시 산내면 억산 정상 직전 바위 전망대에서 본 조망이다. 취재팀 앞은 깨진 바위, 범봉, 운문산이며 멀리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문복산 쌍두봉 상운산 가지산 등이 펼쳐진다. 운문산 중턱에 빙벽 등반으로 인기 높은 얼어붙은 선녀 폭포와 상운암이 보인다.
억산은 한자로 ‘억 억(億)’ 자가 들어가서 그런지 돈을 떠올리게 해서, 필자는 이 산을 오르면 금전 운이 따를 것 같아 괜시리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나 억산은 돈과 전혀 관계가 없다 한다. 하늘과 땅 사이 수많은 명산 중의 명산이라는 뜻인 ‘억만건곤(億萬乾坤)’에서 유래하는데, 억산 산행을 해보면 주위에 1000m가 넘는 영남알프스의 고봉이 있고, 그를 호위하는 전위 봉이 둘러싸고 있어 산밖에 안 보인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영남알프스 서쪽 전망대 억산

억산 정상석.
그래서 억산 한 산만 오르기보다는 구만산(784.2m) 북암산(806m) 수리봉(765m) 운문산(1195.1m) 등과 능선을 잇는 종주 산행을 많이 한다. 국제신문 근교산 시리즈에서도 이들 산을 연결하는 코스를 다양하게 알렸다.

가파르게 치고 오르면 또 오르내리막이 심한 능선이 기다려 초보자는 산행이 쉽지 않아 억산을 두고 ‘억 소리’ 난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몸은 파김치가 되어도 산행 중 만나는 전망대의 조망이 억 소리 날 만큼 아름다운 비경이라, 피로를 잊게 해주는 산이다.

종주 산행은 초보 산꾼에게는 만만치 않아 이번에는 정상을 가장 빠르게 찍고, 억산 조망을 즐기는 기본 코스를 소개한다. 억산은 억만산(億萬山) 또는 덕산(德山)으로도 불린다.

억산 정상부에는 유명한 깨진 바위가 있다. 억산 근처 경북 청도군 금천면 박곡리에 대비사라는 사찰이 있는데, 깨진 바위의 유래는 대비사와 관련이 깊다. 대비사에 용이 못 된 이무기가 몸을 숨기고 동자승으로 살았다. 어느 날 이무기가 동자승으로 변한 게 스님에게 발각됐다. 하루만 참으면 용이 돼 승천할 수 있던 이무기가 화가 나 달아나면서 꼬리로 산봉우리를 내리쳐 두 동강이를 내었다 한다. 바위는 두 동강 난 채 약 130m 높이로, 하나의 거대한 산으로 보인다, 멀리서 보아도 V자로 갈라진 형상이 확연해 억산임을 단번에 알 수 있으니 깨진 바위는 억산의 트레이드마크로 통한다.

석골사 극락전 왼쪽에 수리봉이 보인다.
이번 산행의 출발지인 경남 밀양시 산내면 석골사는 신라 진흥왕 때 비허선사가 창건했다. 현재 통도사 말사이다. 고려 때는 암자를 9개나 거느릴 정도로 번창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밀양 부사 박진이 석골사에서 의병을 규합했고, 손기양과 이경승 등이 의병을 일으켰다. 그 뒤로도 사찰의 명맥을 이어오다 6·25 동란 때 절은 소실되었다. 극락전을 위시한 경내 건물은 모두 근래에 지어졌으며, 고려 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석탑과 부도 대좌석, 1737년에 건립한 함화당 의청의 부도와 비, 회적당의 부도가 남아 있다. 절 앞 계곡에 석골폭포가 있다.

억산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다. 석골사 주차장~석골사~억산·운문산 갈림길~‘억산-4’ 현위치번호 표지목~전망 암봉~북암산·억산 갈림길~억산 정상~철계단~팔풍재~대비골~석골사·운문산 갈림길~처마바위삼거리(석골사·운문산 갈림길)~ 억산·운문산 갈림길~석골사~석골사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이다. 산행거리는 약 7㎞이며, 4시간 안팎 걸린다.

석골사 주차장에서 출발하면 오른쪽에 석골 폭포가 있어 잠시 보고 간다. 한여름에는 세찬 물보라를 일으키며 떨어지던 물줄기가 겨울 가뭄에 초라할 정도로 말라 버려 볼품이 없었다. 폭포를 나와 석골사로 올라갔다. 극락전 왼쪽으로 멀리 햇볕에 반짝이는 바위가 수리봉 아래 수리바위이다. 절 뒷문으로 나가면 바로 등산로와 연결된다. 운문산 등산지도 안내판을 지나 석골사에서 1, 2분이면 갈림길에 이정표가 섰다. 억산(3.3㎞) 들머리인데 왼쪽 산비탈을 오른다. 직진하는 너른 길은 상운암을 거쳐 가는 운문산 방향으로, 취재팀의 하산길이다.

■이무기가 내리친 깨진 바위 장관

깨진 바위를 돌아가는 길에 설치된 철계단.
영남알프스 정상 등정 열기가 아직 식지 않아 배낭을 맨 등산객은 모두 운문산을 향해 종종 걸음으로 내달렸다. 그 덕분이라 해야 할는지 억산을 오르면서 딱 한사람만 만났을 뿐 취재팀이 오롯이 전세를 낸 산행을 했다.

산비탈에 물길이 생기면서 길이 푹 패여 드러난 너덜에다, 지난해 떨어진 참나무 낙엽이 뒤덮고 있으니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약 15분이면 집채만 한 바위에 누군가 빨간색 스프레이로 등산로를 알리는 둥근 원을 표시해 뒀다. 이내 억산(1.8㎞) 이정표와 만난다. 오른쪽으로 물 마른 계곡을 건너 왼쪽에 ‘밀양 억산-5’ 현위치 번호 표지목을 보고 오른다. 된비알 길로 약 30분이면 능선에 닿는다. ‘억산-4 ’ 표지목이 있으며, 참나무에 달린 작은 팻말이 억산은 왼쪽을 가리킨다.

완만하던 능선길은 다시 가팔라진다, 잇단 전망대를 거쳐 듬성듬성 박혀 있는 바위를 넘는다. 거대한 바위 사이로 길이 이어지는데, 음달이라 바닥에 얼음이 얼어 있어 로프를 잡고 오른다. 25분이면 독야청청한 소나무 한 그루가 굽어보는 전망대에 선다. 동·서·남쪽으로 조망이 열리는 암봉이다. 억산에서 깨진 바위와 함께 가장 전망이 좋다. 고도를 높이니 서쪽 사자봉에서 찬 바람이 몰아친다. 전망대에서 10분 남짓이면 삼거리에 닿는다. 억산은 오른쪽으로 600m 떨어졌다. 왼쪽은 북암산과 문바위 방향이다.

평탄한 능선은 폐헬기장을 거쳐 억산 정상과 깨진 바위, 범봉, 운문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펼쳐지는 전망대를 지나 약 10분이면 억산 정상에 선다. 왼쪽은 구만산에서 오는 길이다. 조망은 동쪽으로 열린다. 왼쪽 단석산에서 시계방향으로 지룡산 옹강산 문복산 쌍두봉 상운산 가지산 운문산 천황산 등 청도와 밀양의 산이 겹겹이 포개진다. 운문산 중턱에는 얼음기둥인 선녀폭포와 상운암도 확인된다. 이래서 산꾼은 억산을 영남알프스의 서쪽 전망대라 하나 보다.

하산은 운문산(4.3㎞)·팔풍재(0.7㎞) 방향이며, 두 동강 난 깨진 바위 절벽 앞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돌길에다 가파르게 떨어져 깨진 바위를 돌아 철계단을 통과한다. 정상에서 약 15분이면 사거리 안부인 팔풍재에 도착해 한숨 돌린다. 청도군에서 세운 영남알프스 생태탐방로 안내도와 이정표가 있다. 석골사는 이정표에 아무 표시가 안 되어 있는 오른쪽으로 꺾는다. 왼쪽은 대비사에서 올라오며, 직진은 딱밭재를 거쳐 운문산으로 향한다.

갈지(之)자로 크게 꺾으면 대비골 상류다. 6번을 계곡 좌우를 건너갔다 건너오는데, 5번째로 건넌 뒤 길게 늘어선 병풍바위 아래를 통과한다. 팔풍재에서 약 50분이면 운문산으로 오르는 옛 임도와 만난다. 여기서 석골사(1.1㎞)는 직진형 오른쪽이다. 대비골을 다시 건너 10분이면 운문산 산길이 지나가는 처마바위 삼거리에 떨어진다. 석골사는 오른쪽으로 간다. 앞서 거쳤던 억산 들머리를 지나 10분이면 석골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 교통편

- 밀양터미널서 얼음골행 버스 이용…원서정류장 내려야

밀양은 부산과 가까워 버스 시간만 잘 맞춘다면 대중교통과 승용차 이용 모두 괜찮다. 승용차 이용 때는 경남 밀양시 산내면 원서리 2 ‘석골사주차장’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간 뒤 주차장에 차를 둔다. 주차장이 협소하고, 영남알프스 7 봉 완등 인증을 하려는 운문산 등산객이 많아 차 댈 데가 부족하다. 되도록 일찍 가야 주차할 수 있다.

대중교통은 직행버스와 열차가 있다. 직행버스는 부산 사상구 서부터미널(오전 7시 9시 11시 등)에서 출발해 밀양시외버스터미널로 간다. 열차는 부산역에서 출발하며 밀양역에서 내린다. 첫차 오전 4시39분을 시작으로 수시로 있다. 밀양역에서는 시내버스나 택시를 타고 밀양터미널로 간다. 밀양터미널에서 얼음골(석남사)행 직행버스는 오전 7시5분 8시20분 10시40분 등에 있으며, 농어촌버스는 오전 6시20분 9시35분에 떠난다. 직행버스와 농어촌버스 모두 원서정류장에서 내린다.

정류장에서 석골사를 가려면 임란창의비 앞을 지나 2번 국도 아래 굴다리를 통과한다. 석골 마을을 거쳐 걸어서 25분쯤 걸린다.

산행 뒤 얼음골정류장에서 밀양터미널로 나가는 농어촌버스는 오후 5시에 한 차례 있으며, 직행버스는 오후 2시50분 4시30분 6시30분 7시30분(남명리)께 출발해 원서정류장에 잠시 뒤 도착한다. 승객이 없다면 통과하니 기다렸다 탄다. 밀양터미널에서 부산 직통버스는 오후 3시 5시10분 7시이며, 밀양역에서 출발하는 부산역 열차는 밤 11시26분까지 수시로 있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 동부터미널(부산종합버스터미널)에서 언양으로 간 뒤 밀양으로 가도 된다. 동부터미널에서 언양행 직행버스는 오전 6시20분 6시50분 7시10분 7시40분 8시20분 등에 출발한다. 언양 임시터미널을 나와 옛 언양터미널 앞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석남사 가는 시내버스로 환승한다. 석남사에서는 오전 8시30분 9시40분 등에 출발하는 밀양행 직행버스를 타고 원서정류장에서 내린다. 산행 뒤 송백정류장에서 석남사로 가는 버스는 오후 3시15분 5시10분 6시40분(막차)께 출발해 곧 원서정류장을 지나간다. 언양터미널에서 부산행은 밤 9시30분까지 수시로 다닌다.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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