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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수성구 모명재 누리길은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걷는 길이다. 취재팀이 산행 초반 그루터기 쉼터에서 모봉으로 이어지는 평탄한 숲 그늘길을 걷고 있다. |
- 금호강 곁에 둔 완만한 능선
- 모봉·연호산 정상 오르내려
- 형봉·제봉은 군부대로 통제
- 현인 노래로 알려진 고모령
- 일제강점기 모정 담은 유래
- 두사충 재실 모명재도 볼만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은 대구시 수성구 모명재(慕明齋)에서 형봉(兄峰·193m) 모봉(母峰·149.3m)을 거쳐 고모역으로 갔다가 다시 제봉(弟峰·172m)을 돌아 ‘비내리는 고모령(顧母嶺)’ 노래비와 영남제일관을 찾아가는 모명재 누리길을 소개한다. 모명재 누리길의 일부는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 역사를 알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여기서 형봉은 형제봉(兄弟峰 )으로도 불린다.
모명재 누리길은 4코스에 전체 길이가 10.83㎞이다. 1코스 형제봉길은 형봉에서 제봉을 거쳐 영남제일관을 잇는 3.31㎞, 2코스 모봉길은 그루터기 쉼터에서 모봉을 거쳐 고모역까지 이어지는 3.22㎞. 3코스는 고모령 길로 고모역에서 고모 건강 쉼터~제봉을 연결하는 1.89㎞, 4코스 팔현길은 제봉 건강 쉼터에서 팔현 마을을 돌아 금호강 철새 탐조대까지이며 2.41㎞이다. 각 코스는 거리가 짧아, 근교산 취재팀은 1, 2, 3코스를 연결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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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명재 앞에 있는 이순신 장군과 두사충 장군 조형물. |
■노래 속 ‘비 내리는 고모령’은 어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명나라에서 온 원군의 풍수지리 참모였던 장수 두사충은 전쟁이 끝난 뒤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조선에 귀화했다. 두사충의 후손은 그의 호인 ‘명나라를 그리워한다’는 뜻의 ‘모명(慕明)’을 딴 재실 모명재를 지어 그를 기리고 있다. 두사충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노량해전에 참전했고, 이순신 장군이 전사하자 묫자리를 잡아주었다는 일화가 있다.
수성구에 200m 높이에도 못 미치는 모봉·형봉·제봉, 세 봉우리가 있는데 고모령에 얽힌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 온다. 덕을 쌓으려고 어머니와 어린 남매가 각자 흙으로 산을 쌓게 됐다. 남매가 서로 산을 더 높이 쌓고자 시샘하며 크게 싸우자 이를 본 어머니는 자식을 잘못 가르쳤다며 실망해 집을 나와 고갯길을 오르다 집을 향해 뒤돌아보았다. 그래서 ‘뒤돌아볼 고(顧)’ ‘어미 모(母)’ 자를 쓴 고모령이 되었다 한다.
또한 고모령은 독립운동을 하다 대구 형무소에 갇힌 두 아들을 면회 갔다 오던 어머니가 이 고개를 넘으면 더 이상 아들 있는 곳이 안 보여 형무소를 향해 돌아 본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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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인 선생 ‘비 내리는 고모령’ 노래비. |
가수 현인 선생이 부른 국민가요 ‘비 내리는 고모령’이 널리 애창되고 있으나 고모령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고모령은 대구 수성구 팔현마을에서 호텔인터불고대구로 가는 왕복 2차로 도로(팔현길)의 고갯마루를 지칭한다. 노랫말은 일제강점기 고모역에서 징용으로 끌려가는 자식과 배웅하는 어머니가 이별하는 장면을 묘사했다.
경로는 다음과 같다. 모명재 공영주차장~모명재 누리길 1코스 형제봉길 들머리~형봉 건강 쉼터·영남제일관·만촌2동주민센터 갈림길~두사충 묘~형봉 건강쉼터(형제봉)~제봉·동대사 갈림길~그루터기쉼터~옥내지·서당지 사이 도로~고모동·모봉 들머리~모봉~어부바쉼터~연호산 정상~전우쉼터·연지 갈림길~전우쉼터~롤리스테이크하우스 도로~고모 건강쉼터 갈림길~고모역(폐역)~(고모 건강쉼터 갈림길)~삼거리~고모건강쉼터~영남제일관·형봉·모명재 갈림길(제봉)~4코스 팔현길 갈림길~형제봉 숲속길 입구~건널목~대경선 철로 육교~만촌자전거경기장~‘비 내리는 고모령’ 노래비를 거쳐 도로 건너 망우공원에 들어선 영남제일관에 도착한다. 산행 거리는 약 8.5㎞이며, 3시간30분 안팎 걸린다.
답사 때는 이른 시간이라 모명재 문이 닫혀 있었다. 누리길을 걷고 난 뒤 내부를 보기로 하고 모명재 공영주차장에서 1코스 형제봉길을 출발한다. 주차장 입구에 설치된 CCTV 뒤로 산길이 열린다. 짙은 숲길을 올라가면 왼쪽 만촌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오는 사거리 고개와 만나 오른쪽 형봉 건강쉼터(0.74㎞)·영남제일관(3.31㎞)으로 꺾어 능선을 탄다. 모명재 누리길 안내도와 먼지털이기가 있다. 이내 Y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능선을 잠시 벗어나 산 사면을 따라 3, 4분이면 두사충 묘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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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명재 누리길의 도착 지점으로 대구읍성 남문을 복원한 영남제일관. |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뀐 ‘고모역’
잠시 둘러보고 무덤 직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틀어 능선에 올라가면 다시 산길과 연결된다. 오른쪽에 철책이 있고 침목 계단이 놓인 깔딱고개를 치고 오른다. 왼쪽에는 제2작전사령부를 두른 철책이 이어진다. 누리길은 두 철책선 사이를 통과한다. 두사충 묘에서 12분이면 형봉 아래 체육공원인 형봉 건강쉼터에 도착한다. 형봉은 군부대 안에 포함돼 못 오른다. 왼쪽 제봉(1.18㎞)으로 향한다. 오른쪽은 만촌 네거리에서 오는 길.
산길은 제2작전사령부 철조망 울타리를 끼고 간다. 올라온 만큼 안부로 가파르게 떨어지면 동대사 갈림길이다. 여기서 제봉(0.45㎞)·영남제일관(2.15㎞) 방향으로 직진한다. 10분 남짓 된비알을 올라 분기점인 그루터기쉼터에 닿는다. 여기서 취재팀은 오른쪽 2코스 모봉길로 산길을 갈아탄다. 직진은 제봉으로 향하는 1코스 형제봉 길이다.
상수리나무가 울창한 완만한 능선을 타고 7, 8분이면 연밭인 옥내지에 내려 선다. 왼쪽 서당지와 사이에 난 도로를 따라 100여 m 가면 저수지가 끝나고 동대사 입구다. 왼쪽 고모동(2.3㎞)·연호산 정상(1.62㎞)·모봉(0.44㎞) 팻말을 보고 다시 산길에 접어든다.
약 10분이면 폐헬기장인 모봉 정상에 선다. 조망이 없어 직진해 국가측량기준점 안내판을 지나, 자식을 업어 키웠던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어부바쉼터’에서 왼쪽 전우쉼터·고모역으로 튼다. 평탄한 능선을 10여 분 타면 누리길은 왼쪽 연호산 산허리로 돌아가도록 연결돼 있다. 취재팀은 능선을 직진해 연호산 정상을 올랐다.
정상에는 콘크리트 사각 기둥만 서 있을 뿐 조망은 열리지 않았다. 왔던 길을 5m 되돌아나가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폐 참호를 거쳐 기존 산길에 합류한다. 대구 둘레길인 연지 못 갈림길을 거쳐 모봉에서 20분이면 진지(陣地)에서 함께한 전우를 떠올리는 ‘전우쉼터’다.
고모역은 이제 1.0 ㎞ 남았다. 1분이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왼쪽이며, 완만한 능선을 타면 롤리스테이크하우스 앞 도로에 내려선다. 왼쪽으로 틀어 인도를 따라 옛 고모역으로 간다. 고모건강쉼터 갈림길을 거쳐 5분이면 도로 건너편에 1925년 문을 열었고 2004년 여객 영업을 중단하며 문화공간으로 가꾼 옛 고모역이 있다. 고모역을 나와 앞서 갈림길에서 오른쪽 고모건강쉼터로 꺾는다. 3코스 고모령 길이다. 개울을 끼고 찻길을 걷는다. 왼쪽에 봉긋한 모봉이 보인다.
포도 농원을 지나 고모역에서 약 15분이면 갈림길에 출입금지 안내판이 서 있고, 등산로는 오른쪽을 가리킨다. 10m쯤 안쪽에 왼쪽으로 고모건강쉼터로 가는 산길이 열린다. 들머리에서 8분이면 고모건강쉼터에 닿는다. 오른쪽 팔현마을 갈림길에서 제봉(0.61㎞)은 직진해 능선을 탄다. 15분 정도면 제봉 아래 1코스 형제봉길에 재차 합류해 오른쪽 영남제일관으로 꺾는다. 왼쪽은 형봉·모명재에서 오는 길. 제봉 정상은 군부대 안에 있어 갈 수 없다. 급경사를 조심하며 조금 더 가면 4코스 팔현길 갈림길과 만난다. 영남제일관(1.47㎞)은 왼쪽이다.
산자락을 에돌아 약 20분이면 ‘형제봉 숲속 길 입구’ 도로다. 고모령 노래비와 영남제일관은 건널목 건너 왼쪽이다. 철길에 놓인 육교를 지나 만촌자전거경기장에서 왼쪽으로 도로를 따라 10분이면 오거리에 ‘ 비 내리는 고모령’ 노래비가 있다. 현인 선생이 부른 “어머님의 손을 놓고 돌아설 때엔 / 부엉새도 울었다오 나도 울었소 / 가랑잎이 휘날리는 산마루 턱을 / 넘어오던 그날 밤이 그리웁고나”가 연신 흘러나왔다. 건널목을 건너면 일제강점기에 헐린 대구읍성의 남쪽 성문을 복원한 ‘영남제일관’이 있다.
◆교통편
- 동대구 도심 둘레길, 열차·도시철도 이용…승용차도 접근 편리
대중교통과 승용차 이용 모두 괜찮다. 승용차로 간다면 대구광역시 수성구 달구벌대로 525길 14-21 ‘모명재’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가면 된다. 모명재 입구 공영주차장과 모명재 오른쪽 주차 공간을 이용하면 된다. 주차비 없음. 영남제일관이 있는 만촌체육공원에서 차를 세워둔 모명재까지는 택시를 탄다. 택시비 8000원 선.
대중교통은 부산역에서 열차를 타고 동대구역에서 내린다. 첫차는 오전 4시38분에 출발하며 KTX 등이 수시로 다닌다. 경부선 동대구역에서 도시철도 1호선 동대구역으로 이동한다. 설화명곡역 방향에 있는 반월당역에서 내려 영남대역 방향 2호선으로 환승한다. 담티역(1번 출구) 또는 만촌역(4번 출구)에서 내려 모명재는 걸어서 약 10분 거리.
산행을 마친 뒤에는 ‘인터불고호텔 건너’ 정류장에서 651번 버스를 타고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앞 정류장에서 내린다. 배차는 15~20분 간격. 경부선 동대구역에서 수시로 있는 열차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온다.
맛집 한곳 추천한다. 부산 음식 밀면을 대구에서 먹는 맛이 궁금했다. 밀면 전문점인 수성구 가천동 ‘함버지기 밀면 본점(053-794-5580)’이 괜찮다. 무더운 날씨에 고모령 산행을 했다면 시원한 얼음슬러시에 쫄깃한 면발의 물밀면(사진)이 입맛을 당긴다. 물밀면 7000원, 비빔밀면 8000원. 곱빼기 1000원 추가. 롤리 스테이크하우스에서 약 900m 거리.
문의=문화체육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