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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웅 목사의 성경 속 인물열전 <17> 현명한 여인 아비가일

아랫사람에 인정받아야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

여섯빛깔 문화이야기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9-03 21:16:54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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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의 현명한 아내 아비가일이 다윗을 만나 무릎을 꿇고 남편의 잘못을 빌고 있다.
총각 때 모친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다. "여우 같은 여자하곤 살아도, 곰 같은 여자하곤 못 산다. 남자는 여자를 잘 만나야 한다." 당시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그러나 수많은 교인들의 가정을 대하면서 그 말씀이 옳다는 것을 수시로 깨닫는다. 참 좋은 남잔데 잘못된 아내 만나 불행해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 반대로 정말 별 볼 일 없는 남잔데 지혜로운 여자를 만나 자신의 본래 모습보다 훨씬 근사하게 사는 남자들도 있다.

오늘은 참 지혜로운 한 여인을 소개하려고 한다. 구약성경 사무엘상 25장에 나오는 아비가일이라는 여인이다. 그녀의 남편은 나발이라는 사람이었다. 나발은 명문 갈렙 가문의 출신이었다. 그 가문에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큰 축복을 받은 것이다. 거기다 그는 아름답고 지혜로운 여인 아비가일을 아내로 만났다. 더 큰 축복이었다. 나발은 그런 아내의 지혜로운 내조 덕에 많은 재산도 모을 수 있었다.

그러나 많은 축복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발은 다른 사람들에게 매우 인색했다. 아비가일은 남편의 그런 모습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 그녀는 늘 남편에게 상처 입은 사람들을 뒤에서 달래고 챙기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말 그대로 대형 사고를 쳤다. 다윗을 화나게 만든 것이다. 당시 이스라엘 왕 사울의 미움으로, 비록 도망쳐 다니는 신세였지만, 다윗은 곧 이스라엘의 왕이 될 사람이었다.

많은 양을 기르던 나발은 다윗 무리의 보호를 받아 수시로 나타나는 강도로부터 안전할 수 있었다. 그런 나발이 양털을 깎는 날이었다. 이스라엘에서 '양털 깎는 날'은 축제일이다. 그런 날에 다윗이 굶주린 부하들을 위해 나발에게 약간의 먹을거리를 부탁한다. 그러나 미련한 나발은 다윗 무리에게 오히려 큰 망신을 주고 거절한다. 그것이 화근이 되었다.

크게 분노한 다윗은 나발 집안의 남자는 씨도 안 남기겠다며 군대를 거느리고 올라오고 있었다. 하인들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은 아비가일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남편 몰래 즉시 많은 음식을 장만하여 다윗을 먼저 찾아 나선다. 남편 대신 정중히 사과하고 다윗을 설득한다. 앞으로 이스라엘의 왕이 되어 위대한 일을 할 사람이 이런 일로 사람을 죽여 오점을 남기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듣고 보니 아비가일의 말이 옳았다. 역시 다윗은 나발과는 달랐다. 일개 여인의 말도 귀담아 들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다윗은 오히려 아비가일의 지혜로운 행동을 칭찬하고 감사까지 하면 발길을 돌린다. 먼 훗날 거둘 뻔 했던 불행의 씨앗을 뿌리지 않게 된 것이다.

우리는 아비가일을 모습에서 몇 가지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아랫사람에게 인정받고 신뢰받는 여인이었다. 윗사람에게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랫사람에게도 신뢰받는 삶을 사는 사람은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이다. 만일 하인이 나발의 행태를 아비가일에게 알리지 않았다면 큰 화를 당했을 것이다. 그만큼 아비가일이 평소에 아랫사람들의 신뢰를 받았고 은혜를 끼쳤다는 증거다.

또한 아비가일은 상대의 감정과 정서를 존중할 줄 아는 지혜를 지녔다. 다윗을 만났을 때 자기라도 당신처럼 했을 것이라며 정서적인 공감을 나타냄으로 다윗의 화를 잠재운다. 그녀는 여기에 더해 상대의 잘못을 직접 지적하지 않고 스스로 깨닫게 하는 현명함도 있었다. 다윗에게 당신이 내 남편과 우리 가족을 해쳤을 때, 그것이 앞으로 당신의 명예에 얼마나 큰 오점이 될 것인가를 생각해 보라고 설득한다. 사람은 태생적으로 스스로 달라지려고 하기 전에는 다른 사람에 의해 고쳐질 수는 없는 존재다. 그런데 이것이 잘 안 된다. 우리는 늘 누군가를 가르치려고 한다. 그러면 그럴수록 엇나가는데도 말이다. 그것을 아는 것이 지혜다.

결국 나발은 하나님의 징계를 받아 병으로 죽고 만다. 아비가일은 다윗의 청혼을 받아들여 팔자를 고친다. 나발은 아비가일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다. 다윗은 그녀의 가치를 한 눈에 알아봤다.

대연성결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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