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상대 신부의 복음단상 <10> 주님의 기도

기도 안에서 자신의 존재이유 깨달아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0-22 21:21:00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두 손을 꼭 모은 채 간절하게 기도를 하고 있는 어린이.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가장 많이 바치는 기도는 단연 '주님의 기도'다. 이 기도는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달라는 제자들에게 예수께서 직접 일러 주신 기도다.(루카 11,2) 우선, 주님의 기도를 조용히 한번 바쳐보자.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이 기도는 크게 두 단락으로 구성되어, 모두 일곱 가지의 청원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단락 안에는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며 바치는 세 가지의 청원이 담겨 있는데, 온 땅에 하느님 아버지의 이름이 영광스럽게 되시고, 아버지의 나라가 임하시어 아버지께서 그 나라를 통치하시며,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섭리가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라는 청원이다. 두 번째 단락 안에는 우리 사람에게 관련된 네 가지 청원이 담겨있다. 이는 우리의 일용할 양식, 잘못에 대한 용서, 유혹에서의 보호, 그리고 악으로부터의 구원에 관한 청원으로서 우리 인간 자신과 삶에 대한 청원이다.

공생활 중에 자주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신 예수님을 생각한다면, 이 주님의 기도는 분명, 사람이 되신 그분이 하늘의 아버지께 드리는 자신만의 기도였다. 하느님이신 예수님에게 기도가 필요하였을까? 그렇다. 예수님께서도 사람이신 한, 기도 안에서 자신이 아버지와 가지는 정체성(신원)을 확인하고 사람이 되어 이 땅에 계신 존재이유와 파견임무(미션)를 깨닫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을 것이다.

실로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사람됨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이름)과 그분의 통치(나라)와 그분의 섭리(뜻)가 계시되었음을 선포하신다. 아울러 이 땅위에서 살아가는 우리 인간의 육체적 구원(양식)과 영혼의 구원(용서)을 도모함으로써 구원된 모든 인간을 세상의 온갖 유혹으로부터 지켜내어, 마침내 종말론적 구원(영원한 생명)을 주시려고 다짐하신다.

주님의 기도는 제자들의 기도가 되었고, 이제 우리의 기도가 되었다. 우리는 이 기도 안에서 현재는 물론 과거와 미래를 통틀어 인간 실존을 위해 하느님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을 찬미하며 청원을 드린다. 인간이 하느님께 청하는 일용할 양식은 오직 오늘만을 위한 것이고, 하느님께 죄의 용서를 청하는 것은 우리의 지나간, 즉 이미 행한 어제의 잘못에 관한 것이며, 하느님께 세상의 유혹과 악으로부터 보호와 해방을 청하는 것은 미지의 내일을 위한 것이다.

아울러 우리가 오늘을 위한 양식을 청할 때는 창조주이시며 만물의 주인이신 아버지 하느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린다. 또 우리가 어제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청할 때는 인간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목숨을 바치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과 봉헌을 생각하며 구세주께 감사와 찬양을 드린다. 또한 우리가 다가올 온갖 유혹에 대한 보호와 마침내 악으로부터의 완전한 구원을 청원할 때는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강림하신 진리이며 협조자인 성령 하느님께 의지하여 우리의 미래를 맡겨드리면서 그분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주님의 기도는 온 땅에 한 분이신 하느님의 영광과 통치와 섭리를 청원하며, 성삼 하느님의 각 위격에 우리 인간의 일용할 양식과 죄의 용서, 그리고 보호와 구원을 청원하면서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완벽한 기도이다. 이제 주님의 기도는 매일 하느님 성삼께 바치는 나의 기도가 되고, 이 기도 안에서 나 자신의 존재 이유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천주교 부산교구 사무처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6. 6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7. 7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10. 10“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5. 5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6. 6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9. 9[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10. 10‘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5. 5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6. 6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7. 7[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8. 8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9. 9“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10. 10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8. 8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