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 양식학과 김동수(48) 교수는 ‘미꾸라지 박사’로 불린다. 유전자 조작기법으로 세계 최초의 슈퍼 미꾸라지를 개발한 그는 인류의 새로운 식량자원을 만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국가지정연구실인 어류분자 유전육종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는 김 교수는 지난 96년 보통 미꾸라지보다 6배나 큰 헤비급 미꾸라지를 등장시켰고 지속적인 연구로 지난해 산업화 단계까지 끌어올렸다.
슈퍼 미꾸라지는 보통 미꾸라지보다 성장속도가 35배나 빨라 9개월이면 무게 400g, 길이 40㎝까지 이른다. 10년된 ‘어른’ 미꾸라지의 무게가 60g 정도임을 감안하면 크기가 쉽게 비교된다. 올 연말께 미연방 식품의약국(FDA) 승인절차를 거치면 슈퍼 미꾸라지는 바이오테크놀로지 산업에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김 교수는 “이 기술을 잉어 메기 등 모든 어류에 접목시킨다면 인류의 식량자원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 백점기(45·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조선·해양분야의 전문가다. 영국 왕립조선학회와 미국 조선학회의 논문상을 함께 받았을 만큼 그의 연구활동은 단연 돋보인다. 제 1저자로서 이 두가지 논문상을 함께 수상한 것은 아시아에서 처음이다.
백 교수의 중점 연구한 분야는 ‘선박충돌 및 좌초사고 때의 해양오염 방지대책’. 이를 토대로 그는 300여편의 논문, 4권의 저서를 냈고, 그간의 연구성과로 외국의 저명 인명록에 ‘미래를 이끄는 우수 과학자’로 수록됐다.
백 교수는 지난해 10월 일본 국제선박 및 해양구조물 전문가 총회에서 ‘선박의 충돌 및 좌초문제 전문가 위원장’으로 선정됐다.
고급 인력난, 인재난을 겪고 있는 부산에도 ‘인재’가 있다. 음지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이들의 성과는 지역의 열악한 연구현실을 딛고 이룬 결실이어서 더 값지다는 평가다.
‘바다가 보이는 연구실’을 찾아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온 학자도 있다. 이한석(44) 교수는 최근 연세대에서 한국해양대(해양공간건축학부)로 자리를 옮겨 자기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그는 “해양리조트 시설이나 해상호텔 등 해양건축 분야를 연구하는데는 부산만한 환경이 없다”면서 “부산의 독특한 여건을 십분 활용해 해양건축 분야를 발전시킨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서울에 있어야만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라며 “그러나 부산에 오고 싶어도 자녀의 교육문제가 걸려 못온다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경대 강남주 총장은 “부산에도 기초·응용과학 분야에 대단한 연구를 하고있는 학자들이 꽤 있다”면서 “이들의 능력과 성과를 활용하는 것은 지역사회가 하기에 달렸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에는 대학생이 약 27만명(전문대·대학원생 포함), 교수요원이 5천1백여명에 달해 지식기반은 비교적 튼튼하다는 것이 학계의 분석이다.
이들 인력을 꿰어 보석으로 만드는 것은 지역사회의 과제다.
/ 기획특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