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도시와 부산, 두 지역의 대학운영 및 연구현실은 어떻게 다를까.
한국인 최초로 디자인 분야의 세계 최고 명문인 미국 시카고 인근의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에서 지난해 9월부터 초빙교수로 활동하는 신라대 권상오(53·공예학과·사진) 교수로부터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권 교수는 대학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특성화가 필요하며, 대학총장은 철저한 경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에서 무엇을 가르치나.
▲가구디자인학과에서 옻칠 공예를 가르친다. 이곳에는 현재 미술과 보석, 유리가공 등 각 분야의 권위자들이 초빙돼 강의를 하고 있다.
-대학의 분위기는.
▲항구도시라는 점에서 부산과 닮은 점이 많다. 옻은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남아권에서만 볼 수 있는 식물로 현지 학생에겐 아주 낯선 분야다. 옻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이 많아 옻에 오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수업에 임하고 있다. 학생수는 15명 정도다. 과목당 40명 이상인 국내의 예술대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연구비 지원이나 최신 첨단 기자재 예산은 어떻게 충당하나.
▲교수들이 전임연구원들과 함께 기업의 프로젝트를 수행해 필요예산을 충당하기도 하지만 제일 큰 역할은 총장이 한다. 총장이 지역 내 기업체 등을 방문, 스폰서를 받거나 프로젝트를 수주한다. 말그대로 ‘경영인 총장’이다. 이렇게 따온 예산으로 연구소를 지원하고 연구소도 프로젝트 수행후 벌어들인 수익의 50%는 학교측에 환원, 다른 연구소를 지원하는 기금을 마련한다.
-국내 대학과 다른 점은.
▲예술분야는 이론과 실기가 병행돼야 한다. 각 연구소와 과마다 ‘테크닉 찬’이라는 기능직 기술자가 1명씩 있어 교수가 이론강의를 끝내면 맨투맨식 실기수업을 실시한다. 4년동안 이론과 실기학습을 병행해 졸업과 동시에 업무에 투입될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학생들의 경쟁력은 세계 어떤 대학보다 높다.
-디지인 대학 대신 스쿨이라 부르는 이유는.
▲한국은 4년제 종합대학안에 미술 음악 무용 등의 예술대가 속해 있다. 예술분야는 다른 분야보다 시설이나 공간 등에서 많은 예산이 필요하지만 여러 과들이 있다보니 학교측의 지원이 잘 안된다. 이 때문에 전문성과 우월성을 갖기도 힘들다. 하지만 이곳은 4년제이면서 미술분야의 ‘특성화 학교’로 운영돼 전문성과 경쟁력을 함께 갖추고 있다.
국내에도 이런 형태가 도입돼야 한다고 본다.
-능력있는 지역인재를 키울려면.
▲우리나라 대학들은 여러 과를 분산·지원해 전문인력을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 세계와 경쟁할려면 각 대학마다 특성화 전략을 세워 중점 지원해야 한다. 특히 사립대는 총장들이 경영자의 마인드를 갖고 적극적으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야 하고, 연구, 강의에도 지원을 늘려야 세계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 임은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