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재 확보가 지역발전의 최우선 전략이 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역인재는 특정 분야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 시스템으로 풀어야할 과제란 점에서 대안마련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방향과 전략을 수립한 뒤 서울의 국책 연구기관 하나라도 유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대 과학영재교육센터에서 수업하고 있는 미래의 주역들. 지역사회가 우수 학생들을 위한 교육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집중’이란 사회구조적 맹점을 타개하기 위해 근본적으로는 지방분권, 지방 교육자치를 앞당겨 실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가장 시급한 것은 방향과 전략이다. 지난연말 정부가 제시한 ‘국가인적자원개발 기본계획’의 허실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부산 인적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우선적으로 수립해야 한다는 것. 단순한 ‘첨단인력 수급대책’식의 용역이 아니라 부산은 물론 경제적 연관성을 갖는 BGU(부산·경남·울산) 지역의 인적자원까지 포괄하는 중장기적 ‘지역인재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는 말이다.
부산외국어대 박영구(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위한 첨단지향 산업도 중요하지만, 부산의 현실적인 인력 수요와 공급을 감안하면 인력의 유출방지 및 유치대책, 산학연계 인력양성, 인력교류, 인재 풀이 있어야 한다”면서 “부산시는 이를 포괄하는 ‘인재·인력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 등이 추진중인 ‘지역인재육성기금’ 조성은 지역민들의 의지만 모아지면 가능한 대안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이 기금을 잘 운용하면 지역의 우수 학생들에게 애향심을 고취할 수 있고 향후 지역인재가 지역으로 돌아올 수 있는 끈도 만들 수 있다”며 지역기업들이 이같은 교육투자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P대의 한 보직교수는 대의에는 공감하면서도 “돈이 쉽게 모이겠느냐. 대학은 대학대로 자체 육성기금 마련에 바빠 적극 나서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역인재할당제도 다시 화두로 등장했다. 국가 고시나 대기업 취업때 지방대생들을 일정 비율 의무적으로 뽑자는 이 제도는 ‘평등과 기회균등의 이념’에 위배된다는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 지역인재난을 뚫는 구체적 대안이란 점에서 관심을 끈다.
지방대 육성위원회 위원장인 대구대 윤덕홍 총장은 “수도권 인재집중을 해소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역인재 발탁 장려제도’가 꼭 필요하다”면서 “이를 10년 정도 한시적으로 운용하면 고질적인 지역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된 법안은 지난해 의원입법으로 국회 교육상임위에 계류돼 있으며, 부산시를 비롯, 대다수의 지자체, 지역의 상공단체가 찬성하고 있다.
지역인재 육성의 또한가지 방안으로 국가 중추기능 및 교육기관의 지방 이전도 중요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와관련,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산분원 설립 추진은 부산에서 결코 어정쩡한 태도를 취할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과학산업단지에 8만평 규모의 과학기술원 부산분원(6개 학과, 정원 750명) 설립을 과학기술부에 건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나 지방대 일각에서 반대하고 있다”며 연구인력의 분산과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선 유치 작업이 적극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부산대 공대 등은 지역의 기존 중추교육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지역사회의 관심사가 돼온 해양수산부 및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을 부산에 유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부산의 국제화를 위해 항만·물류, 금융, 컨벤션(국제회의) 분야의 전문가 양성도 시급하며 통역전문대학원 설립도 적극 검토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부산발전연구원 김학로 원장은 “지역인재 확보는 사회적 시스템의 문제인 만큼, 지방의 산학관연이 연계체제를 구축하고 각 지자체가 네트워크를 형성, 지방분권 운동을 함께 펴 나가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박창희기자
임은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