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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시아 시파단 해역에서 그린터틀(Green turtle) 한마리가 대형 산호앞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린터틀은 이 거북에서 짜낸 기름이 녹색인데서 유래됐다. |
◇ Turtle=거북목 바다거북과의 파충류
“니, 조오련이 하고 바다거북이 하고 수영시합 하모 누가 이기는지 아나?”
한국영화사에 흥행 신기원을 이룬 영화 ‘친구’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 중 하나이다. 전성기의 조오련씨와 바다거북이 진짜 수영시합을 벌이면 누가 이길까.
바다거북은 ‘느림보’라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허물어 버릴 정도로 뛰어난 수영능력을 가지고 있다. 장거리 수영에 능할 뿐만 아니라 순간적으로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순발력도 갖췄다. 짧은 거리에서는 시속 32㎞ 이상의 속도를 내는데 1천여m를 이동할 때 평균 유영속도는 20㎞에 이른다.
지난 1970년 제6회 방콕아시아게임 자유형 400m 결승에서 4분20초2로 금메달을 차지한 조오련의 기록을 시속으로 환산하면 5.53㎞. 바다거북과 조오련이 맞붙었을 때 승자는 누구인지 판가름났다.
바다거북은 단거리보다는 장거리와 잠수능력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전세계 8종의 바다거북 중에는 알을 낳기 위해 4천8백㎞를 이동하는 종류도 있고 수심 1천2백m에까지 도달하는 종류도 있다고 한다. 바다거북은 등딱지가 딱딱한 갑옷 형태인 경갑 바다거북과, 기름이 많이 함유된 가죽타입인 가죽 등딱지 거북의 2개 과(科)가 있다. 이중 가장 대중적인 바다거북은 경갑 바다거북 과의 그린터틀(Green turtle·이 거북에서 짜낸 기름이 녹색인데서 따온 이름)이다. 이 종의 몸길이는 1~1.2m이며 몸무게는 55~270㎏에 이른다.
한곳에 정착해서 사는 성향이 강한 그린터틀은 말레이시아나 필리핀 해역 등 열대 바다에서 지겹도록 볼 수 있다. 다이빙을 하면서 다른 생물을 관찰하거나 사진을 찍고 있으면 바다거북이 슬그머니 나타나 몸을 툭툭 치면서 수영시합을 하자고 시비를 걸어 오기도 한다.
우리나라 연안에도 이따금 바다거북이 출현 한다. 어민들은 바다거북을 발견하면 보은의 동물로 상서롭게 여겨 막걸리를 먹여 바다로 돌려 보낸다. 얼마전 모 종교단체에서 동해안에서 포획된 바다거북을 대규모 행사를 통해 방생한 적이 있는데, 예로부터 바다거북은 민간신앙 속에서도 숭배되어 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멕시코 해안가 사람들은 귀한 손님이 찾아오거나, 생일이나 부활절 등 특별한 날에 바다거북을 식사로 대접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력제 등으로 밀렵 되기도 해 이동하는 바다거북의 80% 이상이 중미지역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모든 바다거북은 멸종위기의 동물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다.
/ 글·사진 = 박수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