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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피천에서 연어알이 부화하고 있다(사진 왼쪽). 알에서 깨어난 새끼연어들은 난황의 무게 때문에 몸을 제
대로 지탱하지 못하고 강바닥으로 다시 가라앉는다(오른쪽). |
왕피천의 새해는 알을 깨고 나온 새끼연어와 함께 시작된다.
북태평양의 거친 바다를 여행하다 지난해 가을 고향하천으로 돌아온 어미들의 몸에서 태어난 2세들이다.
연어는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인공수정 후 양어장에서 부화시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경북내수면연구소는 자연상태에서의 부화과정을 관찰하기 위해 울진군 왕피천에 가두리를 만들어 수정된 연어알 100여 개를 관리한다.
지난 연말께 연구소에서 부화가 임박했다는 연락이 왔다. 설레는 마음으로 새벽녘 왕피천에 도착하니 지름 3㎜정도의 살구빛 수정란 속으로 새끼연어의 까만 눈이 보인다. 태평양을 품에 안고 살아갈 녀석들인지라 작은 알속이 무척 답답한 듯 머리를 톡톡 치며 빙글빙글 몸을 돌린다. 수정란중 하나에서 새끼연어가 ‘톡’ 하고 머리를 내민다. 그 다음 몸과 꼬리 부분이 바르르 떨리면서 알에서 벗어난다. 1초 정도의 짧은 시간이다.
알에서 나온 새끼연어는 이내 바닥으로 가라 앉는다.
배 밑에 달린 난황의 무게를 아직 지탱하기 힘겹기 때문이다. 난황은 움직임에 부담을 주지만 새끼연어가 스스로 먹이를 찾을 때까지 영양분 공급을 위해 꼭 필요한 먹이 보따리다.
자연상태에서 부화되는 새끼연어에게는 이때가 가장 위험한 시기이다.
난황의 무게로 뒤뚱거리며 다니다 큰물고기나 강 위를 빙빙 도는 갈매기 가마우지 등의 좋은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새끼연어는 이렇게 강에서 90일 정도를 보내며 강의 냄새를 몸에 익혀둔다. 그리고 북태평양 먼바다로 여행을 떠났다가 2~3년 후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와 2세를 남기고 강에 잠든다. / 글·사진=박수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