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치(뱀장어목 곰치과·사진)는 많은 수중사진가들이 가장 드라마틱한 촬영소재로 꼽는 열대 물고기이다.
뱀같이 생긴 곰치는 열대바다 산호초나 바위틈에 둥지를 틀고 살며 아가리를 벌린 채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다. 비늘이 없고 두꺼운 가죽으로 형성된 피부는 마치 철갑을 두른듯 강해 보인다. 포악한 성질에 강한 턱을 가지고 있어 곰치에게 한번 물린 물고기는 벗어나기가 어렵다.
이러한 특성으로 그리스 로마시대에는 굶주린 곰치가 든 큰 항아리에 죄인을 집어넣어 처벌했다고 하며, ‘DEEP’ 등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날카로운 이빨로 다이버를 괴롭히는 무서운 바다어류로 묘사되고 있다. 실제 바다속에서 곰치를 만나는 일이 썩 내키는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 다이버들의 도전 의욕을 자극한다.
곰치의 몸길이는 60~150㎝. 몸의 대부분은 바위틈에 숨긴 채 한 뼘 정도에 불과한 머리만을 밖으로 내밀고 있다. 이를 만만하게 보고 손을 내밀다가는 큰 화를 당한다. 순식간에 용수철 튕기듯 바위틈에서 몸이 튀어나오며 손을 물어 버릴 수 있다. 물고기도 마찬가지다. 곰치의 크기를 가늠하지 못하고 주위를 지나가다가는 ‘쭈욱 ~’ 뻗어 나오는 곰치의 공격을 피할 수 없다.
곰치와 문어는 앙숙이다. 바위틈 보금자리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뺏고 뺏기는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문어도 날카로운 이빨을 지녔지만 곰치를 상대하기에는 벅차다.
야행성 어류인 곰치는 밤이 이슥해지면 먹이 사냥을 나선다.
/ 글·사진 = 박수현기자